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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상'과 ‘남자다움’이란 무엇일까. 여권의 신장과 함께 최근 여성성을 가미한 남성인 ‘꽃미남’이나 ‘메트로섹슈얼’ 등이 등장하면서 ‘남성성’은 때로는 폭력성, 권위주의, 남성우월주의, ‘마초(macho)’ 등과 같이 부정적인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남성성’은 유약하고 부드러운 ‘여성성’의 이미지와 대비되어 용감함, 대담함, 강함 등을 나타낸다.

역사학자인 지은이는 18세기 이후 용기와 도덕, 정신적·육체적 강인함, 고결함 등을 특징으로 한 현대 남성성의 ‘스테레오 타입’이 형성되어온 과정을 근대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남성 이상형은 19세기와 20세기에 ‘국민’이나 ‘숭고함’ ‘전쟁’ 등의 관념 속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현대사의 거의 모든 부분에 등장해 영향을 끼쳤다.

현대 남성성의 스테레오 타입은 이상적인 육체의 아름다움에 기초해 확립되었다. 18세기 독일의 미술사가인 빙켈만은 그리스 조각을 ‘고귀한 단순함과 고요한 위대함’이라고 칭하며 그리스 조각에 나타난 남성성의 아름다움을 이상형으로 유포시켰다.

남성성의 스테레오 타입은 추상적 관념과 달리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영향력을 지녔으며 인간의 아름다움과 도덕성, 유토피아에 대한 열정을 상기시켜주는 살아 있는 상징이 되었다.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는 동안 ‘전사(戰士)’ 이미지는 남성성의 극치가 되었다. ‘파시스트 남성’은 1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탄생했다. 전쟁을 체험한 남자들은 진정한 남성으로 인식되었다. 독일 청년운동이나 이탈리아의 미래파 등은 육체와 신체 단련을 강조했다. 나치는 단련된 남성의 육체를 찬미했으며, 이것은 충성과 순종, 기강과 용기 등의 미덕을 상징했다. 또 이러한 형태의 남성 이미지는 히틀러의 나치 독일 시절 독일의 부흥과 힘을 상징했으며 전쟁 시에 효과적인 신념이 될 수 있었다.

남성성의 스테레오 타입은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배경과는 상관없이 존재했다. 사회주의자들은 이 같은 남성 이상형을 완화하고 좀더 온화한 남성성을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사회주의 정당이 결국 기존 남성성의 미학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노동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노동자들은 초라하고 어두운 존재라는 사회적 편견에 저항하기 위해서였다.

여성도 민족을 대표하는 공적인 상징이 되기도 했지만 국가적 상징으로서의 여성은 남성성이 대변하는 것과 같은 보편적인 규범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남성성이 미덕으로서의 보편적인 규범을 구현한 데 비해 여성성은 국가의 모성적인 성격과 국가의 전통·역사를 나타냈다.

20세기 후반 들어 남성 스테레오 타입은 약화됐다. 페미니즘의 확산과 대중문화의 발달로 규범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들은 양성성을 주장했으며 여성이 바지나 셔츠 같은 남성 의복을 입는 것이 폭넓게 수용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성 의복을 입는 남자는 여전히 혐오의 대상이다. 남성성은 예전보다 분명 약화하기는 했지만, 현대 대중문화의 거센 도전 속에서도 그 특징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김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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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책은 나의힘 l 2005/10/1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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