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쿨핫



 전형적인 용두사미 영화다. 전반부는 흥미롭고 스릴있게 시작하지만, 결국엔 비슷한 이야기, 뻔한 마무리로 끝맺고 마는 것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안 드는 건 미국식 애국주의다. 미국인들에 '백악관'과 '미합중국 대통령'은 그토록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지켜내야만 하는 성역인 것인지...

 하지만 이런 몇가지 거슬리는 점을 빼면 스피디한 액션과 추격전도 볼만하고, 모든 전자시스템이 총동원되는 국가의 감시 시스템은 정말이지 섬뜩하다. 영화는 극도로 과장되기는 했지만, 그게 현재 어느 정도는 현실인데다 미래엔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도 복잡하지 않아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액션오락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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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은 조커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모든 시민의 휴대전화를 한꺼번에 도청한다. 이 같은 놀랍고도 섬뜩한 광경은 영화 ‘이글 아이’에 비하면 애들 장난 수준이다. 9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이글 아이’는 첨단 기술이 모든 사람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 브러더 세계의 최대치를 보여준다.

영화 속 이글아이란 세상을 모조리 감시하는 시스템을 통칭한다. 컴퓨터로 조작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이글아이의 통제 아래에 놓인다. 이글아이는 휴대전화, 인터넷, CCTV 등 온갖 전자 시스템을 통해 한 개인의 신상정보와 성향 등 모든 정보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평범한 복사집 점원 제리(샤이라 라보프)와 어린 아들을 학교캠프에 보낸 싱글맘 레이첼(미셸 모나한)이 이글아이의 타깃이 된다.

이글아이는 휴대전화, CCTV, 전자 광고판,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이들에게 행동 명령을 내린다. 명령을 듣지 않으면 죽음이다. 테러범으로 몰려 FBI에 쫓기는 신세가 된 제리, 그리고 아들을 죽이겠다는 협박에 시달리는 레이첼은 어쩔 수 없이 이글아이의 포로가 된다. 그리고 그 뒤를 FBI가 쫓는다. 현란한 전자 감시 시스템, 그리고 속도감 있는 액션과 탈주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영화 속 전자기기의 인간 지배가 더욱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같은 일이 현재에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설 때 휴대전화나 PDA를 보고 두려워하길 바란다”는 제작자 스필버그의 의도는 그래서 어느 정도 성공적이다.

이처럼 현실감 있고 실감나는 설정은 돋보이지만, 영화는 결국엔 진부한 주제와 결론으로 치닫고 만다. 인간을 위협하는 기계라는 테마는 멀리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최근엔 ‘월·E’에도 있었다. 그리고 ‘미합중국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국가주의 이미지가 재생된다.

‘이글 아이’ 역시 최근의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포스트 9·11 시대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미국 정부는 ‘제2의 9·11’을 지나치게 두려워한 나머지 억지 공격을 감행하고, ‘테러’에 민감한 FBI는 “테러 용의자에게는 아무런 권리도 없다”고 주저없이 말한다. 미국 사회에 잠재된 테러 공포는 이처럼 할리우드 오락영화에서도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샤이아 라보프는 갈수록 남성다운 굵은선을 드러내고 있다. 1년 전 <트랜스포머>에 이어 <디스터비아>, <인디아나 존스>, 그리고 이번의 <이글 아이>까지... 어리버리 고교생에서 시작해 조금씩 어린티를 벗어내고 반항적인 느낌을 더하더니 <이글 아이>에선 이런 얼굴을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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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10/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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