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여성들은 즐겁다. 여자친구들끼리 보면 딱 좋은 로맨틱 영화가 줄줄이 개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외국산 로맨틱 영화는 핑크빛 ‘해피 바이러스’로 가득하다. 달콤하고 경쾌한데다 유머와 풍자도 가미됐다. 남녀가 엇갈리다가 결국엔 제 짝을 찾아 해피엔딩을 맞는다. 반면, 한국의 로맨틱 영화는 전형적 로맨스 대신 톡톡 튀는 소재, 현실적 이야기 등 다양한 색깔의 로맨스를 선보인다. 두 남녀의 전형적 해피엔딩으로 끝맺지 않고 관객에게 여운을 남기는 것도 이들 한국 로맨틱 영화의 특징이다.
# 달콤·경쾌 해외 로맨틱코미디
2일 개봉한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는 1930년대 영국 런던의 초호화 사교계를 배경으로 한다. 고급 펜트하우스, 클럽의 파티, 패션 등 눈요기도 즐겁다. 빈털터리인 미스 페티그루는 우연히 바람둥이 클럽 가수 라포스의 복잡한 남자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그녀의 매니저로 런던 사교계에 입문한다. 귀여운 바람둥이 라포스를 연기한 에이미 아담스와 관록의 배우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연기가 상반되면서도 안정적인 조화를 이룬다. 인생의 고달픔을 아는 페티그루의 눈빛 덕분에 영화는 그저그런 로맨틱코미디에 머물지 않고 따스함을 품게 됐다.
9일 개봉한 ‘남주기 아까운 그녀’는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펼치는 남자 버전의 ‘내 남자친구 결혼식’이다. 뒤늦게 사랑을 깨닫고 10년지기 여자친구에게 고백을 하려는 순간, 그녀의 결혼 발표를 들은 남자가 사랑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을 그렸다.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통해 여성들의 ‘꿈의 남자’가 된 패트릭 뎀시가 출연한다.
9일 개봉한 ‘내 친구의 사생활’은 오로지 여자들만 나오는 여자들의, 여자들을 위한 영화다. 뉴욕에 사는 중년의 여자친구 네 명이 주인공이다. 바람난 남편 때문에 위기를 겪는 여자(멕 라이언)와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친구(아네트 베닝)의 우정과 배신 등을 기본 토대로 결혼, 불륜, 여자들의 우정, 여성의 독립 등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16일 개봉한 ‘하우 투 루즈 프렌즈’는 뉴욕 초일류 연예잡지와 화려한 스타들의 세계를 그린 소위 칙릿 영화지만 독특하게 남자가 주인공이다. 게다가 주인공인 시드니 영(사이몬 페그)은 키 작고 볼품 없는 외모에 예쁜 여자들만 밝히는 괴짜다. 영국에서 스타들을 마음껏 조롱하던 그는 뉴욕 유명 잡지사로 스카우트된다. 하지만 처음 포부와 달리 그는 대스타를 보유한 거물 홍보가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써야만 한다. 그는 또 섹시한 여배우 소피(메간 폭스)와 자고 싶기도 하고, 동료 여기자 앨리스(커스틴 던스트)에게 끌리기도 한다. 영화는 재기발랄함을 잃고 점점 속물이 되가는 시드니를 통해 할리우드 연예 시스템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하고 있지만 그 칼날이 예리하지는 않다.
전지현 주연의 ‘엽기적인 그녀’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마이 쎄씨걸’은 30일 개봉한다. 신비로운 매력의 조단과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순진남 찰리는 뉴욕을 배경으로 황당하고 엽기적인 데이트를 펼친다.
# 재회·짝사랑·결혼…다양한 느낌의 한국 로맨틱 영화
2일 개봉한 전도연· 하정우 주연의 ‘멋진 하루’는 1년 만에 만난 헤어진 남녀가 하룻동안 겪는 여정을 잔잔히 그렸다. 빌린 돈을 갚으라며 찾아온 옛 여자 희수와 돈을 갚으려는 병운은 350만원을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사람들을 찾아 다닌다. 초겨울 서울의 따뜻한 풍경과 두 사람이 마음의 벽을 허물어가는 교감의 과정이 느릿느릿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16일 개봉한 문소리 김태우 이선균 주연의 ‘사과’는 연애에서 결혼, 그리고 그 이후까지 남녀의 속마음을 리얼하게 담았다. 7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진 여자는 이후 자신을 따라다니는 또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한다. 결혼 후 남편과 오해가 커지는 사이 어느날 헤어진 첫사랑이 불쑥 나타나면서 세 사람은 또 다른 갈등을 겪는다.
16일 개봉한 공효진 주연의 ‘미쓰 홍당무’와 23일 개봉하는 손예진· 김주혁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톡톡 튀는 독특한 내용의 로맨틱코미디물이다. 모두에게 인기 없는 ‘비호감 캐릭터’의 한 여자가 짝사랑하는 남자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코믹하게 펼쳐진다. 사랑이 이뤄지는 해피엔딩은 없지만 재기발랄한 대사와 스토리가 돋보인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동명의 베스트 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한 여자가 두 남자와 결혼한다는 도발적인 로맨스를 발랄하고 경쾌하게 그렸다.
23일 개봉하는 이동욱 유진 주연의 '그 남자의 책 198쪽'은 가을에 어울리는 감성적 멜로다. 자신을 떠난 옛 애인을 그리워하는 남자와 실연의 상처를 안은 도서관 사서 여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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