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사실, 이수현을 추모하는 영화의 성격이 강한 탓에 영화적 재미는 떨어지는 편이다.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역시 너무 늘어지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상큼한 '훈남'이나 '엄친아'에 가까운 이태성의 모습이 반갑고, 고인의 희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숙연해진다. 주연배우 이태성의 말처럼 영화적 비평보다는 위대한 한 청년의 삶을 돌아보고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감상하면 될 듯 싶다.


2001년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수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주저 없이 선로로 뛰어내렸던 그에겐 죽음을 피할 수 있었던 7초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두 손을 들어 달려오는 전차를 향해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고인의 희생은 일본 열도를 감동시켰고,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을 개선하고 양국 간 교류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수현의 실화를 다룬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가 30일 국내 개봉했다.

일본에서 만들어져 일본에서 지난해 먼저 개봉한 이 영화는 당시 시사회에 일왕 부부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또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4주 연속 톱10에 들기도 했다.

영화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 영화의 성격이 짙다. 고인에 대한 영화적 재해석보다는 올바른 가치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졌던 이수현의 발자취를 차분히 좇는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운동을 즐기며, 또 이웃나라 일본의 문화를 좀 더 알고 싶었던 26세의 평범한 한국 청년이었다. 그는 또 가족을 중요시하며, 일본에서의 한국인 차별에 속상해 하면서도 이해하려고 하는 인물이었다. 평범한 26세 청년답게 꿈과 미래에 대한 고민과 일본 여자친구와의 가슴 설레는 교감 등도 나온다.

영화는 평범하고 꿈 많던 청년 이수현이 어떻게 그런 의로운 행동을 하게 됐는지를 풀어놓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하나도 준지 감독은 가족 간 우애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와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거치는 군대를 그 요인 중 하나로 보는 듯하다. 주저 없이 적극적으로 남을 돕는 이수현과 타인에 무관심한 일본인이 비교되기도 한다.

‘사랑니’, ‘폭력서클’ 등에 출연했던 이태성이 이수현 역을 맡았으며 일본 록밴드 가수 출신인 오나가 마키가 이수연의 일본인 여자친구 유리 역을 연기하고 주제가도 불렀다. 이수현의 부모 역에는 정동환과 이경진이 호흡을 맞췄으며 여러 일본영화에서 단골 조연으로 낯익은 다케나카 나오토도 출연한다.

이태성은 “영화적인 분석보다는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봐달라”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게 이 영화의 작은 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관객이 영화 속 내 모습을 이수현씨 모습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러웠다”며 “유족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故 이수현 부모 "꿈에서도 못 보는 아들 모습 반갑다... 해피엔딩이 아니라 안타까워"


“꿈에서도 못 보는 아들 모습이 반갑다. 이젠 아픔을 잊고 아들을 기억하겠다.”

지난 27일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점에서 열린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의 기자 시사회에 참석한 고 이수현씨의 아버지 이성대씨와 어머니 신윤찬씨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아들의 실제 사진이 스크린에 등장하자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 이씨는 “아들을 꿈에서라도 보고 싶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마침 아들을 보고 싶었는데 영화를 통해 수현이와 마음속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씨는 “아들 모습이 반가웠지만 영화 결말이 좋지 않아서 안타까웠다”며 말을 흐렸다.

어머니 신씨는 “일본 측에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담아달라’는 가족들의 바람이 잘 드러나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아들은 어른스럽고 가슴이 따뜻한 아이였다. 처음 사고가 났을 때 아들을 다른 사람들처럼 이기적으로 키우지 않은 게 후회가 됐다”며 “아들이 큰 업적을 남기고 간 것은 아니지만 아들로 인해 한일관계가 변했다고 생각한다. 수현이는 꿈을 다 펼치지 못하고 갔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의 교류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그 꿈을 죽음을 통해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도 “아들을 이렇게 기억해 주니까 부모로서 위로가 된다. 이제는 아픔을 잊고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며 영원히 간직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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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11/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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