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관람객 수 감소, 관장 해임 등으로 내홍을 겪었던 국립현대미술관이 최장수 기획 전시인 ‘젊은 모색’전으로 부흥을 모색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5일부터 내년 3월8일까지 ‘젊은 모색’전을 연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은 1981년 처음 개최돼 격년제로 열리는 젊은 작가들의 그룹전으로 올해 15회를 맞았다. 그동안 김호석 노상균 이형배 정현 구본창 서도호 이불 이형구 최정화 등 한국 미술계 대표 작가를 포함해 모두 328명이 거쳐갔다.
전시의 부제는 ‘I AM AN ARTIST’(나는 아티스트다)다. 이추영 학예연구사는 “2000년대 한국 현대미술은 미술 시장이 팽창하면서 예술이 시장의 입맛에 길들여졌다”며 “시장에 함몰돼 있는 예술의 다양성을 회복하고 근원에 대한 사유, 작가의 역할과 자존심을 선언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는 아티스트다’라는 제목은 작가들이 고가 장식품으로 전락한 미술 시장에 도전하며 ‘나는 작가다’라고 당당히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작가는 이재훈(30) 강석호(37) 고등어(24) 이혜인(27) 위영일(38) 안두진(33) 임승천(35) 권경환(31) 김시원(30) 김윤호(37) 나현(38) 이완(29) 최원준(29) 오석근(39) 릴릴(38) 이은실(25) 이진준(34) 등 17명이다. 장르는 회화·설치·조각·사진·영상·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하며 작품은 모두 250여점이다. 작가들은 때로는 진지한 성찰로, 때로는 위트와 유머로 다양한 상상력을 풀어냈다.
오석근은 철수와 영희라는 옛 초등학교 교과서의 전형화된 캐릭터를 소재로 삼았다. 오씨는 “철수와 영희는 계몽적 이미지이지만 내 기억 속 그들은 기묘한 이미지가 있었다”며 “훈육 시스템 속 성장기의 불안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혜인은 “오랫동안 살던 동네가 재개발되며 무너지는 것을 보고 인간관계 등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며 파괴하는 문명의 야만성 등을 표현했다.
▼오석근 '철수와 영희'
최원준은 거대한 도시 속 고립된 공간에 주목했다. 그는 미아리 텍사스와 콜라텍의 변화와 몰락을 카메라에 담았다. 나현은 서울 청계천과 런던 파링돈역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시절 영국 옥스퍼드와 독일 드레스덴 두 도시에 얽힌 역사 속 비극을 추적한다.
▼최원준 '성동 콜라텍'
독일에서 찍은 1000컷의 관광버스 사진, 그리고 17대의 PDP를 이용해 카메라 플래시 작업을 선보인 김윤호는 “유명한 관광지보다 그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형태가 더 흥미로웠다”며 “여행하면서도 왠지 삶의 처연함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위영일은 배트맨·스파이더맨·슈퍼맨의 모습을 모두 합한 ‘짬뽕맨’이라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또 ‘그들만의 리그’ 연작을 통해 자신들만의 배타적인 영역을 만들고 유지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비꼰다. 유명 예술가들의 ‘뻔한’ 작품 스타일, 스스로 ‘월드 시리즈’라 지칭하는 미국 야구, 국민 브랜드가 된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등을 패러디했다.
▼위영일 '고뇌하는 짬뽕맨' (온갖 맨들의 짬뽕이다.)
▼위영일 '슈퍼브랜드' (슈퍼히어로의 로고를 이용 국민브랜드가 된 루이비통의 모노그램을 패러디했다.)
릴릴은 ‘사라져가는 풍경’ 연작에서 각국의 각축장이 된 남극과 중앙아시아 사막의 풍경을 3D로 신비롭게 보여준다. 김시원은 예술가의 작업 뒷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5만원짜리 그림을 제작하는 과정, 전시 준비 중 작가의 스트레스를 입체적으로 선보인다. (02)2188-6114
▼고등어 '구토하는 올랭피아'
▼이재훈 '이것이 현실입니까'
▼임승천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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