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이 곧 4집을 발표한단다.
패닉은 1집부터3집 다 좋지만, 난 2집이 제일 좋았다. 너무 독특하고 기괴하고 중독성 있고 또 너무 좋았다. 패닉을 무척 좋아했던 내 동생이 샀던 테이프를 통해 나도 패닉의 음악을 좋아하게 됐다. 오늘 오랜만에 패닉의 노래를 들었다.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 '불면증', 'UFO' 등.
▼패닉의 2집 '밑' 테이프 속지. CD와 테이프가 공존하던 시기. 앨범의 그로테스크, 독장적인 면을 잘 드러내주는 일러스트가 돋보인다.


패닉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포털 뉴스란을 통해 봤을 때 너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역시 댓글을 보니, 나처럼 기대하고 흥분하는 사람이 많았다.
"오랜만에 사고 싶은 앨범이 생겼다" "꼭 사서 듣겠다" 등 뜨거운 반응이었다. 나도 같은 마음이었다. 패닉이 앨범 세개를 통해 보여준 음악은 충분히 이런 기대를 갖게 한다.
음악에서 매니아적 기질이 없는 나는 그저 그때 그때 유행하는 음악을 들어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음악을 잘 안 듣게 됐다. 듣더라도 그냥 옛날에 사두었던 CD를 듣는 정도... 또는 요즘 유행하는 노래라 하더라도 한 곡 정도 무료로 다운받아 듣는 정도였다. 내 돈을 주고 음반을 사본 기억이 정말 가물가물하다.
처음엔 내가 '나이를 먹어서'라고 생각했다. 음악을 스스로 찾아서 듣기보다는 들리는 대로, 그때 유행하는 대로 듣는 나는, 10대때와 달리 대중음악에 관심이 없어져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패닉의 오랜만의 앨범 발표에 이러한 뜨거운 반응을 보면서, 정말로 요즘 대중음악은 들을만한게 별로 없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등학교를 서태지와 함께 했던 나는, 동방신기를 그 자리에 채우고 있는 요즘 10대보다는 훨씬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는 했다. 그런데 그 시대 가장 인기있는 우상을 빼고서라도 그때는 좋아할만한, 또 들을만한 가수들이 참 많았다.
서태지도 있었고, 듀스도 있었고, 패닉도 있었고, 솔리드도 있었고, 전람회도 있었고, 토이도 있었다.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나 성공적이었던 가수들이 이렇게 많았던 1990년대. 그로부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요즘은 더 이상 이렇게 음악을 듣고 싶게 하는 가수들이 보이지 않는걸까?
얼마전에 있었던 Mnet의 가요 시상식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뜬금없이 SES가 상을 받고, 동방신기가 제일 큰 상을 받았다고 한다. 아직도 멤버 이름이랑 얼굴을 제대로 모르고, 더구나 노래는 단 한 곡도 모르는 그룹인데, 단순히 내가 10대가 아니서라는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는 듯하다.
이젠 시상식이나 가요순위 프로그램이 권위를 잃어버린지 오래됐다. 예전엔 이번주는 누가 1위를 할까, 올해는 누가 대상을 탈까 조마조마 기대하며 봤었는데 요즘은 궁금하지도, 또 그 결과를 인정하지도 않게 됐다.
가요계의 불황 중 하나가 무료 음악 다운로드 때문이라는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괜찮은 가수' '괜찮은 음반'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패닉에 대한 열렬한 반응에서 보듯, 지금 서태지가 있다면, 또 듀스가 있다면 그래도 음악 시장이 불황이었을까?
좋은 음악은 팔린다는 것, 성공한다는 것. 이번에 패닉이 보여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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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6학년때 진추하의 원서머나이트란 외국노래에 처음 접한뒤
2005/12/03 03:19비지스에 푹 빠졌던 고등학교땐 용돈을 몇달치씩 아껴서 미국수입 원판 LP를 사서 듣기도 했지요. 아마 현금가치로 따져 요즘돈 12만원은 될듯.
87~88년 군시절 철책 지하벙커 근무땐 여동생이 보내준 유재하 테이프 늘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들어 휴가 때 다시 사오고.
92년인가 ? 서태지 1집에 감동먹어 속초에서 고성까지 해안도로 달리면서 수없이 들었던 생각..
요즘엔 그냥 V.A.가 좋아여. ^^
앗...팀장께서 서태지를 좋아하셨다니...^^
2005/12/04 08:37잔인한 이야기지만 괜찮은 아티스트는 그냥 사라진 게 아니고 앨범을 팔지 못했기 때문에 사라졌습니다. 새 앨범을 낼 때마다 판매량이 줄어들면 어느 시점에선 누구라도 작업을 그만두게 됩니다. 무시당하는 '빠순이'들은 앨범을 변함없이 꾸준히 구입하며 '오빠 가수'들을 지탱해주었습니다.
2005/12/04 03:10게시판에서 크게 화제가 된 앨범의 월판매량이 일만 장도 넘기지 못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요즈음입니다. 실제로 누적 일만장을 넘기면 연간 판매량 Top100에 들 정도지요. 패닉의 새 앨범도 많이 팔리기는 하겠지만 그러나 온라인의 뜨거운 반응에 비한다면 정말 적게 팔릴 겁니다.
네. 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패닉도 그리 많이 팔리지는 않겠죠..
2005/12/04 08:35울 나라에도 어서 ITMS가 적당한 가격으로 들어오길 바래봅니다. 사실 다른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용하는 컨텐츠에 대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드뭅니다. 제대로 된 상식이 자리잡기를..
2005/12/04 06:57memories of geisha article의 제목이 눈에 들어와 스을쩍 all blog를 타고 왓다가 좋은 정보를 얻네요 ^^
2005/12/04 11:46기다려 집니다- 패닉의 노래!!
아쉽네요, 음악성 있는 노래가 항상 상업적인 노래가 아니기에...
음악은 공짜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이 있기에.
1만장을 팔면 top 100라 슬픈 현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