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여섯 개의 시선’에 이어 우리 시대 차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국가위원회의 두 번째 프로젝트 ‘다섯 개의 시선’이 관객을 만난다.
류승완, 장진, 정지우, 박경희, 김동원 등 이 시대 특색있는 다섯 명의 감독이 참여했다. 장애, 가부장적 사회, 탈북자, 비정규직, 중국 동포 등을 소재로 각 감독의 색채와 개성이 각 단편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또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다양한 형식과 다양한 스타일로 이 시대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 (박경희 감독)

은혜는 학교에서 놀림을 받아도 기죽지 않으며, TV 프로그램 보기를 즐기며 플롯을 배우는 소녀다. 다른 사람들에게 당당하지만,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며 남몰래 아픔도 느끼는 은혜의 일상을 차감 없이 보여준다. “어떤 애가 있는데요, 나쁜 애 아니거든요? 언니가 이해하셔야 돼요”라는 은혜의 말은 은혜를 더욱 당당하게 해주는 동시에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
남자니까 아시잖아요 (류승완 감독)

남자이며 대졸자인데다 이성애자인 그는 사회에서 가장 주류이며 ‘스탠다드’한 사람이지만 영화는 역으로 그런 그가 가장 ‘꼴통’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남자니까 아시잖아요”라고 말하는 그는 남성중심적 가부장 사회 속 마초맨의 모습으로, 이런 그를 마냥 비웃을 수밖에 없는 것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베낭을 멘 소년 (정지우 감독)

‘남한 아이들보다 유일하게 잘하는게 오토바이 타기’라서 빠른 속도로 오토바이를 타는 소년, 그리고 북한 사람임을 나타내고 싶지 않아서 아예 말을 하지 않는 소녀의 모습을 통해 탈북 청소년들의 쓸쓸함과 그리움을 섬세하게 담았다.
고마운 사람 (장진 감독)

고문 수사관 김주중은 며칠째 집에도 못 들어가고 주말도 없이 취조만 해야 하는 열악한 노동 현실(?)에 처해 있는 비정규직이다. 대학생 경신의 울부짖음처럼 원래는 ‘독재 정권의 하수인’이지만 이 영화에서 그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사회적 약자로 자리바꿈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인간미 폴폴 풍기는 그는 경신에게 고문 대처 노하우까지 알려주며 독특한 우정을 쌓는다.
종로, 겨울 (김동원 감독)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거장 김동원 감독은 고 김원섭 씨의 가족과 동료들, 주변인의 인터뷰를 통해 이 현대판 비극을 간결하게 전한다. "김씨가 죽어가고 있을 때 나는 영화 시사회가 끝나고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는 김동원 감독은 우리 사회가 그의 죽음의 방관자라는 점을 지적한다. 이와 함께 영화는 중국동포를 다른 눈으로 보는 우리들을 반성하게 하고 또 숙연하게 한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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