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he eyed this former self with scornful, pitying, but half-envious curiosity. That self was gone! Another man had returned out of the forest; a wiser one; with a knowledge of hidden mysteries which the simplicity of the former never could have reached. A bitter kind of knowledege that!"

(그는 예전의 자신을 경멸하고 불쌍하게 여겼지만 반쯤은 부러웠다. 그 예전의 자신은 이제 사라졌다. 더 현명해진 또다른 자신으로 바뀌었다. 단순했던 예전의 자신이라면 절대 몰랐을, 감추어진 미스터리를 알게 된 새로운 자신이었다. 그것은 쓰라린 앎이었다.)

대충 해석하면 이런 내용이다. 호손의 <주홍글씨 The scarlet letter>에 나오는 구절이다. 대학 때 낑낑대며 읽었던 원서로 자세한 에피소드는 기억나지 않지만 저 구절만큼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진실과 진실로의 깨달음은 때로는 잔인하고 무섭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는 더 현명해지고 성숙해진다.
<주홍글씨>에서 죄를 감추고 사는 딤즈데일 목사는 죄를 고백할 용기를 얻게 되자(일종의 깨달음이다) 예전의 자신을 불쌍하게, 그러나 조금은 부럽다고 여긴다. 모르면 행복할 수 있지만 우리는 냉혹한 진실을 알아야 한다. 보통 진실은 고통스럽고 쓰디 쓰다. 하지만 그 쓴 진실을 알고 나면, 몰랐을 때 내가 얼마나 무지하고 우매했던가 알게 된다.

황우석 교수 관련 사태가 거의 두 달간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나는 MBC 'PD수첩'의 용기와 노력을 남몰래(?) 지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런 결과를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정말로 그를 존경하고 좋아했던 많은 국민들처럼 황우석 교수의 말이 사실이고 MBC가 틀렸기를 바랐다.

어쨌든, 황우석이라는 신화와 성역은 이제 모든 국민 앞에서 깨졌다. 환상은 부서졌다.
사건 초기부터 진보적 언론단체는 "진실은 국익에 앞선다"고 주장했다. 그때는 허깨비처럼 들렸던 이 말이 이젠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렸던 장막을 걷어내 통하고 있다.

내 어린 시절 "산타는 없다"라는 진실은 정말 가슴 아프고 잔인한 것이었지만, 그것은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순진무구와 무지의 세계에서 벗어나 앎의 세계, 어른의 세계로 진입하게 되는 관문이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산타가 있다"라고 믿는 행복한 어린이이고 싶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산타가 없다"라는 냉혹한 진실에 직면했고 어른이 됐다.
생각해 보라. 황우석의 진실이 밝혀진 게 지금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제 사실을 알게 된 지금, 우리가 계속 논문 조작이나 줄기세포 존재 여부에 대해 몰랐다고 한다면 그 또한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성장통. 성장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이다. 우리 사회가 이번 아픔을 딛고 전보다 성숙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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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세상 속으로 l 2005/12/30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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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윤군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들은 포기도 빠르지요. 산타를 믿는 어른들은 대책이 없답니다. 요즘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2006/01/01 00:53
  2. 블랙산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he truth is out there

    2007/01/17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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