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2차 대전 전후의 일본을 배경으로 가난 때문에 어촌 마을에서 교토로 팔려온 어린 치요가 최고의 게이샤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게이샤들의 집에서 하녀로 살던 치요는 우연히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회장님’을 사모하게 되면서 그의 곁에 있을 수 있는 게이샤를 꿈꾼다. 아름답게 자란 치요는 최고의 게이샤 마메하(양자경)의 수제자가 되면서 사유리(장쯔이)로 이름을 바꾸고, 눈빛 하나로 남자를 유혹하는 법, 걸음걸이, 인사법, 춤, 음악 등을 배운다. 치요를 어릴 때부터 괴롭혔던 게이샤 하츠모모(공리)는 자신의 위치를 위협받자 사유리를 더욱 모함한다. 사유리는 게이샤의 세계에 입문하면서 오랫동안 사모하던 ‘회장님’을 만나지만, 게이샤는 선택을 받을 뿐 스스로 사랑을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별다른 하이라이트 없이 사유리의 삶을 따라간다.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게이샤의 법도 등을 보여주느라 그랬는지 같은 시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롭 마샬 감독의 전작 ‘시카고’와 같은 강렬함과 활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본 문화 특유의 은근하고 섬세한 면이 잘 살아나 있지도 않다.
게이샤로서 사유리라는 한 여인의 질곡 많은 삶이나,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게이샤로서의 인간적 갈등도 표현되지 않았다. 또 ‘게이샤’가 보통 매춘부와는 다른 춤과 음악을 아는 예술인이라고는 하지만, 영화 속 게이샤는 아름답게 치장하고 권위 있는 남성들을 접대하고 처녀성의 몸값이 매겨지는 존재일 뿐이다. 영화는 남성들의 에로틱한 환상이자 욕망의 대상인 게이샤의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왔을 뿐, 게이샤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다.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사는 사유리보다 오히려 영화 속 악역인 하츠모모의 삶이 더 드라마틱하고 인간적인 느낌이다. 사유리는 게이샤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회장님’을 사랑했지만, 하츠모모는 권력과 재력이 없는 평범한 남자를 사랑했다. 돈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남자와의 연애는 게이샤에게 용납되지 않기에 하츠모모는 더욱 위태롭다.
캘리포니아에 건설했다는 대규모의 일본식 세트는 벚꽃나무와 동양의 건축이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지만 영화 속 게이샤처럼 생생하기보다는 인위적으로 느껴진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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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에서 일본과 좋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
2006/01/16 21:17중국배우들이 연기했다는데에 중국민들이 분개했었다고 지희님이 쓴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시카고를 넘 잼있게 봤고 롭 마샬 감독의 차기작이라 앞뒤 안 재고 볼려고 했었는데... Memoirs of a Geisha 보기는 볼 겁니다. 큰 기대는 하지 말고 봐야겠죠?
네..저도 <시카고>를 너무 너무 좋아해서 롭 마샬 작품 기대 많이 했는데 정말 지루했습니다.. <시카고>나 오랜만에 다시 보고싶네요
2006/01/16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