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씨는 지난 1985년 입사 당시 동일 학력의 남성들이 5직급에 채용된데 반해, 여성이라는 이유로 6직급에 채용됐다. 이뿐만 아니라 회사는 다음 해 여성만 존재하던 6직급을 행정직으로의 이동이 불가능한 상용직제로 만들어 6직급의 승진 기회를 차단했다. 1996년 협회는 여성들의 상용직 직제를 폐지하면서 상용직을 다시 종전 행정직 6직급으로 환원했지만 호봉체계를 증가시켜 또다시 승진을 지체시켰다.
결국 정씨는 같은 해 입사한 남성들이 채용 당시 배치되는 5직급으로 승진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다. 하지만 5직급이 된지 1년여 만에 40세 직급정년퇴직(40세인 5직급은 퇴직하게 되는 제도)을 맞게 되었다.
정씨는 한국여성민우회와 함께 이의 부당성과 성차별에 대해 제기했지만 지난 2002년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행정법원에서 계속 패소하다가 지난 12일 고등법원에서 승소했다.
민우회는 이번 고등법원의 판결은 “실질적으로 여성의 승진을 제한하고, 직급이 낮을 수밖에 없는 여성이 조기 퇴직하도록 해 여성에 대한 결과적 차별, 즉 간접차별과 승진차별을 인정한 최초의 사건”이라고 평했다.
25일 민우회에서 열린 정씨의 기자간담회에서 정씨는 “행정직 6급과 5급 사이에는 실제 담당 업무, 채용기준에 있어서 자격 요건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6직급, 남성은 5직급으로 채용하는 것은 성차별”이라고 말했다. 또 “대외기관 업무는 남성만이 맡고, 나머지 문서작업과 회계업무 등 여성들이 맡는 업무를 남성들이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조 업무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5직급 40세에 정년퇴직한 정씨와 같은 해 입사했던 남성들은 현재 2직급에 있으며 정씨는 “남성의 경우 3직급 이하에서 정년퇴직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회사가 항소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복직한다면 다른 남성 직원들처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내가 원할 때 퇴직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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