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미국 애니메이션 ‘빨간모자의 진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를 재창조하고 나아가 추리극이라는 형식을 도입했다.

영화는 동화 ‘빨간모자’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빨간모자가 할머니로 변장한 늑대를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같은 원래 동화 모티브에 요리책 도난 사건과 빨간모자 할머니 집의 가택 침입 사건을 추가해 네 명의 인물, 빨간모자와 할머니, 늑대, 그리고 도끼맨을 주요 용의선상에 올린다. 그리고 요리책을 훔친 범인을 밝혀내기 위한 폴짝이 탐정의 수사가 시작된다. 사람이 넷이면 사연도 넷. 각자의 입장에서 네 가지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각 에피소드들은 서로 얽히고 겹치면서 웃음과 재미를 준다.

동화 뒤집기 시도는 각 캐릭터에서도 나타난다. 큰 눈망울에 귀여운 빨간모자이지만, 한편으로는 내리깐 눈과 시니컬한 표정이 돋보이는 빨간모자는 천진난만과는 거리가 멀다. 또 모든 동화를 통틀어 악역 전문인 늑대는 알고 보면 외모와 안 어울리는 사건 기자이고, 덩치 큰 도끼맨은 사실은 소심쟁이이다. 집에서 뜨개질만 할 것 같은 다정한 할머니는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다.

최근 해외 애니메이션 더빙에서 국내 유명 배우가 참가하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이번 ‘빨간모자의 진실’은 각 캐릭터에 맞는 국내 배우를 기용하고 대사 등도 우리 관객의 입맛에 맞게 바꾼 로컬라이징이 돋보인다.

‘슈렉’이 선사한 신선한 충격, ‘니모를 찾아서’의 아기자기한 재미와 감동에는 못 미치지만, 국내 맞춤 더빙판이 이 영화를 볼만한 영화로 만들었다. 커다란 눈과 새침한 표정의 빨간모자는 강혜정이 맡았는데, 화면 속 빨간모자는 강혜정을 실제 모델로 삼았나 싶을 정도로 그와 닮았다. 또 엽기할머니 역의 김수미, 사건을 풀어나가는 폴짝이 탐정 역의 임하룡, 촐랑거리고 말도 많은 다람찍사 역의 노홍철 역시 TV 속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진다.

특히, “그만 끊어. 나 지금 프란체스카 봐야혀 시방”이라고 말하는 빨간 모자의 할머니 김수미의 전라도 사투리 연기는 해외 애니메이션의 성공적인 로컬화를 대변한다. 배급사인 쇼박스 측은 “두 달간 투니버스 팀과 더빙 작업을 하며 자신감을 얻었다”며 “극장에는 국내 더빙판으로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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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6/03/2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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