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2005년 영화 '오만과 편견'의 배급사 UIP가 꼽은 영화 속 명장면& 명대사 5개입니다. 밑에 제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1. "깊은 사랑 없인 나도 결혼 안 해" (리지)

-제인: 빙리씨는 완벽한 분 같애.
-리지: 유머 있고… 돈도 많고…(웃음)
-제인: 돈이 결혼의 전부는 아냐.
-리지: 깊은 사랑 없인 나도 결혼 안 해.

파티에서 처음 만난 빙리와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린 제인과 리지의 대화. 리지는 조건 좋은 남자보다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로맨틱한 결심을 되새깁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신데렐라'가 되기를 거부했던 리지는 '조건' 좋은 남자 다아시와 결혼하게 됩니다. 이는 많은 여성 독자들을 끌게 하는 요소이면서 동시에 비판받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한편, 제인 오스틴은 정말 오묘하게도 리지가 다아시의 거대한 팸벌리 저택을 방문한 다음 그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처럼 묘사합니다. 리지가 다아시를 사랑하게 된 게 전적으로 순수한 마음은 아닐 것이라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제인 오스틴은 리지가 다아시를 사랑하게 된 이유가 다아시의 재산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2. "한번 싫은 건 끝이요" (다아시)

-리지: 당신의 당당함은 결함일까요, 미덕일까요?
-다아시: 모르겠소.
-리지: 결함이 없는 분 아닌가요?
-다아시: 남의 결함과 무례를 잘 못 참긴 하죠. 한번 싫은 건 끝이요.

오만함이 넘치는 다아시에게 직접적으로 그의 오만함을 걸고 넘어지는 리지. 다아시 자신이 과연 결함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사람인지 은근히 비꼬는 리지에게 그는 한번 싫은 건 끝이라고 매몰차게 대답합니다.
두 사람의 주고받기식 대사와 신경전이 잘 드러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영화에서는 피아노 앞에서와 파티에서의 춤 장면 등이 있습니다. 이때 다아시는 그냥 얘기하는 것 같은데 리지는 톡톡 튕기면서 약간 비꼬면서 얘기하죠.

#3. "내게 사랑은 과욕이야" (샬롯)

-샬롯: 콜린스씨와 결혼해도 행복할 수 있어.
-리지: 이상한 사람이야!
-샬롯: 내게 사랑은 과욕이야. 난 풍족한 삶을 보장받았어. 그걸로 감사해. 난 벌써 스물 일곱이야. 돈도 장래도 없어. 부모님께 짐만 되는 게 두려워. 날 비난하지마. 넌 그럴 권리 없어.

리지와 가장 친한 친구 샬롯은 리지가 청혼을 거절했던 사촌 콜린스와 약혼을 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하고, 리지는 그녀의 친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샬롯의 대사처럼 우리는 샬롯을 비난할 권리가 없습니다.
원작에서도 샬롯은 리지보다 나이는 많지만 현명함이 서로 통하는 샬롯은 나이도 많고 얼굴도 별로 안 예쁜 처녀로 묘사됩니다. 여성이 자신의 길을 개발할 수 없었던 그 시절, 결혼만이 사회 신분 상승과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었던 그 시절, 샬롯은 콜린스가 인간적으로 결함이 있던 사람이더라도 경제적, 사회적 안정을 위해 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만과 편견>이 단지 러브 스토리와 신데렐라 스토리에 그치지 않는 점은 이같은 샬롯의 캐릭터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4. "이 고통을 치유해줘요. 사랑해요. 열렬히요." (다아시)

-다아시: 리지양 당신을 잊을 수 없었소. 로징스에 온건 당신을 보기 위해서였소.
신분과 집안 체면 따질 분별력도 잃었소. 이 고통을 치유해줘요.
-리지: 무슨 얘기죠?
-다아시: 사랑해요. 열렬히요. 부디 나와 결혼해줘요.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다아시는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사랑을 리지에게 열렬하게 고백합니다. 원작에서도 보면, 다아시는 분명 리지 집안을 무시합니다. (그럴만하긴 하죠.) 다아시도 사실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어느 정도 자신의 집안과 신분을 중시하고 체면을 중시하는 그런 사람이죠. 그렇기 때문에 빙리가 제인을 좋아하는 것을 막으려 했고, 그 자신도 리지를 좋아하지 않으려 애씁니다. 제인 오스틴은 다아시의 오만이 개인적 특징인 무뚝뚝함 뿐만 아니라 상류층의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립니다. 대놓고 잘난척하는 빙리의 여동생만큼은 아니지만 그 역시도 상류층의 우월감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런 면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캐릭터는 미스터 빙리일 것입니다.

#5. "고백컨대 난 마법에 걸렸소." (다아시)

-다아시: 내가 아직도 싫다면 지금 말해요. 내 감정은 변함 없지만, 싫다면 다신 말 안 꺼내겠소. 허나 더 이상 내가 싫지 않다면, 고백컨대 난 마법에 걸렸소. 당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해요. 영원히 함께 있고 싶소.

아침 안개가 자욱하게 드리워진 들판을 가로지르며 사랑하는 리지를 다시 찾아와, 자신의 진심을 다시 전하는 다아시. "고백컨대 난 마법에 걸렸소(You have bewitched me body and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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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6/03/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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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오만과 편견' 명장면 & 명대사 BEST 5

    Tracked from 他人(버미)  삭제

    지나가다가.....

    2006/04/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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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elf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국영화는 고전이건 현대물이건 재미를 붙일수가 없는거 같아요... 특히 이 영화같은경우.. 예의나 격식 차리는 행동과 언어들을 뺀다면... 아마 1/3이 확줄어들거 같다는...
    그냥할 수 있는 말을 왜그렇게 빙빙돌려 말하는지...
    영화보다가도 그게 이런뜻인가? 아니 저런뜻인가?? 하게 만드는 왕짜증 영화

    2006/03/29 15:27
    • BlogIcon kimjihee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반대로 그런 '뜸들이는' 영국식 영화를 좋아한답니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제인 오스틴의 다른 작품인 <센스 앤 센서빌리티>(이안 감독)를 추천해드리려고 했는데 이거 보시면 너무 답답해하시겠네요. 이건 더 심하답니다..;;
      elfy님은 속도감 있는 영화를 좋아하시나봐요~

      2006/03/2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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