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얼마전 인도에서 '히틀러'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가 논란 끝에 이름을 바꾼 일이 있었다.
지난 8월 18일 인도 뭄바이에서 '히틀러스 크로스(Hitler's Cross)'라는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히틀러라는 이름과 함께 나치를 상징하기도하는 만(卍)자도 간판과 메뉴판 등에 장식했다.

이 소식은 AP나 로이터 같은 서방 언론을 통해 전해졌고, 인도 내 유태인들과 이스라엘 측의 항의로 인해 결국 식당 주인은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레스토랑 주인은 이와 함께 음식점 간판과 메뉴를 꾸몄던 만(卍)자 역시 모두 없애기로 했다. 

왠지 저 빨간 간판만 봐도 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든다.
이 뉴스를 처음 봤을 때는 인도 내 신나치주의자나 반유태주의자가 만든 식당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 레스토랑의 주인은 "히틀러의 이름을 쓴 것은 눈에 띄게 보일려고 한 것일 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려는 등의 그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말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실제로 인도인들은 아돌프 히틀러를 역사적 인물 중 한 사람으로만 인식하고 있으며 2차 세계대전 동안 히틀러와 나치가 유태인을 상대로 자행한 홀로코스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히틀러를 모른다는 것 자체도 참 신기했고, 또 역사적 인식 없이 히틀러를 대문짝만하게 달고 식당을 연 것이 놀랍기만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히틀러의 대학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인도인들은 모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만(卍)'은 히틀러가 나치의 표상으로 택하기 전부터 고대 인도에서 남녀의 결합, 에너지, 창조, 행운 등을 나타내는 신성한 상징이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신영복 교수의 여행 에세이 <더불어 숲> 중 터키 이스탄불에 관해서 쓴 글이 생각났다. 그는 터키가 정말 먼 나라였노라고 얘기한다. 유럽과 중국이라는 거대한 벽이 터키를 가로막고 있었다고 말한다. 터키뿐만이 아니다. 우리 앞에 놓인 유럽(서양)과 중국의 벽은 너무나 높아서 우리는 서구와 중국 외에 다른 문화권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작년 앙코르와트에 갔을 때도 난 나의 편향된 지식이 참 부끄러웠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서양 예술 경향에 대해서는 사소한 것까지 세세히 알고 있으면서 인도와 앙코르와트 예술을 장식하고 있는 역사적 배경과 그 근원이 되는 힌두 신화에 대해서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앙코르와트에 가기 전 힌두 신화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서점에 갔지만, 그 수십종의 그리스 로마 신화 책들 틈 속에서 힌두 신화 책은 단 한권도 찾을 수 없었다.
조금 알게 된 힌두 신화는 그리스 신화처럼 신비로운 상상력과 창조적인 이야기로 가득했다. 세상의 창조부터 선신과 악신의 대결, 아름다운 왕비를 두고 벌이는 납치와 시험 등 흥미로운 이야기로 넘쳐났다.

세계 문화 측면에서 토막나고 치우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이, 히틀러를 잘 모르는 인도인들을 무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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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세상 속으로 l 2006/09/06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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