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드클리프의 일본 방문은 두세번쯤 되지만, 그가 한국 기자들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전체 아시아 기자회견을 제외하고 한국 기자단이 래드클리프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10분이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만한건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기자들은 이런 자리마저 없었다는 거다. 이번 영화가 일본에서는 93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다고 하니, 래드클리프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일본에서 중점 홍보 활동하는 게 우리로서는 좀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해리 포터’ 시리즈 5편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11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올여름 극장가는 다시 해리 포터의 마법에 빠져들까. 영화가 다섯편 만들어지는 동안 전 세계 해리 포터 팬들은 마법사 해리가 커가는 모습과 함께 이를 연기한 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성장도 지켜보았다. 2001년 처음 우리 앞에 섰을 때 하얗고 뽀송뽀송했던 어린 꼬마는 이제 다부진 체격의 열일곱 살 청년으로 성장했다.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그랜드하얏트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래드클리프는 연기의 열정을 지닌 꿈 많은 배우이기도 했지만 촬영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평범한 십대 청소년이기도 했다.
이날 회견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취재진 65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취재진과는 처음 만난 래드클리프는 ‘해리 포터’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해리 포터는 내게 매우 중요하다. 해리 포터를 연기한 게 자랑스럽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평생 해리 포터로만 남지는 않겠다고 분명히 밝히며 “어떤 역이 주어지든 내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연극 ‘에쿠스’에 출연한 것도 그 한 예다. 래드클리프는 여기서 파격적인 누드를 선보이며 팬들을 놀라게 했다. 마치 더 이상 어린애도 해리도 아니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항변하는 듯했다. 연극에서 호평을 받았던 래드클리프는 배우로서 해리 포터의 마법 망토를 벗을 준비를 착착 진행해 나가고 있다. 래드클리프는 호주 독립영화 ‘디셈버 보이즈’의 가을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1차 세계대전을 그린 드라마 ‘마이 보이 잭’에 출연할 예정이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마법학교 5학년이 된 해리 포터는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 한가운데에 있다. 영화에서 해리를 두고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다”고 한 말은 해리에게뿐만 아니라 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해리와 함께 커온 래드클리프는 “나도 다른 십대들과 똑같은 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친구들과 놀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대신 어른들과 함께 일하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 행운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편에서 이성에게 처음 관심을 보였던 해리 포터는 이번 영화에서 첫사랑인 초챙과 첫 키스를 경험한다. 래드클리프는 첫 키스신에 대해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다른 연기와 마찬가지로 키스신도 단지 연기일 뿐이었다”며 태연해했다. 첫 키스신에 감정이 남달랐던 것은 래드클리프가 아니라 제작자인 데이비드 헤이먼인 듯하다. 그는 “나와 스태프들은 대니얼을 10살 때부터 지켜봤다. 우리에게 이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었고 눈물을 흘리는 스태프도 있었다”고 전했다.
래드클리프는 5편에서 “무엇보다 해리의 미묘한 내면을 연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특히, 해리의 내면에서 선과 악이 싸우는 장면은 감독님과 많은 상의를 거친 끝에 잘해낼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래드클리프는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등 다른 주연 배우들과 함께 ‘해리 포터’ 6편과 마지막 7편까지 출연할 예정이다.
도쿄= 김지희 기자
<6월 28일 도쿄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데이비드 헤이만과 다니엘 래드클리프>


<포토타임 때 두 사람에게 쏟아진 카메라들>

<그랜드 하얏트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운 아시아 기자들.>

<한국 취재진과의 그룹 인터뷰 때의 다니엘 래드클리프 직찍. (사진을 잘 못 찍었더니 왠지 더 자연스런 '직찍'이 되고 말았다. -_-;;
그는 영화에서 많이 자란 듯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직은 앳된 소년티가 났다. 어쨌든, 여기자들은 "잘생기고 귀엽네~"라는 반응이었다.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