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관타나모로 가는 길 & 제9중대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위), '제9중대'의 한 장면.
한국인들이 아프간에서 탈레반에 납치된 지 27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을 배경으로 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두 영화는 각각 1980년대와 2000년대라는 20여년의 시간 차이가 있지만, 아프간 땅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과 비극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전하고 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국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2006년)은 파키스탄계 영국인 청년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혀 관타나모 수용소에 끌려간 뒤 2년 후에야 풀려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2001년 9월 영국의 중부지방에 위치한 팁튼이라는 도시에 살던 네 명의 청년은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한다. 이들은 여행 도중 잠시 아프가니스탄에 들르게 되는데 그 곳에서 미국의 폭격을 마주하게 된다. 미군의 공습으로 아수라장이 된 도시에서 실종된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의 친구들은 수백 명의 다른 포로들과 함께 탈레반의 본거지에서 연합군에게 붙잡힌다. 이들은 미군에 넘겨져 관타나모로 끌려가 2년이 넘는 시간을 죽음과 같은 고통 속에서 보낸다. 미국 정부는 그들을 국제 테러조직의 일원으로 단정짓고 오사마 빈 라덴, 모하메드 아타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2년의 세월이 지난 후 2004년, 한 명은 전자상가인 커리스에서 일했었고 나머지 두 명은 팁튼에서 가석방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나서야 마침내 풀려날 수 있었다.

영국인 감독 마이클 윈터바컴은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은 세 명의 청년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런 혐의도 없이 온갖 고문과 비인격적 대우를 받으며 비참한 수감생활을 견뎌야 했던 이야기를 생생히 묘사했다. 특히, 실제 주인공들의 인터뷰와 실제 뉴스컷을 삽입해 사실감을 높였다.

다음달 13일 개봉하는 러시아 전쟁영화 ‘제9중대’는 1979년부터 9년간 펼쳐졌던 소련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2005년 러시아 최고의 흥행작으로, 러시아 최초로 특정 분쟁사건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당시 소련에서는 아프간으로의 파견이 가벼운 원정 탐험 정도로 여겨졌기 때문에 필요보다 많은 인원이 지원했고, 수많은 젊은 청년들이 훈련을 통해 노련한 군인으로 거듭났다. 이들 가운데 제9중대는 수송 부대가 안전할 수 있도록 방어하는 임무를 주로 맡았었다. 완고한 부대장과 세상 물정 모르는 신병, 갓 부임한 신부, 예민한 예술가 등 아무 공통점이 없는 인물들로 이루어진 제9중대는 갖가지 사건을 겪으며 전선으로 가고 마침내 비극적인 마지막 전투를 치르게 된다.

러시아의 ‘지옥의 묵시록’ 또는 ‘플래툰’으로 평가되는 ‘제9중대’는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전쟁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 전쟁의 참혹함과 국가에 의해 희생당한 개인의 비극을 전한다.


김지희 기자 www.kimjihee.com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7/08/14 20:13

TRACKBACK :: http://kimjihee.com/trackback/699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294 295 296 297 298 299 300 301 302  ... 825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25)
세상 속으로 (131)
영화 & TV (569)
여자로 살기 (20)
멋쟁이 그녀 (39)
책은 나의힘 (15)
예술의 발견 (22)
외출의 유혹 (29)

달력

«   2008/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get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