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건 몰라도 류승범 나올땐 "ㅋㅋㅋ" 웃지 않을 수 없다..

오랜만에 보는 분단 소재 휴먼 코미디물이다. 순박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웰컴투 동막골’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만남의 광장’은 이보다 훨씬 경쾌하며, 눈물보다는 웃음에 초점을 맞췄다.
1980년대, 휴전선 부근 강원도 오지 청솔리. 이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이 모르는 수상한 비밀을 안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남과 북을 가르는 철조망이 생기면서 영문도 모른 채 생이별을 한 마을 사람들이 땅굴을 파 수십년간 남몰래 만남을 이어온 것. 한편 ‘삼청교육대’가 교육대학인 줄 알고 들어간 어리버리 시골총각 공영탄(임창정)이 ‘교육대가 왜 공부는 안 시키고 몸 훈련만 시킬까’ 고민하던 터에 우연히 이 마을에 낙오된다. 교육대 출신(?)인 그는 청솔리 마을의 선생님 노릇을 하게 되고, 곧 마을 사람들의 수상한 낌새를 알아챈다. 비밀을 밝혀내려는 공영탄과 이를 막으려는 마을 사람들의 대결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다.
이야기 전개에 무리가 없고 억지로 웃음을 짜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균점수 이상이다. 간간이 이야기가 늘어지기도 하지만 그 간극을 ‘진짜 선생’ 류승범이 잘 메우고 있다. 길을 잃어 지뢰밭에 고립된 류승범은 본 스토리와 떨어져 있지만, 그 혼자만의 에피소드로도 완벽한 코미디 한 편을 만들어냈다.
영화는 분단과 군사정권 시절을 배경으로 하지만, 반공주의와 삼청교육대 등은 시대를 활용한 웃음의 소재로 쓰일 뿐 어두운 역사의 이면을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는다. 대신 가족간의 정은 그 어떤 정치 이데올로기와 물리적 장벽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김지희 기자 www.kimjihee.com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