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나도 제인 오스틴 중독자다.
대학 시절 수업시간에 읽었던 '오만과 편견', '설득' 이후 나도 그녀의 팬이 되버렸다.
엘리자베스 베넷이 미스터 다아시에 가졌던 편견처럼 나도 제인 오스틴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거두게 됐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서양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여전히 통하는걸 보면
분명 제인 오스틴의 소설엔 사람을 홀리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제인 오스틴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9세기 영국 여성 작가인 제인 오스틴(1775∼1817)은 20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연애 게임을 벌이다 결국엔 결혼으로 끝맺는 스토리를 지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현대에까지 꾸준히 독자와 관객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제인 오스틴, 서점과 극장 휩쓸다

오스틴이 남긴 소설은 딱 여섯 편. 이 여섯 작품 모두는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꾸준히 읽히고 있으며,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같이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모티프로 재창조한 현대 작품도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제인 오스틴은 현대 칙릿(chick lit) 장르의 어머니로 인용되기도 한다. 칙릿 소설의 시초인 헬렌 필딩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여주인공의 성격은 많이 바뀌었지만, 무뚝뚝하지만 진국인 남자 주인공 다아시의 캐릭터는 그 이름과 함께 그대로 가져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제인 오스틴 북클럽’ 등의 성공에 이어 최근에는 ‘오스틴랜드(Austenland)’, ‘나와 미스터 다아시(Me and Mr. Darcy)’, ‘제인 오스틴 중독자의 고백(Confessions of a Jane Austen Addict)’ 등이 출간됐다. 이 작품들은 모두 현대 여성과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연결시킨 것이 특징이다.

제인 오스틴은 서점가뿐만 아니라 극장가도 휩쓸고 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재해석되며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의 작품 여섯 편은 모두 수차례 드라마나 영화화 됐다. 2005년엔 ‘오만과 편견’이 청춘스타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으로 여섯번째로 영화로 재탄생했다.

제인 오스틴에 대한 열망은 그녀가 남긴 작품만으로는 모자랐던지 이번엔 작가 제인 오스틴 자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이 나왔다.

‘비커밍 제인’은 제인 오스틴의 작가로서의 삶과 함께 그녀의 편지에 언급되는 남자 톰 리프로이와의 사랑을 다룬다. 영화는 제인 오스틴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상상력을 발휘해 제인 오스틴의 경험이 결국 그녀의 작품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그려낸다. 엄격한 예의범절과 관습이 시대의 문화를 지배하는 가운데 제인 오스틴의 뜨거운 열정과 위트, 지혜의 감수성을 담아낸다. 제인 오스틴은 비록 결혼하지 않은 채 여섯 편의 로맨스 소설을 남기고 떠났지만, 개인적인 경험 없이는 연애에 관한 그 통찰력 있는 작품은 결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스타덤에 오른 앤 해서웨이가 작가 제인 오스틴 역을 맡았다.

에밀리 블런트, 캐시 베이커 등이 출연한 영화 ‘제인 오스틴 북클럽(Jane Austen Book club)’도 이달 말 미국에서 개봉 예정이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카렌 조이 파울러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좋아하는 여섯 명의 남녀들의 이야기이다. 여섯 명 각자의 삶과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어우러진다. 작가인 파울러는 제인 오스틴에 대해 고급문학과 대중문학을 잇는 록 스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최근 몇년간 여러 출판사에서 새로 번역돼 출간돼 꾸준히 팔리고 있으며,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많은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다.

왜 지금 제인 오스틴인가?

19세기 연애와 결혼의 문제를 다뤘던 제인 오스틴이 다채롭고 자유로운 연애가 판치는 21세기에도 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에서는 남녀의 결혼 문제를 다룬 제인 오스틴을 협소한 작가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유럽 혁명의 시기를 살았으면서도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외면하고 시골 중상류층 남녀의 하찮은 연애 이야기에만 몰두한 작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이 최고의 영문학 중 하나로서 현대에도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공감을 얻는 것은 제인 오스틴의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 때문이다. 제인 오스틴 소설 속 인물들은 비롯 옛날 옷을 입고 마차를 타고 무도회에 가지만, 현재에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을 담아내고 있다. 인간 본성에 관한 예리한 관찰을 토대로 인간의 현실적이고 속물적인 근성과 섬세한 심리를 잡아낸다. 결혼을 경제적이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처녀 총각들, 부잣집에 시집 보내는 게 꿈인 부모님 등 요즘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빛나는 것은 재치와 유머, 아이러니가 작품 전체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늘날 많은 여성들을 끌어당기는 것은 제인 오스틴 속 소설의 여주인공들이 결국엔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품성도 좋은 남자와 맺어지지만 결코 신데렐라가 아니라는 점이다.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은 현명하고 독립적이며 무엇보다 세련된 유머감각을 지녔다. 100% 완벽하지도 않고 몇 가지 단점을 지녔지만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이 여주인공들은 현대 여성들에게도 통하고 있는 것이다.


김지희 기자 www.kimjih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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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7/09/0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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