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청계천 복원 한 달을 맞았다. 복원 이후 매일 수많은 시민들이 찾고, 언론과 시민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계천 복원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 논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서울환경연합 하천위원회 발족 기념으로 열린 ‘청계천의 지속가능성과 대안’ 토론회에서 청계천 및 환경 전문가들은 청계천 복원이 새로운 시대의 환경 패러다임에 걸맞은 도시 계획이라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생태 환경이 미흡한 점과 인위적 용수 사용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청계천 복원이 이명박 시장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추진돼 서둘러 진행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개발중심에서 친환경적 패러다임으로 변화
발제자로 나선 김운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청계천복원지원연구단장은 “청계천 복원으로 기존의 물리적 시설위주의 도시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환경과 생태가치의 회복이 새롭게 조명됐다”고 의의를 평가했다. 과거 개발 중심의 경제적 가치 추구에서 도시의 환경· 생태 가치의 회복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청계천에 물이 흐를 경우 기온이 최대 10∼13% 떨어진다”며 “청계천 길이 고가도로 및 노면도로에서 수변 바람길로 바뀌었다”고 환경적 성과에 대해 말했다. 또 청계천 복원은 우리나라 교통 정책의 패러다임을 시설물과 공급 중심, 차량중심에서 대중교통과 사람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청계천은 원래 10.8km 길이의 하천이지만 이번 청계천 복원은 5.8km 도심 구간이며, 상류 구간의 하천을 어떠한 형태로 복원할지 또는 물길을 연결할지의 과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가 개입된 복원과 미흡한 생태계 복원
또다른 발제자인 안병옥 환경연합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청계천 복원에 관한 의사결정이 시장의 전유물이 되고, 나아가 복원사업의 성공 역시 시장의 정치적 성공과 동일시되고 있다”며 ‘복원의 정치화’를 지적했다. 따라서 청계천의 역사 복원, 생태 복원, 하천 복원, 주변 지역 재개발 등의 여러 가지 논란 거리 등은 충분한 토론을 거치지 못한 채, 한 개인의 정치적 일정과 성패에 복속돼 추진됐다고 비판했다.
안 부소장은 “청계천 복원은 최근 건교부가 하천복개를 전면 금지하는 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서는 등 친환경적 성과를 이끌어냈고, 또 교통문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수표교 등의 역사복원이 미흡하고, 인위적인 수로라는 점, 동식물의 서식 조건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또 “하천의 너비와 수심, 유속 등이 단조롭고 에너지원을 공급할 수 있는 나무가 없어 생물의 서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학영 한국자생어종연구협회 회장 역시 “청계천은 수변이 좁고 급경사여서 다양한 수생식물이 살이 어려운 환경”이라며 “청계천 산책로 중 좁은 길을 폐쇄하고 물길을 넓히거나 식물을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인공 물공급은 산소마스크 쓴 식물환자, 언발에 오줌 누기다"
임송택 하천위원회 위원은 “건천 하천에 물이 흐르도록 하기 위해 청계천 복원 사업은 너무 쉽게 풀었다”며 “하천 바닥에 물이 스며들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차수막을 깔고 하루 10만톤에 달하는 한강물을 전기로 끌어올려 청계천에 흘러보내는 방식은 인위적으로 강물을 퍼올려 하천을 살아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에어컨을 틀면 실내는 시원하지만 바깥은 더워지는 것처럼, 전기로 청계천에 물을 흘려보내는 동안 우리나라와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며 "이와 함께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소 지역주민들의 고통과 서울 시민들의 친수 공간 확보가 충돌하는 환경 정의의 문제를 낳는다”며 청계천의 인공 용수를 맹렬히 비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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