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여성이 부푼 꿈을 안고 뉴욕에 입성한다. 하지만 꿈과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 원래의 꿈을 잠시 접어두고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일을 시작하지만 이게 결코 만만치가 않다. 나를 고용한 상사는 거의 ‘악마’ 수준이고 너무 바빠서 몸은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지난해 큰 성공을 거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오는 10월 3일 개봉하는 영화 ‘내니 다이어리’의 기본 줄거리다. 두 영화는 뉴욕을 배경으로 사회 초년생이 끔찍한 상사 밑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그렸다는 점 외에 둘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내니 다이어리’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가정용 버전이라고 불러도 무리 없게 보인다.

◆ 수수한 사회 초년생 vs 럭셔리한 못된 상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기자가 꿈인 앤드리아(앤 해서웨이)는 일자리를 못 찾자 패션지 ‘런웨이’의 편집장 미란다(메릴 스트립)의 비서로 들어간다.

앤드리아는 처음부터 미란다로부터 촌스럽다고 비웃음을 당한다. 패션계의 거물인 미란다는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으로 앤드리아에게 온갖 잡일과 어려운 일을 시킨다. 앤드리아는 매일 야근에 시달리며 시도때도 없이 울리는 휴대전화에 지옥같은 하루 하루를 보낸다.

미란다는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됐음에도 막무가내로 비행기표 끊어오기, 미출간된 ‘해리포터’ 책 구해오기 등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시킨다.

‘내니 다이어리’에서 인류학 전공자인 애니(스칼렛 요한슨)는 우연한 계기로 뉴욕 상류층 X 집안의 내니가 된다. 애니를 고용한 미세스X(로라 리니)는 쇼핑과 스파, 자선모임 등으로 너무 바빠서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는(?) 상류층 여성.

애니는 단순히 애를 돌보는 것으로도 모자라 미세스X가 요구하는 온갖 잡일과 아이를 위해 만들어낸 규칙을 지켜야 한다. 미세스X는 첫날부터 애니에게 티파니에 들러서 손목시계를 찾고, 네살짜리 그레이어의 명문 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추천장을 챙기고, 프랑스어에 좋은 프랑스 음식 먹이고, 명품옷 크리닝 찾기 등의 일을 시킨다. 애니 역시 일과 후 또는 주말 자유 시간까지 뺏겨가며 일을 해야 하는 처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

두 작품 모두 동명의 원작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내니 다이어리’는 모두 20∼30대 여성을 겨냥한 칙릿 장르로 뉴욕타임스에 장기간 베스트셀러로 올랐다. 두 작품 모두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도 공통점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작가 로렌 와이즈버거는 실제 패션지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의 조수로 일한 경험이 있으며, ‘내니 다이어리’의 작가 에마 매클로플린과 니콜라 크라우스 역시 8년간 30곳 이상의 상류층 가정에서 내니 일을 했다.

또 이들은 책에서 각각 고급 패션 세계와 맨해튼 상류층의 세계를 유머러스하게 비꼬고 풍자했다. 영화에서는 서로 적이었던 두 여성이 막판 갈등으로 치닫다가 각자의 세계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듯 매듭짓지만, 원작의 풍자 색깔이 영화 전편에 흐른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명품에 빠진 고급 패션 세계를, ‘내니 다이어리’는 자신의 아이를 직접 돌보지 않은 채 허영과 자만심에 빠진 미국 상류층을 풍자했다. 비평가들은 ‘내니 다이어리’에 대해 “맹목적으로 뉴욕 상류층들의 삶을 꿈꾸는 젊은 여성들에게 현실의 허황됨을 일깨워준다”고 평했다.

◆화려한 패션과 상류층의 세계

최고의 패션지와 뉴욕 상류층이 배경인 만큼 두 영화에서는 고가 패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는 회사 안 드레스룸부터 패션쇼, 또 주인공들이 걸치는 옷까지 프라다, 샤넬, 마놀로 블라닉 등 온갖 명품이 등장해 눈을 호사스럽게 한다. 처음엔 수수하고 촌스런 차림의 여주인공 앤드리아 역시 점차 패션 세계에 적응해 가면서 살을 빼고 세련된 고가의 옷을 코디해 입는다.

‘내니 다이어리’에는 뉴욕 상류층 사회의 화려한 일상이 드러난다. 애니가 일하는 미세스X의 집은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쇼핑이 주요 일과인 미세스X 옷장은 명품 옷과 액세서리, 수백 켤레의 신발로 가득차 있다. 또 우리나라 교육열 못지 않은 상류층의 과외 열기도 엿볼 수 있다.

김지희 기자 www.kimjihee.com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7/09/27 16:36

TRACKBACK :: http://kimjihee.com/trackback/758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253 254 255 256 257 258 259 260 261  ... 825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25)
세상 속으로 (131)
영화 & TV (569)
여자로 살기 (20)
멋쟁이 그녀 (39)
책은 나의힘 (15)
예술의 발견 (22)
외출의 유혹 (29)

달력

«   2008/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get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