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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묻은 도시 남자가 순수한 시골 여자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산다. 멜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줄거리가 이런 것이라면 영화 ‘행복’은 그 이후까지 나아간다. 행복은 잠시다. 사랑은 흔들리고 행복은 깨진다. 그리고 그 사랑을 흔드는 것은 주위의 반대나 불치병과 같은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단지 마음이 변한 탓이다.
허진호 감독의 네 번째 사랑 이야기 ‘행복’은 낭만적인 동화 같은 로맨스가 아니라 달콤하면서도 쓰디쓴 현실의 로맨스를 그렸다. 사랑은 영원하기는커녕 쉽게 변하는 것이다. 사랑의 맹세는 처음엔 견고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부서진다. “너 없으면 못 살 것 같아”라는 달콤한 속삭임은 “너 때문에 미치겠어, 니가 먼저 헤어지자고 얘기 좀 해줘”라는 잔인한 비수로 변한다. 사랑의 단면을 섬세한 통찰력으로 전해온 허진호 감독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사랑의 설렘을, ‘봄날은 간다’에서 사랑이 변하는 과정을 보여줬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이 두 가지 모두를 담아냈다. “우리 같이 살래요?”라는 은희의 제안에 따라 이들은 요양원을 나와 살림을 꾸린다. 은희의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병이 완치된 영수는 마냥 행복한 은희와 달리 시골에서의 삶이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도시에 사는 쿨한 옛 애인도 다시 그를 유혹해온다. 사랑에 균열이 생기고 이윽고 남자는 여자를 내버려두고 매몰차게 떠난다. ‘너는 내 운명’에서 죽어도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박한 농촌 남자 석중 역을 맡았던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마음이 식어 여자를 떠나는 나쁜 남자로 180도 변신했다. 또 임수정은 기존의 소녀 이미지를 벗고 사랑의 아픔을 겪는 여인으로 성공적인 변화와 거듭나기를 보여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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