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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희. 스크린 속 그는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배우다. 동그란 얼굴에 부리부리한 눈의 임원희는 영화 속에서 관객을 웃기는 데 탁월한 재주를 가졌지만, 놀랍게도 실제 모습은 정반대다. 시종 진지한 얼굴에 과묵한 그는 “관객이 저를 코믹한 이미지로만 본다면 그게 제 숙명이겠죠”라고 담담히 말한다. 하지만 그 이미지의 굴레가 내심 섭섭한 눈치였다.
2001년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에서 보여준 독보적인 코믹 연기 이후 관객은 그의 코믹 이미지만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는 지금까지 ‘쓰리, 몬스터’ ‘실미도’ ‘주먹이 운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한동안 스크린에서 모습이 뜸했던 그가 올해에는 세 편의 영화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지난 8월 코믹스릴러 ‘죽어도 해피엔딩’에서 그는 다른 캐릭터들보다 다소 평범한(?) 매니저 역을 맡았고, 최근 개봉한 ‘엠(M)’에서는 강동원의 동창으로 깜짝 출연했다. 그는 극중에서 혼란스러워하는 강동원과 달리 특유의 호탕함으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1일 개봉한 허영만 원작의 영화 ‘식객’에서는 욕심 많고 심술부리는 악역을 맡았다. 주인공 성찬(김강우)의 상대역으로 주인공을 괴롭히며 승리를 위해 치사한 술수를 쓰는 악역 ‘봉주’로 나오지만 왠지 밉지는 않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면 열 중 한두 분쯤은 ‘쟤도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악역이지만 밉지만은 않은 귀여운 악역을 보여주려고 했거든요.”
영화 ‘식객’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만화적 성격이 강하다. 요리 대결을 주요 뼈대로 삼고, 뚜렷한 선악 대비의 주인공들을 배치시켰다. 팽팽한 승부 끝에 결국엔 착한 주인공이 승리를 거머쥔다는 단순한 줄거리이지만, 드라마틱한 전개와 감동의 소스를 잘 버무려 온 가족이 즐길 만한 맛있는 영화로 완성됐다.
관객은 당연히 실력도 뛰어나고 성품도 정직한 주인공 성찬을 응원하지만, 사실 우리가 공감하고 동정하는 인물은 2인자인 봉주일지도 모른다. 임원희는 영화 내내 악독하고 밉살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간간이 표정 하나 말 한마디로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그는 “아마도 내 원래 이미지가 그렇다 보니 더 재미있게 관람하는 것 같다”면서도 “어차피 행복한 가족영화이므로 악랄하기보다는 귀여운 악역이 되고자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원희가 꼽는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영화는 그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다찌마와 리’가 아니라, 뜻밖에도 ‘쓰리, 몬스터’였다. 물론, 그는 이전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며 “모든 작품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쓰리, 몬스터’는 박찬욱 감독과 함께한 호러영화로 이 영화에서 그는 서늘한 악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남들은 자신을 분위기 메이커일거라 여기지만 실제로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는 그는 언젠가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제 얼굴이 동그랗고 살이 있어서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것 같지만, 멜로나 스릴러 등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연기에 있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저를 잘 견제해 나갈 겁니다.”
글 김지희, 사진 이제원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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