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또 흘러간다. 한 살 나이 먹는 아쉬움이 따르긴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있는 연말은 왠지 모를 포근함과 설렘을 안겨준다. 파티나 이벤트 등 특별한 연말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극장가를 찾는 건 어떨까? 크리스마스 시즌은 한 해 동안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올 연말에는 눈에 띄는 기대작이 없는 가운데 각 상영작들의 치열한 관객 잡기 경쟁이 예상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부터 달콤한 로맨틱 무비, 스릴러와 공포영화 등 다양한 영화가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연인이나 친구, 가족끼리 입맛에 맞는 영화를 골라보자.
# 연인과 달콤하게~
크리스마스는 뭐니 해도 커플들 세상이다. 연인과 함께 달콤한 시간을 갖자면 로맨틱코미디만한 게 또 있을까.
‘내사랑’은 한국판 ‘러브 액추얼리’처럼 사랑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영화로 추운 겨울 달콤하고 따뜻한 사랑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용의주도 미스신’은 관객을 사로잡는 필살기를 갖추고 있다. 네 남자 사이를 오가며 쇼핑하듯 남자를 고르는 한예슬의 통통 튀는 애교가 그것이다.
설경구·김태희 주연의 ‘싸움’은 이혼 후 서로 죽일 듯 대하는 부부의 살벌한 싸움을 그렸지만, 커플들은 “우린 저러지 말자”며 반면교사로 삼아도 될 듯하다. ‘더 시크릿’(27일 개봉)은 빙의를 소재로 부부의 애절한 사랑을 그렸으며, ‘이토록 뜨거운 순간’은 에단 호크의 자전적 사랑과 이별 이야기다.
# 친구와 재미있게~
3년 만에 만들어진 속편 ‘내셔널 트레저-비밀의 책’은 제리 브룩하이머 제작,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으로 눈길을 끄는 할리우드 대작. 21세기 보물 사냥꾼의 종횡무진 모험담을 즐길 수 있다. ‘색즉시공 시즌2’는 전작의 성공에 기댄 한국판 캠퍼스 섹스코미디로 야하고 더럽고 신파적인 요소를 모두 담았다.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기기엔 제격이다.
친구와 함께 즐기기엔 음악 영화도 적당하다. ‘헤어스프레이’는 유쾌하고 흥겨운 데다 ‘평등’의 가치를 말하는 올바른 해피엔딩 뮤지컬영화이며, ‘칼라스 포에버’(27일 개봉)는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명곡을 듣는 즐거움을 준다.
# 가족과 함께 즐겁게~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에 이어 판타지 소설의 걸작 ‘황금나침반’도 영화화됐다. 니콜 키드먼 등 호화 캐스팅과 할리우드 명품급 제작진을 자랑한다.
복잡한 서사와 화려한 스펙터클의 또 다른 판타지 영화가 과연 ‘반지의 제왕’의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는 장난감 가게를 배경으로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먼)과 몰리(나탈리 포트먼)의 우정을 다룬다. 작년 ‘박물관이 살아있다’와 같은 활기찬 액션보다는 서정적 마법의 세계를 그렸다. ‘앨빈과 슈퍼밴드’는 노래하고 춤추는 다람쥐들의 깜찍한 모습을 선사하는 애니메이션.
# 가벼운 것은 싫어~ 묵직한 감동에 젖어보자
가볍게 웃기보다는 무게감 있는 걸작을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모처럼 할리우드 대작이 대기 중이다.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는 인류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유일하게 살아남은 인간 네빌 박사의 고독한 싸움을 그렸다. 실제 교통을 통제하고 찍은 황폐해진 뉴욕의 모습은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 화면 안에는 스릴러적 공포와 미국식 희망이 공존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 덴젤 워싱턴, 러셀 크로 주연의 화제작 ‘아메리칸 갱스터’(27일 개봉)는 1960년대 미국 흑인 마약상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감독과 배우들의 명연출, 명연기가 빛나는 이 영화는 ‘21세기형 대부’로 극찬받으며, 골든글로브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 따뜻한 것은 싫어~ 오싹하게~
따뜻한 것을 찾게 되는 연말이라지만, 조금 색다른 영화를 찾는 이들을 위해 오싹한 한국영화 두 편이 마련돼 있다.
김강우, 김민선, 이수경 등 젊은 스타들을 내세운 ‘가면’(27일 개봉)은 올해 마지막 스릴러 영화다. 연쇄살인의 범인을 추적해 나가면서 후반부 극적인 반전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 올해 마지막 공포영화가 된 ‘헨젤과 그레텔’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동화를 모티프로 동화 속에 숨겨진 잔혹하고 슬픈 면을 색다른 공포영화로 승화시켰다. 행복해 보이는 집과 순진한 아이들이 의외의 공포감을 안겨줄 듯하다.
#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다워야~
크리스마스답게 제목에 크리스마스가 들어간 감동 중심의 영화도 있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은 세 남자가 아기의 친부모를 찾기 위해 도시를 떠도는 코믹 소동극. 웃음과 함께 따뜻함에 비중을 둔 일본 애니메이션.
‘메리 크리스마스’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서로 총을 쏘아대던 독일군과 그 반대편의 스코틀랜드·프랑스군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기적같이 평화를 나눴던 실화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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