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오는 17일 개봉하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영화 '그림형제: 마르바덴 숲의 전설'은 유명한 동화 작가인 독일의 그림 형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두운 숲과 마법을 등장시키는 판타지 영화다.

그림 형제라는 실제 인물이 겪게 되는 초현실적인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현실과 환상의 애매한 조합 속에서 길을 헤맨다.

시종일관 시끌벅적하고 죽음 직전에서 유난히 운이 좋은 사기꾼 그림 형제는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형인 제이크 그림(히스 레저)은 몽상가적이며 동생 윌 그림(맷 데이먼)은 좀더 현실적인 성격이지만 각각의 캐릭터 차이도 분명치 않거니와, 이들 두 형제를 괴롭혔던 악역 카발디의 갑작스런 변신은 억지스럽다.

영화는 이러한 산만함 속에서, 상상력이 남달랐던 실존 인물인 그림 형제의 혼을 재창조하지도, 또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처럼 완벽하게 오락성을 구현한 유쾌한 판타지 액션 영화도 되지 못한다.

빨간 두건, 헨젤과 그레텔, 라푼젤, 개구리왕자 등 그림 형제의 실제 동화적 모티브가 곳곳에 배치돼 있으며, 키스하면 마법이 풀리는 전형적인 동화의 법칙이 당연하기도 하지만 허무하게 느껴진다.

프랑스 지배 하의 독일을 배경으로 그림 형제는 미신을 믿는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가짜 마녀와 귀신을 물리치며 돈을 벌어들인다. 하지만 이들의 사기 행각은 프랑스 총독에게 발각되고, 그림 형제는 죽음을 면하는 조건으로 어린 아이들이 실종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마르바덴 숲으로 보내진다.

마르바덴 숲의 전설이자 비밀의 핵심인 거울 여왕은 영원히 죽지 않는 주문을 걸었지만 젊음을 유지하지 못해 쭈글하게 늙어버린 인물이다. 전설의 여왕을 연기한 모니카 벨루치의 콧소리 나는 목소리와 몸짓은 제대로 된 공주병 여왕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등장 분량이 적어 아쉽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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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5/11/0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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