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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15 [러시아여행]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의 젊은 수도 (5)


러시아를 이야기할 때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뺄 수 있을까. 땅덩이 넓은 러시아에서 러시아 사람들도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자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곳,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가기 전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 관한 AP 트래블 뉴스의 제목은  
'Russia's "second city" is second to none'이었다. "러시아의 두번째 도시, 둘째가라면 서럽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중고등학교 시절 세계사 시간을 돌이켜 유럽 '계몽군주'들을 떠올려보자. 그 중에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가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바로 이 표트르 대제가 유럽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세운 '인공' 도시다. 유럽의 선진 문명을 동경한 표트르는 동방 스타일의 모스크바를 버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수도를 옮겼다. 유럽식 건물로 가득 채워진 이 도시는 유럽 어느 도시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지만, 또 한편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답지 않다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강과 고전적 건물이 늘어선 이 도시는 도스토예프스키, 푸시킨 등 러시아 문학과 예술이 절정에 이르렀던 도시이지만, 처절한 피의 역사를 가진 비극의 도시이기도 하다. 도시 건설 당시 추위와 굶주림에 수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바쳤으며, 제정 러시아 말기에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또 제 2차 대전 당시 나치의 공습 속에 많은 희생을 치렀다.

어쨌든, 제정 러시아 이후 다시 모스크바로 수도의 자리를 뺏겼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의 문화와 예술의 중심 도시로서 러시아 사람들의 자랑거리가 됐다. 이 도시 출신인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월 열린 G8회담을 수도인 모스크바 대신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인들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레닌그라드'에서 다시 원래의 이름을 되찾은 뒤 이제는 건설된지 약 300년이 지난 지금 인공의 티를 벗고 그 고풍스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푸시킨은 그의 서사시 '청동기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인간의 뼈 위에 건설된 도시'라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이 젊은 수도 앞에서 늙은 모스크바는 광채를 잃어버렸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북국의 꽃이자 기적인 이 청년도시는
어두운 숲 속에서, 물 고인 늪지에서
화려하게, 당당하게 일어섰다.
한때... 핀란드의 어부가...
낡아빠진 어망을 던지던 곳,
지금은 생기를 되찾은 기슭에
으리으리한 궁전이며 탑들이 빽빽이 들어서고
세계 곳곳에서 선박들이
이 풍요로운 항구를 향해 속속 모여든다.
젊디젊은 왕비를 마주한 홀로된 대비처럼
이 젊은 수도 앞에서
늙은 모스크바는 광채를 잃어버렸다

-푸시킨의 시 '청동기사' 중-


푸시킨의 시 '청동기사' 때문에 '청동기사상'으로 더 잘 알려진 표트르대제의 동상. 쿠데타로 남편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예카테리나 2세가 이 도시의 건립자인 표트르 대제의 후계자임을 공식적으로 알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그 크기와 무게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오늘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주요 상징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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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주(Hermitage)

에르미타주 또는 '겨울궁전'이라고도 한다. 제정 러시아의 메인 궁전으로 내부 인테리어와 크기는 어마어마하게 화려하고 거대하다. 전부 색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는 방들은 연신 감탄사를 뱉어내게 했다.

현재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으로 쓰이는데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이라고 한다. 소장품만 해도 수만점이어서 모두 다 보려면 4,5년이 걸린다나??

표트르대제 이후 꾸준히 유럽 문화에 관심을 가졌던 예카테리나2세 등 문화에 조예가 깊었던(나쁘게 말하면 사치스러웠던) 황제들 덕에 러시아는 현재 이렇게 많은 유럽 미술품을 소유하게 됐다. 아직 러시아 농민들이 농노제와 가난에서 못 벗어나고 있을 때 거액의 돈을 들여 유럽 예술품을 구입했던 그들 황제 덕에 지금 러시아는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모아 꽤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일까.

이 곳에는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던 서유럽 미술 대가들의 작품이 대다수 있다. 특히, 렘브란트의 컬렉션은 본국인 네덜란드를 제외하고는 세계 최대,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렘브란트의 걸작 '돌아온 탕자'도 여기서 직접 볼 수 있었다.
또 그밖에 고흐, 고갱, 피카소, 마티스의 유명한 작품들도 꽤 많았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것은 마티스의 그 유명한 '춤'과 '붉은 탁자'를 본 것이었다.  

<렘브란트의 성스러운 그림 '돌아온 탕자'>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아들을 용서해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있는데 두 남녀 주인공이 만나는 서울구치소의 천주교 종교실에 걸린 그림으로 언급되고 있다. 큰 죄를 지었음에도 그 어떤 이유를 묻지 않고 무조건적인 용서를 내리는 그림의 메시지가 그 공간과 어울리기 때문일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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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의 '붉은 탁자'>
앙리 마티스의 '붉은 탁자'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라서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이 작품을 마주한 것은 보물을 발견한마냥 더욱 감동적이었다. 화보로만 보다가 직접 보니 당장 훔쳐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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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록색과 흰색의 조화가 아름다운 에르미타주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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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강 건너편에서 본 에르미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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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주 앞의 궁전 광장. 중앙의 저 높은 기둥은 나폴레옹과의 전쟁을 승리하기 위한 기념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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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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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성당
로마의 성베드로 성당처럼 원주가 반원형으로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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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사원
서유럽풍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볼 수 있었던 러시아 스타일의 건축물. 모스크바의 바실리 사원같은 양파 모양의 돔과 화려한 색깔의 모자이크는 너무 아름다웠다. 또 무척 현대적이었다. 또 바로 앞에는 운하가 있어서 더욱 이국적이고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이날 이 곳에 갔을 때 날씨가 별로 안 좋아 사진에서는 그 아름다운 색깔이 잘 나오지 못했다. 물론, 나는 이런 잿빛 러시아 날씨를 무척 좋아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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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화재가 났다고 크게 국제면을 장식했던 바로 그 성당. 불 탄 꼭대기에 돔이 사라지고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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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현대식 빌딩이 없는 상트페레트부르크에서 어디서나 보이는 금탑. 구해군성 건물 안 이 도금된 첨탑은 70m에 달한다. 카메라에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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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외출의 유혹 l 2006/10/1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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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하얀칠판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럽습니다...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에 감사.

    2006/10/16 00:40
  2. BlogIcon wan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의 궁전이 눈에 띕니다. 다른 건축물은 여느 유럽식 건축물과 비슷하지만 피의 궁전은 러시아 건축물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6/10/16 16:05
  3. 몰로도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자료 좀 사용해도 될까요??

    2007/04/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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