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국립중앙박물관이 드디어 개관했습니다. 북한에서 온 북관대첩비나, 경천사십층석탑, 신라 금관과 허리띠, 금동반가사유상 등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여기에는 또 기존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것 외에 개관 기념으로 다른 박물관이나 개인에게 빌려온 진귀한 문화재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곳에 흩어져 있던 국보급 문화재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특히, 대표적인 것은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손창근 소장의 추사의 '세한도'(국보 제180호), 또 해남 윤씨 고택에 전해져 오는 윤두서의 자화상(국보 제240호)입니다.

개관 전인 19일 미리 갔던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보았을 때, 백자와 청자 등 아름다운 곡선과 빛깔을 뽐내는 도자기들, 우아한 자태의 금동반가사유상 등과 함께 제 시선을 확 끌었던 것은 바로 이 윤두서의 자화상(38.5x20.5cm)이었습니다!
(추사의 '세한도'도 직접 보고 싶었지만 그때는 아직 전시를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세한도'를 보기 위해서라도 꼭 다시 방문할 생각입니다.^^)

옆의 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것입니다. 기자로서 박물관 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때의 감동을 위해 남겨놓고 싶었습니다.

어쨌든, 그동안 책으로만 보던 그 유명한 윤두서의 자화상을 직접 본 것은 놀랍고 감동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물론, 책을 통해서도 그 생생한 필치를 느낄 수 있지만, '오리지널'이란 것은 그 '이름값'만큼 특별하고 진귀한 것입니다.

현대미술작가들 중에는 '명품'의 '오리지널'이라는 가치와 권위에 도전하기 위해 똑같은 것을 복제하기도 하고, 마르셀 뒤샹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에 수염을 그려넣고 '그녀의 엉덩이는 뜨거웠다'라는 말장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리지널'과 '전통'에 대한 조롱이자 도전으로 그 또한 미술사에 유명한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똑같다 하더라도, 빤질빤질한 하얀 종이 위에 있는 그림을 보는 것과, 수백년 전 작가가 지금 내눈에 보이는 종이 위에 그린 그림을 보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시공간을 초월해 작가와 교감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집니다.

윤두서의 자화상을 좀더 자세히 볼까요?

자화상이 훌륭한 작품, 걸작이 되려면 '잘 그리는 것'보다 '어떻게 그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걸작으로 불리는 자화상은 화가들이 자신의 겉모습을 그대로 잘 그린 그림이라기 보다는 화가의 개인적 또는 작가적 내면 세계를 잘 드러낸 작품입니다.

한국미술사에서 문인주의 화풍은 문인들이 수묵과 엷은 채색을 써서 내면 세계를 표출하며, 형식보다는 내용과 정신에 치중한 그림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화가로는 이 윤두서와 추사 김정희 등이 있습니다.

윤두서(1668~1715)는 화가이자 당대의 지식인이자 학자로 문인화가의 자의식을 가진 최초의 인물이었습니다. 이 자화상은 작가가 자신의 내면과 영혼을 깊이 들여다본 결과물입니다.

섬세한 얼굴표정과 수염들, 세밀한 묘사를 바탕으로 정면을 곧바로 쳐다보는 눈빛과 다문 입, 전체적인 얼굴 표정에서 우리들은 강렬한 인상과 함께 한 인간의 내면을 보게 됩니다. 또 지식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선비로서의 곧은 의지도 보입니다.

정신이 깨어있는 한 인간의 얼굴이자 곧은 선비정신을 지니고자 한 화가의 내면이 잘 드러나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 윤두서가 있다면, 서양에는 렘브란트의 자화상이 있습니다. 렘브란트는 '빛과 어둠의 화가'로도 유명하지만, 수십점의 자화상을 그린 '자화상의 화가'입니다.

렘브란트(1606-1669)는 생애 한 평생을 인간을 추구하고 영혼의 깊이를 찾아내는데 자기의 예술을 완성시킨 작가입니다. 그는 정신과 영혼을 응시하며 이를 직관적으로 나타내려고 하는데 작가적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의 그림에는 빛과 어둠이 역동적으로 나타나는 바로크적 요소와 함께 성스러운 르네상스적 요소가 함께 존재합니다.


렘브란트의 자화상 가운데 말기쯤에 속하는 이 작품에도 역시 화가의 영혼과 내면이 살아 있습니다. 젊은 시절 자화상은 밝고 꿈많은 이미지가 보이지만, 말년의 자화상에는 좀더 내면에 집중한 결과로 고뇌와 진지함이 더욱 묻어납니다. 늙고 고뇌에 찬 모습이지만 화가로서의 자의식과 의지가 보이는 듯합니다.

렘브란트는 젊은 시절 세속적 성공을 거뒀지만, 후기로 갈수록 대중의 인기와 상관없이 내면적인 것, 종교적인 것을 그리며 가난하게 살아가다 쓸쓸히 죽습니다. 하지만 그의 걸작 등은 이 가난한 시기의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몇백년이 흘렀지만, 이들의 자화상은 보는 이들에게 예술적 감동과 함께 곧은 의지를 가지라고 하는 내면의 가르침도 함께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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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발견 l 2005/10/3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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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것들입니다. )

오는 28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실에 선보일 중요 전시품을 공개했다. 신라의 금관, 고구려의 강서대묘 사신도, 반가사유상, 명품 도자기 등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뿐 아니라 개인 소장가 또는 사립박물관에서 빌려온 유물을 포함해 총 국보 59건, 보물 79건, 중요민속문화재 1건이 한자리에 모인다.

강원도 춘천시 천전리 출토 화살대· 화살촉은 국내 최초로 화살대에 화살촉이 장착된 상태로 출토됐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 가야 시대 갑옷을 만들 때 사용했던 나무로 만들어진 갑옷틀도 장기간의 보존처리를 거쳐 최초로 공개된다.

용산 박물관은 첫 전시를 위해 여러 개인 소장가와 사립박물관에서 국보급 문화재를 빌려왔다. 부여박물관의 금동대향로와 간송미술관 소장의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을 비롯해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국보 180호)와 윤두서의 자화상(국보 240호)과 같은 최고의 명품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이밖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칼과 감은사 동탑 사리갖춤, 화엄석경 등도 소장처를 떠나 이곳에 전시된다.

▲경천사 십층석탑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거대한 높이의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눈을 사로잡는다.
고려 시대(1348년)때 세워진 이 탑은 1907년 일본에 밀반출되었다가, 영국인 베델과 미국인 헐버트의 노력으로 1918년 우리나라에 반환되었다. 3단으로 된 기단부는 사면이 돌출된 특이한 형태이다. 지난 달 8월에 복원이 완료됐으며 보존이 어려워 실내에 자리잡게 됐다.



▲금동반가사유상(국보 83호)
삼국시대 7세기 전반에 만들어졌다. 반가사유상은 한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모습으로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78호 반가사유상과 함께 앞으로 교체 전시될 예정이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칼(장검)
대표적인 조선의 칼로 임진왜란 중이던 선조 27년(1594년)에 한산도에서 만들어졌다. 칼에는 충무공이 직접 쓴 글귀가 새겨 있다.
‘석자되는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물이 떨고,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강산을 물들인다’


◀손기정 선수의 투구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마라톤 우승자인 손기정이 기증한 청동 투구. 이 투구는 당시 마라톤 우승자에게 주는 부상품이었으나 그 당시에 전달되지 못한 채 베를린 박물관에 보관돼 오다가 지난 1986년 뒤늦게 손기정 선수에게 수여됐다. 그는 이 투구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민족의 것이라 생각해 지난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고달사 쌍사자 석등
1층 전시실 로비에 자리잡고 있으며, 두 마리 사자가 불발기집을 받치고 있는 형태의 통일신라 시대 석등이다.



▲신라의 금관



▲부처
높이가 2.88m, 6.2톤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철불이다.



▲청자인 연꽃넝쿨무늬 매병(국보 97호)과 백자인 포도원숭이무늬 항아리(국보 93호). 이외에도 국보와 보물급 도자기들이 즐비하다.

올해 연말까지 무료로 개방되며 내년부터는 19세 이상 64세 이하 개인은 2000원, 7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은 1000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최대 3000명이 동시입장 할 수 있고 1일 최대 약 1만 80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개관 시간은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다.

글, 사진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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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발견 l 2005/10/20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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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미리 가본 '국립중앙박물관'

    Tracked from 김지희기자의 CoolHot  삭제

    국립중앙박물관이 10월 28일 드디어 개관합니다. 19일 프레스투어로 미리 다녀왔습니다. 박물관의 바깥 모습입니다. 박물관 건물 앞에 작은 호수(거울못)가 있어서 아름답습니다. 박물관의

    2005/10/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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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쪼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멋있으삼. 가봐야징~~~

    2005/10/24 22:38



국립중앙박물관이 10월 28일 드디어 개관합니다.
19일 프레스투어로 미리 다녀왔습니다.

박물관의 바깥 모습입니다. 박물관 건물 앞에 작은 호수(거울못)가 있어서 아름답습니다.


박물관의 상설전시실 내부 모습입니다. (전시실은 3층으로 이뤄져 있고, 가운데 통로 양쪽으로 전시실이 있습니다.)


너무 넓어서 발도 아프고 다리가 아프다면 전시실 곳곳에 있는 의자에 앉아 쉬면 됩니다. 또 건물 내부 제일 끝쪽에는 전망 좋은 휴게실(2층)과 찻집(3층)이 있습니다.


각 층의 이동은 다음과 같이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반대쪽에는 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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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예술의 발견 l 2005/10/1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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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국립중앙박물관. 인기가 대단한가봐

    Tracked from tfstory  삭제

    어제는 용산 녹사평역 근처에서 경비근무를 섰어. 그런데 말이야.   해방촌 근처던가... 하여튼 미군 기지 앞인데. 사람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는길인데. &nb...

    2005/10/3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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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과 구조가 똑같은 것 같아 아쉽네요.

    2005/10/1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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