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권칠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1/14 뜨거운 것이 좋아 ★★★


세 여자가 한 지붕 아래 있다. 각각 40대, 20대, 10대인 이들은 폐경기, 결혼적령기, 사춘기라는 인생의 거친 지점에 와 있다. 스물아홉 살 싱글들의 사랑과 고민을 다룬 영화 ‘싱글즈’(2003년)를 통해 동시대 싱글 여성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던 권칠인 감독이 4년 만에 새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내놓았다. ‘싱글즈’가 20대 후반 여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뜨거운 것이 좋아’는 세대를 위아래로 확장했다.

일과 사랑 모두 헤매고 있는 스물일곱 살 아미(김민희)와 남부러울 것 없이 당당한 40대 커리어우먼이자 싱글맘인 영미(이미숙), 그리고 순수하고 호기심 많은 여고생 강애(안소희)까지 세 사람은 각자 다른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

극중 20대의 아미는 ‘싱글즈’의 두 여주인공을 섞어놓은 듯한 캐릭터다. 술에 취해 실수로 ‘원나이트 스탠드’를 할 만큼 충동적이기도 하고, 조건 좋은 남자를 재는 등 여우 같기도 하다. 시나리오 작가인 아미는 일도 제대로 안 되는데 백수 남자친구까지 바람을 피워 속을 썩인다.

40대 잘나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영미는 20대 연하남자와 부담 없이 잠자리를 같이한다. “우리 내일부턴 쌩까자”며 택시비를 침대에 주고 떠나는 이도 영미다.

영미의 딸 여고생 강애는 남자친구와의 스킨십이 고민이다. 좀처럼 ‘진도’가 안 나가자 절친한 동성 친구의 코치를 받으며 첫 키스를 준비한다. 하지만 남자친구 대신 동성 친구에게 설렘을 느끼자 당혹해한다.

이 영화는 최근 여성들의 현실적 판타지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허구임을 아는 요즘 여성 관객에게 최근 드라마와 영화는 백마 탄 왕자를 선사하는 대신 싱글로서의 자의식을 드러내고 자아 찾기를 보여줌으로써 공감과 희망을 줬다.
이미숙은 기자시사회에서 “하고 싶지만 현실에서 할 수 없는 캐릭터, 시대가 원하는 여성 캐릭터를 연기함으로써 같은 세대 여성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줌마’ 나이에 살림살이에 찌드는 대신 젊은 연하남과 연애를 즐기는 영미나, ‘88만원 세대’라는 척박한 20대의 현실 속에서 돈 많고 안정적인 남자의 청혼을 뿌리치고 자아 실현의 길을 추구하는 아미 역시 그런 틀에 맞춰져 있다. 도시의 라이프스타일과 자유분방한 연애를 즐기면서 자아를 찾는 여성의 이야기는 공감을 줄지언정 4년 전 ‘싱글즈’ 만큼 더 이상 참신하지는 않다. 17일 개봉.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01/14 10:57

TRACKBACK :: http://kimjihee.com/trackback/88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98)
세상 속으로 (130)
영화 & TV (548)
여자로 살기 (20)
멋쟁이 그녀 (39)
책은 나의힘 (15)
예술의 발견 (17)
외출의 유혹 (29)

달력

«   2008/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get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