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마지막 한국 스릴러 영화인 ‘가면’ 역시 색다른 소재와 스타일리시한 영상을 내보이며 한껏 높아진 관객의 욕구를 웬만큼 충족시킬 만하다.
영화는 일단 소재 면에서 파격적이다. 동성애와 호모포비아, 마초적인 군대 내 성폭력 등 우리 사회의 금기를 전면에 다루고 있다. 여기에 세 건의 참혹한 살인사건과 살인범이 과연 누구인지를 추적하는 게 스릴러로서의 기본 뼈대다. 하지만 영화는 스릴러의 외피를 둘렀지만 멜로의 성격이 진하게 배어 있다. 따라서 숨 막히는 팽팽한 긴장감과 공포보다 후반부의 치명적이고 신파적인 사랑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후반부는 통속적이고 스타일리시한 홍콩 영화를 보는듯한 거친 터치와 낭만을 동시에 내뿜고 있다.
한 스포츠센터에서 두 남자가 잇따라 살해당한다. 사건을 파헤치는 조경윤 형사(김강우)와 박은주 형사(김민선)는 죽은 두 사람이 10년 전 군대 동기로 폭행사건의 가해자였음을 알게 된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인 이윤서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가운데 조경윤은 어린 시절 친구였던 이윤서의 행방을 캐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윤서의 비밀스러운 과거가 드러나면서 영화는 막판 반전과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리베라메’ ‘바람의 파이터’ ‘홀리데이’ 등을 연출한 양윤호 감독은 김강우, 김민선, 이수경 등 젊은 배우들을 기용해 트렌디한 감각의 영상을 만들어냈다. 김강우와 김민선이 맡은 형사들은 땀내 나는 아저씨가 아니라 쿨한 신세대 같고, 경찰서 역시 구식 인테리어에 어지럽게 널린 이미지 대신 할리우드 영화나 미드에서 봤던 통유리의 첨단 이미지를 자랑한다. 27일 개봉.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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