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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2/19 음란서생 ★★★ (3)


영화 ‘왕의 남자’에 이어 사극 열풍을 이어가려는 ‘음란서생’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음란 소설 창작에 뛰어든 점잖은 사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는 신분에 얽매였던 사람들의 사랑과 예술을 향한 과감한 용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대부 집안의 자제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인 윤서(한석규)는 호방함과는 거리가 먼 소심한 글쟁이이다. ‘공맹’을 받들던 그는 우연히 ‘난잡한 책’을 접하고, 오직 음란한 단어 몇 개만 봤을 뿐인데 머릿속에서 떨칠 수가 없다. 그의 억눌려 있었던 욕망과 글솜씨가 결합해 곧 난잡한 소설이 완성된다. ‘추월색’이라는 필명으로 음란소설 작가가 된 그는 절대 고수인 인봉거사에게 밀리자, 힘찬 필치의 그림을 그리는 의금부 도사 광헌(이범수)의 삽화를 곁들여 최고의 음란서를 만든다.

여기에 왕의 후궁이자 윤서의 정인(情人)인 정빈(김민정)은 이들에게 영감의 대상이 된다. 궁에 갇혀 살던 정빈은 섬세하고 강인한 윤서에게 반해, 그와 정을 나누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탈을 행하는 여인이다. 결국, 사랑을 배신당한 정빈의 분노로 두 남자의 거칠줄 모르는 음란 창작은 파국을 맞는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억눌렸던 성(性)적 욕망을 은근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음란서생’은 영화 ‘스캔들’과 비슷하다. 영화는 ‘정사’ ‘박치기’ ‘스캔들’의 시나리오를 쓴 김대우의 감독 데뷔작이기도 하다. ‘스캔들’이 뒤늦게 사랑을 깨달은 바람둥이 난봉꾼의 비극을 다뤘다면, ‘음란서생’은 한 소심한 양반의 자아 찾기를 그렸다. ‘음란서생’의 윤서는 모든 일에 몸을 낮추는 인물이었지만, 음란 창작이라는 일탈을 통해 과감한 도전을 행하는 용기 있는 인물이 된다.

영화는 또 ‘꿈 꾸는 것 같은 것, 꿈에서 본 것 같은 것, 꿈에서라도 맛 보고 싶은 것’이라는 ‘진맛’을 작품에 담아내려는 윤서를 통해 진정한 예술과 작품이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예술과 대중물의 구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스캔들’부터 ‘왕의 남자’까지 최근 일련의 사극들이 과시한 우리 선과 색의 아름다움은 이 영화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의상과 미술은 지금까지의 사극 영화 중 가장 현대적이다. 특히, 검은색의 한복과 궁중 내부는 조선 궁궐이라기보다는 현대적인 ‘젠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연상시킨다.

또 ‘음란서생’은 직접적으로 현대와의 소통이 가장 활발한 사극 영화이기도 하다. ‘폐인’ ‘댓글’ ‘동영상’ 등 오늘날의 인터넷 어휘가 조선 시대 음란책을 통해 같으면서도 다른 동음이의어로 살아 숨쉰다. ‘왕의 남자’처럼 희극과 비극이 잘 뒤섞여 있지만, 희극적인 전반부와 비극적인 후반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돼지 않고 별개의 것으로 느껴진다.

영화의 완성도를 더한 것은 주연 배우들이다. 한석규는 점잔을 떨고 소심하다가도 예상 외의 음란함과 능청스러움을 가진 사대부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이밖에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김민정 역시 음란 작가들의 ‘뮤즈’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을 뽐낸다. 또 대장부 스타일의 이범수와 음란 출판계의 배급 전문가 오달수도 각 역에 완벽하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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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6/02/1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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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wani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선 한국영화를 개봉일에 맞춰 볼 수 없다는게 참 아쉽습니다....ㅠ.ㅠ

    2006/02/1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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