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아 초유의 히트작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3년 만에 영화 ‘걸스카우트’로 관객을 찾았다. 영화는 김선아를 비롯해 나문희, 이경실, 고준희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네 명의 여자가 떼인 곗돈을 직접 찾아 나선다는 액션 소동극. 김선아가 맡은 미경은 30대 초반 애엄마로 직접 노란 봉고차를 몰며 도망간 계주를 쫓는 자칭 걸스카우트의 리더 격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전의 쾌활하고 코믹한 캐릭터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경은 김선아가 처음 맡아보는 미시 캐릭터다. 여전히 악당과는 거리가 먼 착하고 씩씩한 캐릭터이지만 코믹과 웃음기는 걷어냈다. 오히려 ‘피 같은 돈’을 찾으려는 절박함과 진지함이 채워졌다.
“사람들은 제가 웃길 것을 기대하죠. 그게 제가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고요. ‘걸스카우트’의 미경은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애도 낳고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든 인물이에요. 철도 없고 경험도 없다보니 잘 살아보려고 하지만 실수도 하고 그래서 돈도 까먹은 거죠. 삼순이가 서른살 노처녀 캐릭터였다면, 미경은 30대 초반으로 비슷한 나이지만 일찍 생활고를 겪어 일찍 성숙해버린 인물이에요. 이런 인물이기 때문에 일부러 웃음을 배제했어요.”
김선아는 ‘삼순이’로 많은 싱글 여성들의 언니이자 당찬 롤모델이 됐다. 아직도 ‘재방송’이 많아서 삼순이가 안 잊히고 있다고 하소연 섞인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최근엔 아시아 지역에 방송되면서 해외 팬들도 늘었다. “여성팬이 많아서 참 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영화도 여자영화라 자부심이 커요.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 여성들이 약하지만 강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줬고, 앞으로도 이런 영화가 더 나왔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너무 여자들끼리만 있었더니 다음번엔 진한 멜로를 하고 싶어요."(웃음)
과학 수사 대신 무턱대고 사람을 추적하는 영화이다 보니 배우들의 맨몸 액션신도 많다. 김선아 역시 많이 뛰고 때리고, 또 많이 맞았다. 속도감 있게 편집이 잘 돼서 만족하지만 잘린 분량도 많다고. “편집돼서 없어진 부분을 생각하면 너무 아프죠. 하지만 나무를 비유해서 말하자면 전체 모양을 봐서 필요 없는 줄기를 쳐야 할 필요는 있으니까 이해해요.”

이렇듯 한 작품에 열정을 쏟고 완벽을 기하다보니 김선아는 한 번에 두 가지는 절대 못한다고. ‘내 이름은 김삼순’ 성공 이후 많은 작품들의 출연 제의가 그에게 쏟아졌지만 전부 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결국 ‘목요일의 아이’(‘세븐데이즈’)를 두고 허송세월한 것도 이 같은 ‘지조’ 때문인 듯싶다. 소송 등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을 텐데도 김선아는 “목요일은 내 주위에선 금칙어”라며 농담까지 했다.
“데뷔 초기 땐 TV 쇼프로그램, 드라마, 라디오를 한꺼번에 하면서 참 즐거웠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뭐하고 있나’라는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이후 한 가지만 집중하게 됐어요. 겹치기는 죽어도 못해요.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 집중력의 문제거든요. 연기도 연애처럼 한 대상에게만 몰두해야 되는 체질이에요.”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사진=황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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