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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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4 암울하고 허무해진 할리우드 재난영화


 


이번 겨울 스크린 속 미국은 대재앙을 겪었다.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온 괴물들이 인간을 잔인하게 살육하거나(‘미스트’), 인간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뉴욕이 황폐화되고(‘나는 전설이다’), 정체 모를 괴물이 뉴욕을 닥치는 대로 파괴한다(‘클로버필드’).

이들은 할리우드가 블록버스터 장르로서 선호했던 ‘재난 영화’들이지만, 그 모양새가 예전과 다르다. 기존 재난영화의 문법은 외계인, 괴물, 허리케인, 빙하 등의 재앙을 맞닥뜨린 인간이 그 한계를 절감하지만, 끝내 이를 극복하고 평온을 되찾는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을 습격한 재난영화는 낙관적인 대신 암울하고 허무하다. 게다가 재난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떻게 끝나는지 속 시원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관객에게 위안을 주기보다는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또 괴물이나 자연재해의 화려하고 파괴적인 스펙터클보다는 인간의 나약함과 내면의 공포에 더 집중하는 것도 특색이다. 재난영화를 단순히 스펙터클한 오락물로 여겼던 할리우드가 9·11의 기억을 환기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이젠 스릴러와 공포로부터 오락성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스티븐 킹 소설 원작의 영화 ‘미스트’는 슈퍼마켓에 갇혀 짙은 안개 속 잔인한 괴수의 공격에 맞서야 하는 인간들의 사투를 그렸다. 고립된 공간에서의 집단공포는 점차 인간의 나약한 본성을 드러내게 한다. 이 영화는 기존 재난영화의 문법을 벗어난 충격적인 결말로 관객으로부터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에서는 “허무의 극치”라고 혹평을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공포로 분열된 인간의 본성을 그린 수작”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24일 개봉한 ‘클로버필드’는 유튜브 세대를 위한 라이브 재난 영화다. 뉴욕의 평범한 어느 날 밤 갑자기 굉음이 들리고 도시가 흔들린다. 자유의 여신상 머리는 길거리에 나뒹굴고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도망 다닌다. 뉴욕을 부숴대는 정체 모를 괴물은 제대로 그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어디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관객은 알지 못한다. 영화는 잔혹한 괴물과 이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기보다는 현장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공황상태를 전달할 뿐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든 윌 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는 그나마 가장 할리우드적이다. 인간은 바이러스에 의해 죽거나 식인 좀비가 돼버리고, 뉴욕 최후의 인간 네빌은 낮에는 텅 빈 뉴욕에 홀로 지내고 밤에는 좀비들의 공격을 피해 집에 숨어 지낸다. 원작의 결말을 지나치게 할리우드적으로 각색했다는 논란을 낳은 ‘나는 전설이다’에서 윌 스미스의 최후는 ‘아마겟돈’에서 자신의 한 몸을 희생해 지구를 구한 브루스 윌리스의 경우와 비슷해 보인다. ‘아마겟돈’이 웅장한 음악과 감동의 과잉으로 위대한 영웅 만들기에 주력했다면, ‘나는 전설이다’는 종말론적 분위기가 도시를 감싸는 가운데 홀로 변종인간을 상대해야 하는 윌 스미스의 고독과 공포를 강조했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씨는 “최근 재난영화들은 이전 방식에서 일탈하고 있다”며 “예전 재난영화는 생존과 희생을 보여줬지만 최근엔 주인공의 죽음이 많아졌고, 재난의 성격 역시 매우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할리우드가 인간 무의식 속 공포를 드러내며, 재앙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고 세계 인류의 공동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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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01/2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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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영화 클로버필드 흥행성공의 비결은?

    Tracked from 세상을 바꾸는 블로그  삭제

    [스포일러 있습니다] 지난 1월 18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클로버필드 (Cloverfield)는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라는 평가에 맞게 첫 주말 사흘 만에 4,100만 달러의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1월 흥행수익 최고 기록을 갱신한 성적인데, 특히 제작비가 3,500만 달러밖에 안 든 영화인 점을 생각할 때 대단한 성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이미 1년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예고편 때문..

    2008/01/24 22:19
  2. Subject: 클로버필드 (Cloverfield, 2008) _ 실감나는 공포의 시각

    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삭제

    클로버필드 (Cloverfield, 2008) (스포일러 살짝 있음) 국내에는 TV시리즈 <로스트>와 <앨리어스>. 그리고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J.J.에이브람스가 '감독'이 아닌 '제작'을 맡은 작품. 괴물이 나온다는 정보 외에는 의도적으로 영화에 관한 정보를 철저히 누출하지 않는 것을 마케팅으로 삼아 결국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게 될 영화. 사실 이 영화는 처음 정보를 접하고 나서는 올해 1월의 최고 기대작..

    2008/01/25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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