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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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게 큰 인기를 안겨준 역은 행운이면서 동시에 치명적이다. 배우는 명성을 얻는 대신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게 더욱 힘들어진다. 도지원도 그랬다. 2001년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악독한 경빈 역을 맡은 도지원은 “뭬야?”라는 말을 유행시키며 큰 성공을 거뒀지만, 경빈 이미지는 대중에게서 쉽게 잊히지 않았다. 이후 도지원에게는 강하고 독한 역할만 들어왔다.

새 영화 ‘펀치레이디’에서 도지원은 180도 변신해 연약하고 촌스런 아줌마가 됐다. 뽀글거리는 파마에 화장기 없는 맨얼굴, 펑퍼짐한 옷차림은 이전의 도회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게 만든다.

지난해 영화 ‘신데렐라’에서 첫 주연을 맡은 이후 이번 영화에서 도지원은 중학생 딸과 이종격투기 챔피언을 남편으로 둔 전업주부 하은 역을 맡았다. 13년간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렸던 나약한 여자는 남편에게 이종격투기 도전장을 내민다. 영화는 예상대로 흘러가 여자는 최후의 화끈한 펀치로 남편을 응징한다.

직접 대면한 도지원은 우리 나이로 마흔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고왔다. 단아한 분위기에 차분하고 조근조근한 말투가 잘 어울렸다. 도지원은 아줌마로의 변신에 대해 “주인공 하은이 연약하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라 더 끌렸어요. 기존의 차갑고 독한 이미지가 없는 역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기존의 내 이미지를 버릴 수 있어서 촌스런 옷차림이나 액션 연기 등 모든 게 재미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도지원은 연기 변신과 다양한 연기에 목말라 있었다. “처음에 영화가 가정폭력을 다루고 이종격투기를 실제 배워야 한다고 했을 땐 관심도 없었어요. 하지만 시나리오를 다 본 뒤엔 딱 그림이 그려졌어요. 연약하고 순진무구한 여자가 강한 파이터로 변하잖아요. 약한 면과 강한 면을 모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매력을 느꼈어요.”

영화 후반 남편과 대결을 펼치는 이종격투기 장면을 위해 도지원은 실제로 3개월간 이종격투기 훈련을 받았다. 손에 금이 가는 부상도 입었고, 전에 겪어보지 못한 맞는 연습도 했다.

미혼인 여배우에게 중학생 딸을 둔 엄마 역이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도지원은 이에 대해 “예쁘게 보이는 건 관심 없어요. 관객이 도지원의 이미지를 다른 이미지로 봐주기를 원했어요. 엄마라는 점보다는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가 더 중요해요”라고 강조했다.

데뷔한 지 18년. 도지원은 이제 드라마보다 영화 재미에 푹 빠졌다.

“할리우드에선 여배우들이 30∼40대에 더 활발하게 활동하잖아요. 우리나라도 그렇게 변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가 고를 시나리오가 많지는 않아요. 좋은 이미지의 역할만 고집하는 배우, 또 배우에게서 기존의 고정된 이미지만 끌어내려는 감독, 모두 마인드가 변했으면 합니다.”

글 김지희, 사진 김창길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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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7/10/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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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레이브 원
남성의 폭력에 맞서 화끈한 펀치를 날리는 여성들이 스크린을 달구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기존 ‘강한 여성’이 그 힘과 정당성의 근원을 모성으로부터 끌어왔던 것에 비해 모성을 탈피한 캐릭터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툼레이더’ 같은 일부 여전사 액션영화를 제외하면 그동안 영화 속 ‘강한 여성’ 캐릭터는 ‘어머니는 강하다’는 믿음을 밑바탕에 둔 모성 이데올로기에 의존해 왔다. 아이를 잃은 엄마나 아이를 지켜야 하는 엄마는 그 누구보다도 강해졌다. 한국 영화사에서 독특한 여성 킬러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친절한 금자씨’나 엄정화가 연쇄살인마로 분했던 영화 ‘오로라 공주’에서도 아이를 잃은 엄마의 원한이 강한 여주인공을 탄생시켰다.

이 같은 모성 신화는 할리우드 영화라고 예외는 아니다. 작년 조디 포스터 주연의 ‘플라이트플랜’이나 최근 니콜 키드먼 주연의 ‘인베이전’ 역시 아이를 지키려는 모성이 평범한 여주인공을 강한 여성으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심지어 최고의 액션 여전사로 기억되는 ‘킬빌’의 우마 서먼에게도 모성은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개봉 중인 영화 속 강한 여주인공은 이 같은 모성성을 극복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막강한 힘을 지닌 남성화된 여전사도 아니고, 성적인 매력으로 남자를 정복하는 팜므 파탈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여성으로서 폭력적인 남성세계에 반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개봉한 조디 포스터 주연의 ‘브레이브 원’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스스로 총을 꺼내든 여성의 이야기다. 약혼자와 행복한 날들을 보내던 에리카는 어느 날 길거리에서 마주친 갱들로부터 무자비한 폭력을 당한다. 약혼자를 잃고 홀로 남은 에리카는 이후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들에게 총을 겨누고, 나아가 법으로 죄를 물을 수 없는 악당까지도 직접 처치한다. 조디 포스터는 전작 ‘플라이트플랜’에서 실종된 아이를 찾아나서는 강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브레이브 원’에서는 오로지 자기 자신과 복수, 그리고 정의를 위해 밖으로 나선다.

25일 개봉 예정인 도지원 주연의 한국영화 ‘펀치 레이디’는 13년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이종격투기 선수로 변신한 가정주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남편 앞에서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폭력을 참고 살아온 주부가 남편과 링 위에서 한판 붙는다는 내용이다. 주인공 하은에게는 딸이 있기는 하지만 하은의 남편에 대한 도전은 딸을 지켜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

지난 9월 초 개봉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데쓰 프루프’는 마초 남성을 응징하는 젊은 여성들의 힘을 보여줘 여성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현실에서도 영화 속에서도 여성들은 여성들만 노리는 범죄자에게 무기력하게 당해왔다. 하지만 ‘데쓰 프루프’에서 여주인공들은 그저 당하고 있지 않는다. 이들은 화끈한 카체이싱으로 범인을 쫓고 붙잡은 뒤 통쾌한 펀치를 날린다.

동국대 유지나 교수는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어머니 또는 섹시한 젊은 여성 등으로 아직까지 다양하지 않다”며 “폭력을 미화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영화에서 여성이 모성애를 빙자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신선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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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7/10/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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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도지원 "폭력 남편에 펀치 날려요"
 영화 '펀치레이디' 시사회에 참석한 강효진 감독, 배우 도지원, 손현주, 박상욱.(왼쪽부터)
배우 도지원이 가정폭력 남편에게 화끈한 펀치를 날리는 펀치레이디로 변신했다.

도지원 주연의 영화 ‘펀치레이디’는 13년간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에 시달려온 한 주부가 남편의 주종목인 이종격투기로 남편과 한 판 맞붙는다는 내용. 도지원은 중학생 딸을 둔 엄마이자 가정폭력의 연약한 피해자이면서 결국 시원한 한방을 날리는 여성 하은 역을 맡았다.

15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펀치레이디’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도지원은 “처음엔 영화가 가정폭력과 이종격투기라는 얘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도지원은 “처음엔 연약하고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던 여자가 자기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 액션영화를 좋아하는데 액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약한 모습과 강한 모습을 모두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실제 3개월간 이종격투기 훈련을 받은 도지원은 연습하면서 손목에 금이 세 개 가는 등의 부상을 입기도 했다. 도지원은 “맞는 장면을 찍을 때는 내 안에 든 장기들이 터지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팠다”고 말했다.

‘맞을 짓을 하니까 때린다’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구제불능 남편 역을 맡은 배우 박상욱은 비열하고 악랄한 남편 역을 얄밉게 소화해냈다. 너무 나쁜 역이라 걱정 반 기대 반이라는 그는 그럼에도 “이유 없이 맞고 사는 소수의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 이보다 더 나쁜 역이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강효진 감독은 여주인공을 캐스팅하기까지의 어려웠던 점을 토로했다. 강효진 감독은 “30대 중반 여배우들은 이종격투기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또 대역보다 실제 연기를 원했더니 대부분 출연을 고사했으며, 심지어 중학생 엄마를 갓난아기로 바꿔주길 바라는 배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도지원씨는 실제 이종격투기 액션과 중학생 딸을 둔 엄마 역임에도 선뜻 나서주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강효진 감독은 또 “이 영화는 여성 우월주의 영화가 아니라 가정폭력에 관한 영화”라며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가부장적 사회이며,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이 더 많다. 이 시나리오를 들고 충무로 다닐 때 좋은 소리를 못 들었다. 그만큼 영화로 만들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이 영화를 통해서 폭력의 문제점과 여성이 폭력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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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7/10/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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