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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0/15 영화 자체가 '밀리언달러 베이비' ★★★★★


[2005.03.04 에 썼던 글입니다.]



나는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를 보기 전에 편견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이 영화가 올해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명예로운 '영광'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다.
미국적인 아카데미의 취향대로 미국적이고 아름답고 휴머니즘적이고, 그래서 너무 감동적인(아니, 감동을 강요하는) 영화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다.

하지만 이 영화는 휴머니즘 영화이되 휴머니즘을 너무 강조한 영화도 아니었으며, 감동적인 영화이되 감동의 세례를 마구 쏟아붇는 영화도 아니었다. 또 헝그리 정신의 복싱 영화이되 복싱 영웅의 인간 승리를 다룬 영화도 아니었다.

늙은 체육관장이자 트레이너인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가난한 웨이트리스인 매기(힐러리 스웡크)는 사제지간을 넘어 서로에게 부재한 가족이 되어준다. 그들은 서로에게 과도한 애정을 표현하지 않지만 그들의 애정은 그 무엇보다 굳건하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그저 복싱이 좋은 서른 한 살의 매기는 무작정 프랭키를 찾아와 가르쳐달라고 한다. 계속 거절하던 프랭키는 그녀의 트레이너가 되고, 이후 매기는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이들 앞에 예기치 않은 비극이 닥치면서 영화는 여느 영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는 자세하게 많은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프랭키와 연락이 두절된 그의 딸의 관계가 왜 그렇게 됐는지 등을 영화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과장 없이도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보통 할리우드 영화에 흔히 나오는 가족주의와 풍족함, 낙관적 행복도 배제됐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시니컬하고 음울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온갖 물건을 싼 가격에 판매하는 상점에서 우연히 건져 올린 백만 달러 가치의 물건이 바로 '밀리언달러 베이비'이다. 프랭키가 처음에 '여자', 그것도 서른 하나씩이나 먹은 '연로한 여자'이기 때문에 무시했던 매기가 바로 밀리언달러 베이비였던 것처럼 나에게는 이 영화가 말 그대로 '밀리언달러 베이비'였다.

처음에 고백한대로, 그렇고 그런 감동적인 할리우드 영화라고 생각했던 영화가 예기치 않은 보물같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연출이나 연기 면에서나 절제의 미학으로 하나의 '고전'을 창조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단지 재미나 싸구려 감동보다는 정신의 고양과 같은 숭고한 감동을 느꼈다. 때문에 이들은 할리우드식 영웅이라기보다는 그리스 비극의 숭고한 주인공같은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내게 '뮤즈'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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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5/10/1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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