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불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8/17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 (2)
  2. 2007/02/12 바람피기 좋은 날 ★★☆


기대를 갖고 봤지만, 생각보다는 단순하고 도식화된 영화였다. 스타일리시한 영상이 영화를 고급스런 불륜으로 포장하기는 했지만 별로 남는 건 없다. 영화 속 각자에게 새로 나타난 상대가 과연 '진정 사랑하는 상대'인지도 의문이 들고...

화면이 고급스럽고 트렌디하다 보니, 내용도 지지고 볶는 대신 쿨하긴 하지만 가슴을 후벼파는 건 없었다. 차라리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의 불륜과 사랑을 그렸던 노희경 작가의 몇년 전 드라마 <바보같은 사랑>이 더 와닿는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건 한채영의 베드신이 아니라, 그 당당하던 유나(엄정화)가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남몰래 침대에서 소리죽여 울던 장면이었다... <러브 액추얼리>의 중년 부부 크리스마스 선물 사건처럼 가슴이 아팠다...  

어쨌든, 이 포스터는 인상적이다. 옆에 동반자가 있지만, 서로 엇갈려 손을 잡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결혼한 사람들에게 이 질문은 당연히 ‘예스’가 되어야 할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수많은 드라마, 영화, 소설이 끊임없이 갖가지 바람과 불륜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여기 두 커플, 네 남녀가 있다. 유나(엄정화)와 민재(박용우) 커플은 연애 결혼을 했지만 이젠 뜨겁기보다는 생활형 부부다. “아직도 나를 보면 떨려?”라는 유나의 질문에 민재는 “연애 4년, 결혼 3년에 아직도 그러면 심장병이지”라는 말로 대꾸한다.

또 다른 커플인 소여(한채영)와 영준(이동건)은 젊고 부자로 겉보기에 남부러울 것 없지만 선으로 만나 허울 뿐인 부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린 결혼 전이나 결혼 후나 똑같아요. 한번도 뜨거운 적이 없었거든요”라는 소여의 말이 이들 커플의 상태를 설명해준다.

 친구가 개업한 바에서 처음 만나게 된 두 커플은 곧 서로 짝을 바꾸어 연애에 빠져든다. 홍콩 출장에서 만나게 된 민재와 소여는 뜨거운 육체적 관계로 위험한 사랑을 시작한다. 유나와 영준은 도발적인 실랑이로 티격태격하며 설레임을 갖는다.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게 ‘스와핑’이 아니라 ‘크로스 스캔들’인 이유는 자신들만 모른 채 서로 엇갈렸기 때문이란다.

 네 명 모두 배우자 외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으면서 서로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 상황이 된다. 영화는 결국 이들이 누구와 맺어졌는지 결론내기보다는 모두가 혼자이며 모두가 짝을 맺기도 한 열린 결말을 보여준다.

결국 영화는 관객에게 사랑과 결혼에 관한 영원히 풀리지 않는 질문을 던진다. ‘결혼한 뒤에 새로운 사랑이 나타난다면?’ 또는 몇 년 전 영화제목처럼 ‘결혼은 미친짓이다’?

도회적이고 고급스런 배경과 소품은 화면을 꽤 ‘폼’나게 했지만 이 진지한 문제를 너무 쿨하고 가볍게만 그려내고 말았다.

김지희 기자 www.kimjihee.com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7/08/17 15:24

TRACKBACK :: http://kimjihee.com/trackback/706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팀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거 삼각관계를 묘사한 사진에서 여성1명에 남자2, 그리고 벤치에서 뒷모습만 촬영한 것도 인상이 깊었는데. 이 포스터는 앞에서 드러내놓고.. ^^

    팀 블로그 주소링크를 업데이트해주시길.. ^^

    2007/08/18 09:09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람아, 멈추어다오"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은 추억의 노래 이지연의 이 노래로 시작하고 이 노래로 끝맺는다. 어느 화창한 날 두 유부녀의 일탈. 바람은 담배나 초콜릿처럼 끊을 수 없는 유혹이다. 남편과 경찰로부터 현장을 들켰어도 아슬아슬하게 007작전을 하면서까지 만나고 싶은 거다. 또 목발을 짚고 걷기 힘들어도 힘들게 걸어나가 만나고 싶은 거다.  

두 주부가 채팅을 통해 남자를 만난다. 30대 미시 주부 김혜수는 새파랗게 어린 대학생 이민기를, 너무 빨리 결혼해 여덟살짜리 애가 있는 소녀같은 20대 아줌마 윤진서는 여느 보통의 총각 직장인을 만난다. 까페에서 만난 이들은 벌건 대낮 모텔에 들어간다.  

관능적인 김혜수와 혈기왕성한 이민기는 소란스럽고 시끌벅적하게 거침없는 섹스를 한다. (이들은 영화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와 봉태규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고 나서는 맛있게 밥을 먹고 아기자기하게 데이트를 즐긴다. 섹시한 30대 언니와 "누님 제가 즐겁게 해드릴게요"라며 충성(?)을 바치는 20대 대학생은 잘 어울려 보이기까지 한다.

순수한 소녀같은 윤진서는 단순히 육체적 관계보다는 정서적 교감을 원한다. 무조건 달려드는 이종혁에게 대화를, 이야기를 요구한다. 몸과 체온을 나누면 마음까지 주게 되는 여느 여자들처럼 윤진서도 그를 섹스 파트너 그 이상, '연인'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집에 있다가도 그가 부르면 꽃단장을 하고 달려나가고, 그의 직장에 찾아가고, 그에게 넥타이를 선물한다. 어떤 때는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그를 유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한번만"이라는 애원은 결코 그녀가 원하는 방식의 애정이 아니었다.

영화는 이 두 유부녀들에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또 이들의 남편이 최악은 아니지만, 너무 일에 빠졌다거나 또는 예전에 불륜을 저지른 적이 있다는 내용을 들어, 약간은 이들의 바람기를 정당화시킨다. 게다가 상대 남자들이 결혼하지 않은 싱글이라는 점은 그녀들이 온전히 자신들의 욕망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죄의식 없는 이 여성들에게 굳이 '죄'의 대가를 치르도록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  

불륜 여성의 욕망, 불안함, 그리고 최악의 파멸까지 전부 보여줬던 <해피엔드>나 <언페이스풀>처럼 불륜의 어두운 측면을 다루지 않기에 <바람피기 좋은 날>은 긴장감이 떨어진다. 또 무엇보다 이들 영화보다 덜 에로틱하고 덜 야하다. 아무리 코미디 측면이 강한 영화라지만 여성의 은밀한 욕망, 치명적 유혹, 어두운 쾌락을 잘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다. 또 이들은 <바람난 가족>의 문소리와 윤여정처럼 공허한 남편에게 대놓고 '아웃'을 선언하거나 탈출을 감행하지도 않는다.  

<바람피기 좋은 날>의 두 여성은 어쨌든 일상으로 돌아온다. 파국을 맞든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등 이들은 잃은 것도, 얻는 것도 없이 제자리에 그대로 머문다. 그들의 바람은 그저 한 번 불었다 사라진 '바람'일 뿐. 결국, 그 '바람'을 통해 이들이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저 잠깐의 쾌락? 추억? 아니면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친구? 영화 마지막엔 결국 두 남자는 떠나고 두 여자만이 남는다. 불륜의 추억을 공유한 두 여성의 연대감은 너무 생뚱맞다.  

윤진서가 환자복을 입은 채 모텔을 나서는 후반 장면에서 세찬 바람이 분다. 영화 <언페이스풀>에서 다이안 레인이 프랑스 남자를 처음 만난, 잘못된 만남이 시작된 바로 그날처럼. 외국 영화이기 때문에 '바람wind'이 'cheat'은 아니지만, 어쨌든, 바람이 세게 부는 날 다이안 레인의 불륜이 시작됐다. 반대로 윤진서는 바람을 끝낸 뒤 바람을 헤치고 모텔을 나선다. 바람을 온몸으로 맞서며 걷던 그녀는 속으로 "바람아 멈추어다오"라는 주문을 외우고 있었을까?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7/02/12 14:04

TRACKBACK :: http://kimjihee.com/trackback/52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12)
세상 속으로 (131)
영화 & TV (560)
여자로 살기 (20)
멋쟁이 그녀 (39)
책은 나의힘 (15)
예술의 발견 (18)
외출의 유혹 (29)

달력

«   2008/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get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