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씨엠리업'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5/11/21 앙코르와트 여행기 (9)


2005년 11월 중순 3박 4일간의 앙코르와트 여행.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세계 여행지 중 하나라고 하는 이 곳을 이번 가을 휴가 때 가게 됐다.
정확하게 말하면, 앙코르와트는 앙코르톰이나 반데이스레이 등을 포함한 앙코르 유적지 중 하나다.
캄보디아의 씨엠립 시에 있는 이 유적지는 고대의 신비와 세월의 흔적을 담은 쓸쓸한 폐허의 모습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었다.

▲앙코르와트. 연꽃이 핀 아름다운 인공호수를 둘레로 사방 1km에 걸쳐 축조된 아름다운 석조 건물.
▲정식 국명 'KINGDOM OF CAMBODIA'인 캄보디아의 국기. 캄보디아를 찾는 관광객들 대부분은 바로 앙코르와트 때문일 것이다. 현재 전세계에 캄보디아를 대표할뿐만 아니라, 크메르민족(캄보디아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앙코르와트는 1993년 제정된 국기에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씨엠립으로 가는 경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패키지 여행 상품으로는 태국이나 베트남과 함께 연계돼 있는 상품이 많다. 태국과 함께 연계된 상품은 5시간 정도 육로로 가는 일정인데다 앙코르톰이나 앙코르와트를 단 하루에 보고, 앙코르 예술의 백미인 반데이스레이는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격은 정말 싸다.

앙코르와트만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데, 우리나라의 아시아나 직항 노선을 이용하거나 대만의 원동항공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글을 썼던 당시와 달리 최근엔 대한항공 직항까지 생기고 앙코르와트 인기가 더해져 가는 방법이 훨씬 다양해졌다. 경유 방법도 대만 외에 마카오도 생겼다.)
원동항공은 중간에 대만의 까오슝에서 쉬었다가 가는데 아시아나 직항보다 훨씬 싸다. 까오슝에서 쉬는 시간은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정도인데, 쉬는 동안 까오슝 공항의 면세점도 이용할 수 있고 내렸던 자리에서 다시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다.

이번 여행에서 바로 이 원동항공을 이용했는데, 오래 앉아 있기 싫어하는 나로서는 오히려 중간에 쉬면서 작은 공항이지만 면세점도 둘러보고 걸어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빨간 비행기가 대만의 '원동(遠東, Far Eastern)항공'이다. 비행기를 타고 나서야 한자로 '遠東', 영어로는 Far East인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극동(極東)'으로 번역되는 바로 그 단어가 대만에서는 '원동'이었던 것이다.
이 비행기는 무척 작다. 중앙좌석이 없고,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세 좌석씩 있다. 즉, 한 줄에 여섯 좌석이 있다. 작다고 해서 걱정했지만, 그 점만 빼면 그냥 보통 비행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혹시 이 비행기 타고 여행하실 분 참고 :: 기내에서 파는 면세품 중 다른 건 모르겠지만 '클리니크 슈퍼시티 블록'은 정말 쌌다. 우리나라 백화점에서 3만3천원, 우리나라 면세점에서도 2만원대인 게 여기서 18달러였다. 당장 샀다. )

앙코르와트 유적지가 있는 씨엠립 시. 여기의 씨엠립 공항은 국제공항이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작았다. 그래서 지금 공항을 확장하는 공사가 크게 진행 중이다.
공항에서 보딩을 기다리면서 많은 서양인들이 방콕행 비행기를 타는 것을 봤다. 궁금해진 나, 공항직원에게 씨엠립에서 어느 도시로 갈 수 있는지 물었다. 그는 "아직은 공항이 작아서, 대만의 타이베이와 까오슝, 방콕, 베트남 등지 밖에 운항을 안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성수기 때는 일본 오사카나 서울 등지도 운행한다고. 큰 신공항이 건설되면 더 멀리, 더 많은 비행기가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직접 보고 겪은 씨엠립, 캄보디아는 정말 못 사는 나라였다. 어디든 갈 때마다 관광객들에게 돈을 구걸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맨발인 아이들도 흔했다. 함께 간 현지의 한국인 가이드는 "아무리 불쌍해도 절대 돈을 주면 안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정부의 협조사항인데, 돈 맛을 안 아이들이 학교에 안 가고 구걸만 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씨엠립의 재래시장에서 어린 동생을 안고 있던 한 소년. 계속 나를 따라다니며 돈을 구걸했지만, 돈 대신 면세점에서 샀던 초콜릿을 줬다. 이 꼬마는 초콜릿을 동생에게 먼저 먹였다. 아이들은 대부분 마른 아이들이었지만, 추위가 없는 열대 나라이기 때문에 먹는 것을 굶고 살지는 않는 것 같았다.
씨엠립에는 고층 건물이 없었다. 전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지라 호텔은 많았는데, 모두 건물이 낮았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역시 높이 제한이 있었다. 높으면 앙코르와트가 보이기 때문이라나? 그래서 모든 호텔이 높아봤자 5~6층이었다. 아무튼, 호텔에서는 편하게 깨끗하게 머무를 수 있었지만, 바깥은 아직까지 비포장 도로가 많아 흙먼지 날리는 그런 곳이었다.

▲앙코르톰의 바이욘사원.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자 부처의 얼굴이다. 약 50개의 탑의 4방에 이러한 얼굴이 조각돼 있다. 장엄하면서도 아름답다.
모나리자의 신비로운 미소 못지 않은 아름답고 자비로운 미소가 빛나며 '앙코르의 미소'로 불리운다.

▲영화 '툼 레이더'에도 나왔던 타 프롬 사원. 생명력 강한 수많은 나무가 오래된 사원을 감싸고 뚫고 자라 신비로움을 더한다.

▲앙코르 유적지 중 가장 아름다운 사원 중 하나인 반데이스레이. 규모는 작지만 매우 섬세하고 우아하고 아름답다. 크메르 예술의 극치라고 한다.

▲프놈바켄 사원에서 일몰을 보기 위해 모인 세계 각지의 여행자들. 일몰이 끝나자 일부 관광객들은 박수를 쳤다. 세계 여행인들이 한 뜻으로 모여 함께 같은 것을 공유한 것은 재미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현재 승려들이 있는 어느 사원에서 본 풍경. 종교 외에 교육의 기능도 하고 있는 한 사원에서 선생님이 아이를 가르치는 모습.

▲교복 입은 캄보디아의 학생들. 구걸하는 아이들, 또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아이들을 보다가 이런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니까 참 반가웠다. 다른 많은 아이들도 이들에 합류하기를 바란다.

▲톤레삽 호수의 수상촌.
▲톤레삽 호수의 윗부분만 보이는 나무들. 11월은 우기의 마지막이자 건기의 시작이었다. 완전한 건기가 되면, 물이 빠지고 이 나무들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지뢰박물관의 입구를 지키고 있던 한 소년과 함께. 12세인 이 소년의 복장은 당시 학살을 자행했던 크메르루즈군의 복장이다. 초라한 듯 보이는 이 지뢰박물관에는 수많은 지뢰와 함께 피해자들의 경험담, 당시 무시무시했던 학살 등이 전시돼 전쟁의 비극을 전해주고 있다.

▲지뢰박물관에서 본 한 그림. 지뢰를 밟은 아이들의 처참한 모습과 함께 이를 보고 눈물 흘리는 가족과 놀란 마을 사람들의 모습. 이런 상황이 불과 몇 년 전에까지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를 찍을 당시 자주 들렀다던 '레드피아노'. 이 카페가 있는 거리는 내가 본 캄보디아에서 가장 화려한 곳이었다. 밤이 되자 이 카페와 길목은 이국적으로 변했다. 태국 파타야의 그 밤거리와 비슷했다. 카페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대부분 서양인들이었다.
레드피아노의 2층 테라스에 화려한 뒷거리를 배경으로 앉아 맥주를 마시며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오토바이 택시', 일명 '툭툭이' 기사들. 전날 밤 나의 전용기사였던 기사 아저씨와 그의 동료들을 아침에 호텔 앞에서 다시 만났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어서 이들과 한 30분 정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들은 "한국과 캄보디아, 우리는 모두 아시아인들이다"며 나에게 "한국에 가서 친구들에게 이 곳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내가 만나본 캄보디아인들은 모두 친절하고 참 착했다. 도시는 밤에 위험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치안 등도 안정이 된 상태였다. 도시의 길거리는 신호등도 없고 흙먼지 날리는 그런 곳이었지만, 정말로 나는 이 도시가 그립다. 내 행운을 빌어주며 버스에 타서 공항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줬던 이들을 언젠가 또 만나게 되기를...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kimjihee
외출의 유혹 l 2005/11/21 01:23

TRACKBACK :: http://kimjihee.com/trackback/102

  1. Subject: [무대뽀 태국배낭여행] 22일, 자유.. 앙코르왓을 누비다!

    Tracked from :+: 자유 쩜 오알지 :+:  삭제

    2004.09.24 1:02 am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끝이 없었다. 남녀이야기, 여행이야기, 특히나 사진이야기에서는 모두들 정신집중!! 그러다보니 내일 일정이 빡빡함에도 너무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고 말

    2005/12/06 13:38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떡이떡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만의 위안둥 항공(FAT)은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대만항공사. 대만에는 EVA등 4~5곳 항공사가 있는데 위안둥이 가장 빠르게 크고 있는 곳이라고 하는군요.

    한국 민간항공 정책은 최근에서야 한성항공등 출현으로 규제에서 개방으로 바뀐지라.. 개인적으로 외국에 가면 쪼그만 나라에도 항공사 많은게 늘 신기하더이다.^^

    2005/11/21 15:32
  2. BlogIcon 팀장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로건설이 어려운 기후 지형조건때문에 항공운항이 주력 교통SOC인 후진국이 많지요.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민항기를 자체 생산할 정도로 넓고 많은 섬들을 거느리고 있어 민항산업이 발달했지요.

    2005/11/21 22:34
  3. BlogIcon 지희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공산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두 분 덕분에 정보 얻었습니다. 또 가이드 말로는 태국과 캄보디아 거리가 가까운데도 육로로 오래 걸리는 것은 비포장 도로이기 때문인데, 베트남과 태국 모두와의 이해가 있어서 일부러 도로 포장을 하지 않는다더군요. 도로 포장만 되면 육로로 1~2시간이 걸리는데, 그러면 씨엠립-방콕 비행 노선에 타격이 오기 때문이라나... 또 베트남 입장에서는 캄보디아가 태국과 가까워져서 경제에 영향받는 것을 원하지 않구요..

    2005/11/22 09:54
  4. BlogIcon sseren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 안에 앉아서 직접 여행을 다녀온듯한 느낌입니다. 꽤나 매력있는 여행지라는 생각이.. 여행기 감사합니다. ^^

    2005/12/04 01:02
  5. BlogIcon 자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작년에 다녀왔는데, 앙코르왓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은 여전하군요.

    위대한 선조들 덕분에 엄청난 관광수입을 올리고는 있지만, 이면에 숨겨진 아픔들 때문에 여행하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곳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태국 여행 중에 육로로 앙코르왓을 다녀와서 아수라장인 국경을 보고서 참담함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아무튼, 트랙백 날렸습니다. :)

    2005/12/06 13:39
    • BlogIcon 지희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아름답지만 폐허같은 앙코르와트 유적지 안에서까지 관광객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아이들을 보니 참 씁쓸했습니다.

      2005/12/06 19:23
  6. BlogIcon wednesday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레드피아노의 사진이 참 반갑습니다.좋은 기억이 있던 곳이라..^^ 도로와 관련해서 얼마 전에 TV프로그램에서 태국과 앙코르왓을 동일 관광권으로 하기 위해 태국 자본으로 건설 중이라는 소식도 있더군요..여행기 잘 봤습니다.

    2006/02/09 08:16
    • BlogIcon 지희  댓글주소  수정/삭제

      태국과 앙코르왓이 동일 관광권이면 참 편리하겠군요~ 둘다 이득볼듯...또 가고 싶습니다~

      2006/02/09 13:50

1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825)
세상 속으로 (131)
영화 & TV (569)
여자로 살기 (20)
멋쟁이 그녀 (39)
책은 나의힘 (15)
예술의 발견 (22)
외출의 유혹 (29)

달력

«   2008/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get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