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말할때는 저도 당연히 양조위, 금성무, 오우삼, 성룡, 이연걸, 주윤발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기사를 쓸 때는 량차오웨이, 진청우, 우위썬, 청룽, 리롄제, 저우룬파 이렇게 써야합니다.
기사를 쓰는 저도 한국식 이름은 알아도 중국 철자법을 몰라 일일이 찾아보기도 합니다. 아마 독자를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불친절한 표기일 수도 있습니다. 도대체 누군지를 모르니까요. 뉴스 댓글에서도 "왜 이따위로 표기하냐, 딴 사람인줄 알았다"라는 불평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기사를 쓰는 저도 잘 모르고 독자들도 잘 모르지만, 어쨌든 기사에는 영 내키지 않아도, 머릿속에선 "양조위"가 맴돌아도 영 어색한 "량차오웨이" 이런 식으로 써야 합니다. 왜냐하면 기사는 한글 맞춤법에 따라 외래어 표기법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1항>
중국 인명은 과거인과 현대인을 구분하여 과거인은 종전의 한자음대로 표기하고, 현대인은 원칙적으로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되,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한다.
<제2항>
중국의 역사 지명으로서 현재 쓰이지 않는 것은 우리 한자음대로 하고, 현재 지명과 동일한 것은 중국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되, 필요한 경우 한자를 병기한다.
즉, 과거와 현대를 나눈 후, 과거인은 그냥 우리식 한자음 그대로, 현대인은 그들 발음대로 표기하는 겁니다.
따라서, 공자, 노자, 이백, 두보, 서태후, 양귀비, 그리고 <삼국지>의 인물들인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조 등 모든 중국의 과거 역사적 인물들은 오랫동안 불러온대로 우리식 한자음 그대로 부릅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중국식대로 불러줘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우리가 프랑스 축구선수 앙리(Henry)를 헨리라고 부르지 않고 앙리라고 부르듯, 현지 발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게 당연하니까요.
그래서 등소평=덩샤오핑, 모택동-마오쩌둥, 손원-쑨원 등 혼용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최근 신문이나 언론 등에서는 등소평과 모택동보다는 덩샤오핑, 마오쩌둥을 씁니다. 그리고 이 외래어표기법이 확정된 뒤 최근에 알려진 중국인들은 모두 중국어 발음대로 쓰고 있습니다.
현대 중국의 정치인 후진타오(胡錦濤) 원자바오(溫家寶)가 그 예입니다. 이들을 각각 "호금도", "온가보"라고 부른다면 요즘엔 아무도 이해를 못하겠죠?
문제는, 현대인이지만 대중에게 너무나 익숙해버린 영화배우와 감독들입니다. 바로 위에서 얘기한 양조위, 주윤발, 금성무 등등. 그래서 한때 저는 기사를 쓰면서 이들 연예인들의 경우는 관례를 인정해 우리식 발음대로 쓰는 건 어떨까 생각해본 적도 있습니다. 또 외래어표기법에서 말하는 과거와 현대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현재 기사 원칙으로는 "량차오웨이"라고 써야되는게 맞고... 개인적인 블로그 글과 태그에서는 "양조위"라고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중국배우들은 맞춤법대로 중국식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탕웨이, 장첸, 린즈링 등이 그렇습니다. 그러니 탕웨이(湯唯)를 "탕유"라고 부르면 이상하겠죠?
어쨌든, 이런 오락가락한 혼용 상황 때문에 영화 <색, 계>때는 "주연배우 양조위와 탕웨이"라는 신구 표기법이 모두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번에 개봉하는 중국영화 <적벽대전> 역시 양조위, 금성무, 조미 등 옛배우들과 함께 장첸, 린즈링 등의 새롭게 뜬 배우들이 등장합니다. (이번에 여배우 조미도 사람들에게 익숙한 "조미"라고 쓰고 싶었지만 "자오웨이"라고 썼습니다. 또 이번 <적벽대전> 중국 정킷에 참석했을 때 보니, 중국 사람들이 실제로 "량차오웨이" "진청우"라고 말하는 게 들리더군요.)
아무튼, 정말 헷갈리고 어색한 중국식 이름이지만, 계속 현대식 표기로 쓰면 언젠가 량차오웨이와 청룽, 리롄제가 익숙한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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