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아침저녁으로 부는 서늘한 바람과 함께 가을이 살금살금 다가왔다. 이래저래 뜨거웠던 가슴이 차분해지면서 따뜻한 로맨틱 영화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여름의 끝자락, 지적이고 경쾌한 로맨틱코미디 두 편이 나란히 개봉한다. 미국의 ‘스마트 피플’과 프랑스의 ‘발렛’은 선남선녀의 발랄한 사랑 이야기라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 공식에서 비켜나 있다. 무엇보다 두 영화의 남자주인공은 중년의 ‘꼰대’ 또는 볼품없는 외모의 주차요원이다. 영미와 프랑스라는 각기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두 영화는 솜사탕처럼 달콤하지 않지만 담백한 커피향 같다.

 지적인 로맨틱코미디 ‘스마트 피플’ ★★★★

‘스마트 피플’은 두 남녀의 러브 스토리라기보다는 자신만 잘난 줄 알았던 똑똑한 사람들이 연인 관계, 가족 관계에서 서로를 이해하면서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을 담았다. 억지스러운 스토리보다 일상적이고 잔잔한 사건 속에 주인공들이 겪는 미묘한 심리 변화를 드러낸 점이 돋보인다. 주인공들의 지적이고 시니컬한 대사와 유머, 영문학적 대사 등도 영화의 매력이다.

배경 역시 그동안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의 대표 무대인 대도시 뉴욕이 아니라 대학과 마을이 어우러져 있는 피츠버그다.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데니스 퀘이드가 융통성 없는 교수로 분했으며, ‘섹스 앤 더 시티’의 패셔니스타 사라 제시카 파커가 화려함을 걷어내고 지적인 의사로 변신했다. 또 ‘주노’에서 당돌한 십대소녀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던 엘렌 페이지의 시니컬한 매력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스마트 피플’ 속 인물들은 제목대로 똑똑한 사람들이다. 주인공 로렌스(데니스 퀘이드)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중년의 교수다. 그는 1년을 가르쳤어도 학생들 이름을 외우지 못하며 오로지 학문과 자신밖에 모르는 인물이다. 어느날 로렌스는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이제는 의사가 된 10여년 전 자신의 제자 자넷(사라 제시카 파커)을 만난다. 아내가 죽은 지 17년 만에 그는 처음으로 옛 제자와 데이트를 하면서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로렌스의 ‘우수한’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딸 바네사(엘렌 페이지)는 멘사 회원이기도 한 우등생 소녀이지만, 친구 하나 없는 유아독존형이다. 어느날 철없는 삼촌 척(토머스 헤이든 처치)이 한 집에 살게 되면서 혼자만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너무나도 잘나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동정했던 그들이 사실은 고집 센 멍청이이며 외톨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빈틈없고 견고한 벽에 갇혀 있던 똑똑한 사람들이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사랑하는 법을 깨달아간다.

 경쾌한 프랑스산 로맨틱코미디 ‘발렛’ ★★

제목인 ‘발렛’은 레스토랑 등에서 차를 대신 주차해주는 서비스를 이르는 말로 주인공의 직업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의 고전인 ‘귀여운 여인’ 또는 ‘노팅힐’의 남자 버전 같은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할리우드 공식처럼 정형화된 설정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그래서 조금 싱겁기는 해도 가볍고 경쾌한 프랑스 코미디를 맛보기엔 제격이다. 올해 개봉했던 또 다른 프랑스산 로맨틱코미디 ‘프라이스리스’에 출연했던 게드 엘마레가 또다시 주연을 맡았다. 조각 같은 외모가 아닌 어벙한 얼굴로도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레스토랑 파킹맨으로 일하고 있는 피뇽은 직업도 외모도 볼품없지만 첫사랑인 만을 사랑하는 마음씨 착한 순정파 남자다. 하지만 청혼을 거절당해 상심해 있던 그는 어느날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최고의 슈퍼모델 엘레나와 커플인 행세를 해달라는 것. 백만장자인 르바셰르는 엘레나와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우연히 파파라치 사진에 함께 찍한 피뇽을 그녀의 연인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졸지에 슈퍼모델의 애인이 된 피뇽은 바깥에서 연인처럼 행세하고 한 집에 동거까지 하게 된다.

영화는 불륜 커플인 백만장자와 슈퍼모델, 그리고 가난한 피뇽과 그의 첫사랑인 에밀리, 그리고 톱스타와 남자 신데렐라라는 가짜 커플인 피뇽과 엘레나 등 삼각의 커플관계를 펼쳐놓고, 과연 어떤 식으로 끝맺게 될지 궁금하게 만든다. 재미있는 설정에 비해 후반부가 약한 게 흠이지만, 아기자기한 파리의 풍경과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다. 또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인 칼 라커펠트가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진짜 관계를 숨기기 위해 가짜 커플 행세한다는 설정이 할리우드의 입맛에도 든 모양이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날 미치게 하는 남자’ 등 독특한 로맨틱코미디물을 만든 패럴리 형제가 이 영화를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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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8/2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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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4일(현지시간)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둔 가운데 영화팬들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들 중에 ‘주노’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와 여론조사업체 E-Poll의 조사 결과,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오른 작품 가운데 ‘주노’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데어 윌 비 블러드’ 등을 제치고 영화팬들의 최고의 영화로 선택받았다.

     11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주노’는 29%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5%), ‘어톤먼트’(20%)가 뒤따랐다.  

     또 ‘주노’에서 10대 임신 소녀를 연기한 신인 여배우 엘렌 페이지 역시 케이트 블란쳇 등을 제치고 영화팬들이 뽑은 여우주연상으로 낙점됐다. 남우주연상 부분에서는 ‘스위니 토드’의 조니 뎁이 31%의 지지를 받아 ‘마이클 클레이톤’의 조지 클루니(29%)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이에 반해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는 줄리 크리스티와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영화팬들의 지지를 별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이 조사가 미국아카데미협회 회원들과 영화팬들 사이에 시각 차이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Poll의 회장 게리 필폿은 “어둡고 폭력적인 영화가 아카데미 후보로 전면 나선 가운데, 독특한 캐릭터와 가볍고 경쾌한 필치의 ‘주노’가 영화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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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2/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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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소녀의 임신은 이제 더 이상 충격적인 얘기가 아니라 달콤쌉싸래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배불뚝이 열여섯 살 소녀 ‘주노’가 할리우드를 사로잡았다. 250만 달러의 저예산 영화지만 미국에서 1억 달러의 수익을 넘어섰으며 10주째 장기상영되고 있다.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은 듯 담담하게 펼쳐낸 ‘주노’는 미국에서도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모두 찬사를 받았다. 마침 ‘주노’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져 영화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여동생인 16세의 제이미 린 스피어스가 임신 사실을 공개하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겠다고 밝힌 것이다. 십대의 성과 임신은 여전히 논란거리이며 금기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고 또 동시에 극복해내야 하는 일이다. 영화 ‘주노’는 그 과정을 발랄하고 섬세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 위트와 따뜻함으로 버무린 성장영화

열여섯 여고생이 임신했다니, 짙은 화장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날라리냐고? 주노는 청바지와 남방에 스니커즈, 머리는 대충 질끈 하나로 묶고 다닌다. 또 슬래셔 무비와 하드코어 록을 좋아하는 쿨한 소녀다. ‘첫경험’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주노는 친구 블리커를 그 대상으로 정한다. 소파 위에서 일을 치른 두 달 뒤 주노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망설이던 주노는 낙태를 포기하고 불임으로 고민하는 바네사 부부에게 아이를 낳아 주기로 한다.

영화의 매력은 90% 이상이 여주인공 주노의 매력에서 비롯된다. 주노는 마치 제인 오스틴 소설 속 주인공처럼 냉소적 유머와 위트를 지녔다. 시니컬하고 낮은 목소리로 무심한 듯 내뱉는 유머는 주노의 독립심과 당당함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현실 속에서 주노는 마을 사람들과 학교 친구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큰 상처를 받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낙천적 판타지를 가미한 이 영화는 주인공 주노를 꿋꿋하고 당당한 소녀로 그렸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부모도 처음엔 충격을 받지만, 곧 나서서 주노의 몸조리를 도와준다. 학교 친구들 역시 주노의 부른 배를 신기하게 볼지언정 비난하지는 않는다. 영화 전체를 휘감는 위트와 쿨함은 이 영화를 독특하고 참신하게 만들었다.

◆ 한국영화 ‘제니, 주노’와의 연관성 논란

‘주노’는 십대의 임신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발랄한 터치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 ‘제니, 주노’(2005년)가 연상된다. ‘제니, 주노’와 유사하다는 논란은 미국에서 먼저 제기됐다. 두 영화는 소재뿐만 아니라 제목까지 비슷해 리메이크작이거나 표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사 측은 “주노라는 이름은 그리스 로마신화의 여신 주노(헤라)에서 따온 것이며, ‘제니, 주노’의 주노는 남자지만 ‘주노’는 여주인공 이름”이라며 유사성을 부인했다. 이 영화로 각종 각본상을 수상한 작가 디아블로 코디는 유사성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해 10월 자신의 블로그에 “내 시나리오와 비슷한 한국영화 ‘제니, 주노’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난 이 영화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또 ‘제니, 주노’를 연출한 김호준 감독 역시 표절 논란에 대해 “소재는 비슷하지만 ‘주노’가 내 영화를 베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2005년 국내 개봉한 ‘제니, 주노’는 15세 중학생 남녀의 성과 임신을 다뤄 당시 중학생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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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2/1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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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주노 (Juno, 2007) _ 유쾌하고 아름다운 성장통

    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삭제

    주노 (Juno, 2007) 유쾌하고 아름다운 성장통 배부른 엘렌 페이지의 모습도 나름 인상적이었지만, 뭔가 모호하고 독특한 인상을 주는 '주노 (Juno)'라는 이름이 갖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영화를 보면 알게 되지만, 영화 속 '주노'는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 신의 아내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래서 인지 그냥 10대 미혼모가 겪는 해프닝을 그린 드라마 혹은 코미디 보다는 무언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극장을 찾게 되었었다. 국내 포..

    2008/02/22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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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의 예기치 않은 임신, 그리고 출산을 다룬 할리우드 영화 ‘주노’는 한국영화 ‘제니, 주노’의 리메이크 또는 표절 작품일까?

 21일 국내 개봉하는 ‘주노’가 3년 전 만들어진 비슷한 소재의 한국영화 ‘제니, 주노’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영화는 십대 임신이라는 소재 외에 ‘주노’라는 이름이 들어간 제목도 유사하다.

‘주노’는 16세 소녀 주노의 임신을 다룬 이야기로, 미국에서 1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장기 상영되는 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의 후보에 오르고, 전미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 또한 인정받고 있는 화제작이다. 영화는 십대의 임신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뤘지만, 위트있고 쿨한 여주인공을 내세워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터부시하고 문제화하기보다는 담담하고 따뜻한 색채로 그려냈다.

 2005년 국내 개봉한 ‘제니, 주노’는 15세 중학생 남녀의 성과 임신을 다뤄 논란이 됐던 영화다. 또 ‘제니, 주노’는 ‘주노’와 달리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당했으며, 당시 중학생의 성을 상품화한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일부에 알려진 것처럼 ‘주노’는 ‘제니, 주노’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다. 영화사 측은 제목이 유사한 것에 대해 “‘주노’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여신 주노(헤라)에서 따온 것이며, ‘제니, 주노’의 주노는 남자지만 ‘주노’는 여주인공 이름이다”라며 유사성을 부인했다. 또 한편에서는 ‘제니, 주노’가 여자친구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남자 주인공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주노’는 오로지 여주인공의 심리 변화와 성장에 맞추고 있다고 차이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주노’가 ‘제니, 주노’와 유사하다는 논란은 미국에서 먼저 불거져 나왔다. 지난해 영화 개봉 즈음해 영화 전문 사이트인 IMDB와 로튼토마토 등에는 ‘주노’가 ‘제니, 주노’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왔다.

 네티즌과 평론가의 의문이 이어지자 ‘주노’의 시나리오를 쓴 디아블로 코디는 작년 10월 자신의 블로그에 “십대 임신을 다룬 내 시나리오와 비슷한 한국영화 ‘제니, 주노’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두 영화는 전혀 유사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첫째, 이건 리메이크가 아니다. 둘째, ‘제니, 주노’를 본 적이 없다. 셋째, 내 영화 이름이 제니였으면 아무도 유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주노라는 이름은 너무 특이해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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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2/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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