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쿨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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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산산조각나는 재앙의 스펙터클, 잘난 척 하는 인간을 벌하는 자연의 위대함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우주의 경이로움을 보고 싶었다. 영화 ‘2012’는 이 점은 충분히 충족시켜줬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전작 ‘투모로우’나 우리영화 ‘해운대’와는 비교도 안 될 스케일이었다.

 당연하게도 우리 관객들은 가장 최근에 개봉한 우리 영화 ‘해운대’와 비교하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운대’로서는 ‘2012’보다 먼저 개봉한 건 정말 큰 행운인 듯싶다. 화면에 펼쳐지는 재난 스펙터클은 비교도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 부산 앞바다에서 몇 시간동안 발생한 쓰나미와 지구의 전체 대륙이 움직이며 화산 폭발, 지진, 쓰나미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은 스케일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평범했던 지구. 땅이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한다. 뒤이어 땅은 크게 요동친다. 9.11 테러 때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무너진 것의 수천배, 수만배, 아니 그보다 더 이상되는 스케일로 거대한 빌딩이 주저앉고 무너진다. 또 화산은 불을 뿜어대고 강풍에 화산재를 날린다. 바다에서는 거대한 쓰나미가 일어나 파괴된 도시를 다시 한번 집어삼킨다. 만약 저런 일이 발생한다면 영화 주인공이 아닌 평범한 우리들은 안전하게 있을 곳이 없다. 지하 벙커든 빌딩 옥상이든, 책상 밑이든 모두 끝장이다.

이같은 재난의 원인은 지구 내부의 열 폭발(?) 때문으로 설명된다. 우리가 예전 과학시간에서 배웠던 ‘대륙이동설’처럼 각 대륙의 조각은 움직이며 부딪히고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과학시간에 대륙이동설이나 지진의 원리, 산맥이 생기는 과정, 공룡 멸망 등에 대해 배울 때 신기해했던 그 공상의 나래를 영화는 시각적으로 펼쳐보이는 셈이다. 지구는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난다. 그동안 온갖 재난영화에서 난공불락이었던 워싱턴DC의 백악관도 무너지고, 로마의 베드로 성당도 무너진다.(베드로 성당을 격하게 아끼는 입장에서 마음이 아팠다..ㅠㅠ)

 영화 중후반까지는 이같은 스케일에 압도돼 지구멸망의 화면을 보면서 ‘죽음’이란 것에 대해 잠시나마 진지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이같은 일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공룡의 갑작스런 멸망을 떠올리면 인간에게 이같은 재난이 닥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같은 일이 언젠가 인류에게 닥칠지도 모른다며 전율하는 것도 잠시... ‘가족애’로 똘똘 뭉친 주인공 가족은 너무나도 쉽게 위기를 잘 모면한다. --;; 지구 대재앙 스펙터클보다 사실 이게 더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무진 자동차로 지진을 따돌리고(??), 또다시 캠핑카로 지진을 따돌리고(??), 고작 경비행기로 마구 쏟아지는 화산 불꽃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가고(??), 또 그 경비행기로 사방에서 무너지는 빌딩 틈새를 피해간다. (지구 멸망에서 살아남기, 참 쉽죠∼)

 또 후반부 ‘우주선’ 이야기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필이었다. --;; ‘모든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뷰티풀한 연설과, 주인공이 우주선의 중대한 기계적 결함을 해결한 뒤 짜잔 살아서 나타나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박수치고 환호하는 뷰티풀한 장면은 지나치게 진부했다..;; 결국, 영화를 본 뒤 남는 건 "지구 박살쇼 잘 봤다~" 정도가 돼버렸다. --;;

 그래도 ‘우주선’ 탑승에 관한 에피소드는 인간의 생명권과 지구 멸망에 관한 고급 정보가 부자와 권력자에게만 간다는 점에서 씁쓸했다. G8 선진국 정상(우리나라는 포함도 안 됐다. 앗, 그러고보니 2012년 12월은 청와대 주인이 바뀌는, 내가 가장 기다리고 있는 날 중 하나인데, 절대 이날 멸망하면 안돼∼!!)을 비롯해 세계적 부자들만 이같은 정보를 얻고 멸망에 대비할 수 있었다. 몇몇 미래학자들이 예견하는 대로 경제적 부에 따른 정보의 비대칭성이 실제로 심해지면 미래에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어쨌든, 영화를 본 후 내 결론은, 현재에 충실하자. 현재를 즐기자. 과거를 되새김질하지 말고 현재와, 지금 현재가 만들어나가는 미래에 집중하자고 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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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9/11/2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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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동포인 장률 감독의 작품은 한없이 느리고 한가롭지만 그 안에 폭발적인 긴장감을 품고 있다. 완전한 중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그 경계에 놓인 장률 감독은 ‘망종’ ‘경계’ 등의 작품을 내놓으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이번엔 중국 최대 도시 중경(충칭)과 30년 전 기차역 폭발 사고의 아픔을 가진 이리(익산)를 카메라에 담았다.

‘중경’과 ‘이리’는 애초 한 편의 영화로 기획되었던 작품이었다.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를 모티브로 시작된 ‘이리’는 처음 절반은 중국 충칭에서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익산에서 촬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앞부분인 충칭의 촬영만으로도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돼 결국 영화는 ‘중경’과 ‘이리’ 두 편으로 나뉘어 개봉하게 됐다. ‘중경’은 6일, ‘이리’는 13일로 일주일 간격으로 차례로 개봉한다.

◆위태로운 가족과 성(性)=‘중경’과 ‘이리’에는 두 남녀로 이뤄진 위태로운 가족이 등장한다. 각각 부녀와 남매인 이들은 삶의 피로와 상처를 고스란히 받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면서도 서로에게 짐이 된다.

‘중경’에서 외국인들에게 북경어를 가르치는 쑤이(궈커위)는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함께 식사를 해도 부녀는 끝내 말이 없다. 늙은 아버지는 쓰레기를 주워 그 돈으로 매춘을 하고, 어느 날 매매춘 혐의로 공안에 검거된다. 경관인 왕위의 호의로 아버지가 무사히 풀려나게 되자 쑤이는 왕위와 하룻밤을 보낸다. 쑤이는 엄마 무덤가에 찾아가 “아빠는 계속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고, 나는 점점 더러워져 가”라고 내뱉는다. 아버지와 딸, 그리고 경찰 왕위 등의 타락한 성(性)을 통해 장률 감독은 지금의 중국 현실을 담고 있다.

쑤이는 딸뻘인 젊은 여자들과 매춘을 하는 아버지를 부끄러워한다. 아버지는 충칭 토박이이면서 북경어만 고집하는 쑤이에게 “네 표준어가 듣기 싫다”고 말한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를 못마땅해 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부녀는 끝내 화해하지 못한다.

‘이리’에서 진서(윤진서)는 30년 전 이리역 폭발 당시 엄마의 뱃속에서 사고의 미진을 받았다. 폭발사고 다음해 진서는 태어났고, 엄마는 진서를 낳다 죽었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고 여린 영혼을 가진 진서는 오빠 태웅(엄태웅)과 단둘이 살아간다. 사람들은 한없이 순수하기만 한 진서를 ‘바보’로 낙인 찍고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안긴다. 그가 일하는 작은 학원의 사장은 월급을 체납하고, 동네 여러 남자들은 그녀를 성노리개로 삼는다. 진서를 옆에서 지켜보며 보살피던 오빠 태웅은 점차 지쳐가고, 결국 진서를 데리고 바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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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직전의 도시와 폭발 후의 도시
=‘중경’과 ‘이리’는 도시 이름을 제목 그대로 담았듯 공간이 만드는 영화다. 장 감독이 보기에 인구 3000만명의 거대한 도시 중경은 물질에 대한 욕망, 허무함, 황폐함 등으로 가득한 폭발 직전의 도시다. 장률 감독은 “‘중경’이 폭발 직전에 있는 사람들과 공간을 찍은 것이라면 ‘이리’는 이미 폭파되고 잔해만 남은 풍경과 사람을 찍었다”고 말한다.

장 감독은 “제작사에서 먼저 이리 폭발사건을 다루는 영화를 제작하자고 제의해왔는데 처음에는 거절했다. 이리라는 도시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일 사고가 나지만 사람들이 금방 잊어버리는 것을 보고 사고 후 힘겨워 하는 당사자들의 아픔을 같이 겪고 위로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률 감독은 일제 강점기인 할아버지 대에 만주로 이주한 재중동포다. 옌볜대를 졸업하고 소설가 겸 중국문학 교수였던 그는 중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구사한다. 한국에 살아본 적이 없는 이방인이지만 한중 경계인으로서 그는 한국에 대해 “폭발이 끝나고 난 다음의 황폐함이 느껴지는 나라”라고 얘기했다. 또 “그래서 폭발하고 난 곳에서 인간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마주하기 위해 ‘이리’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 감독의 차기작은 탈북자를 소재로 한 ‘두만강’이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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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11/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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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앤티크―서양골동양과자점’은 일본 요시나가 후미의 인기 순정만화가 원작이다. 영화는 원작의 틀을 깨기보다는 원작의 줄거리와 분위기를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겼다. 남성 동성애를 다루는 일명 야오이 색채를 드러내면서도 과하지 않고, 따뜻한 드라마와 유머,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 케이크에 대한 풍부한 지식 등 원작의 장점을 모두 담아냈다. 오감을 자극하는 달콤한 케이크와 고풍스런 케이크숍도 눈을 즐겁게 한다.

부잣집 도련님인 진혁(주지훈)은 손님이 주로 여자라는 이유로 작은 케이크 가게를 차린다. 이 가게에 누구나 첫눈에 반하게 하는 ‘마성의 게이’ 천재 파티시에 선우(김재욱)가 찾아온다. 여기에 전직 최연소 복싱챔피언인 기범(유아인)이 견습생으로 들어오고, 진혁의 보디가드 수영(최지호)도 가세해 케이크숍 ‘앤티크’는 네 명의 꽃미남 남자들이 운영하는 가게가 된다. 케이크 맛과 주인의 매너에 반해 가게는 날로 번창한다. 하지만 선우의 옛 프랑스 애인이 가게를 찾아오면서 가게는 위기를 맞고, 이와 함께 케이크를 싫어하는 진혁이 가게를 차린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도 서서히 드러난다.

영화는 네 명의 꽃미남 남자들, 달콤한 케이크 등 여성 취향의 가벼운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인공 진혁의 어둡고 비밀스런 과거와 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는 미스터리 색채가 묻어나고,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따뜻한 드라마를 맛볼 수 있다.

또 영화는 동성애를 다뤘으나 그 표현 방식에서 기존 영화와 크게 다르다. ‘왕의 남자’처럼 모호하게 나타내거나 또는 사회적 편견에 처절하게 몸부림하는 인물 대신 ‘앤티크’ 속 동성애는 원작에서처럼 가볍고 일상적이다. 동성애 꽃미남들의 진한 스킨십이 나오지만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상큼하고 예쁘게 처리됐다. 예쁜 남자들의 애정 관계를 다루는 여성 취향의 야오이 장르가 실사 스크린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느낌이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민규동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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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11/10 16:12




대니얼 크레이그의 두 번째 007 출연작 ‘007 퀀텀 오브 솔러스’가 11월 5일 개봉한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역대 6번째 제임스 본드로 재탄생한 007 시리즈는 지난 ‘카지노 로얄’부터 이전 시리즈와 차이를 보였다. 제임스 본드의 기원으로 올라간 새 시리즈에서 본드는 무적의 슈퍼히어로나 플레이보이가 아닌 비극적인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캐릭터로 거듭났다. ‘카지노 로얄’에서 첫사랑의 배신과 비극적인 죽음을 겪은 본드는 새 영화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임무 수행과 사적인 복수심 사이에서 갈등에 휩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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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로얄’을 잇다


46년 전통의 007 시리즈는 1962년 1편 ‘007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냉전시대 전성기를 이어갔다. 첨단 무기와 남성적 매력을 갖춘 제임스 본드는 세련된 스파이의 모델이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면서 뚜렷한 선악 대결을 펼치는 007 시리즈는 1990년대 들어 진부한 액션 장르가 되었다. 마침내 시대변화를 인식한 007 시리즈는 기존의 특성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옷으로 바꿔 입었다. 대니얼 크레이그로 주인공을 바꾼 007 시리즈는 첨단장비 대신 맨몸으로 부딪힌다.

21번째 007 영화인 ‘카지노 로얄’에서 본드는 인간적이고 서민적이며, 바람둥이가 아니라 사랑의 아픔을 겪는다. 이 같은 007 시리즈의 변화는 대성공이었다.

22번째 007 영화인 ‘퀀텀 오브 솔러스’는 전편인 ‘카지노 로얄’의 특성을 이어간다. ‘카지노 로얄’의 마지막 장면에서 1시간 후라는 설정으로, 본드(대니얼 크레이그)는 연인 베스퍼(에바 그린)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밝히고자 복수심을 불태운다. 베스퍼를 죽게 한 배후에 거대한 조직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본드는 단서를 찾아 아이티로 떠난다. 그는 그곳에서 독재자 메드라노 장군에게 원한이 있는 여자 카밀(올가 쿠릴렌코)을 만나고, 비밀 조직의 수뇌부인 도미닉 그린(마티유 아말릭)의 음모를 알아내기 위해 그를 쫓는다. 하지만 본부의 엠(주디 덴치)은 본드가 점점 막무가내로 행동한다고 판단해 그를 소환한다. 본드는 명령을 거부하고 단독 행동에 나선다.

영화는 시리즈 사상 최고액인 2억2000만달러를 들인 만큼 액션 영화로서의 볼거리는 화려하다. 남미와 유럽을 오가며 카 체이싱, 보트 추격전, 비행기 추격 신 등 육해공을 넘나들며 거친 액션신을 선보인다. 또 온몸을 내던지는 맨몸의 액션도 치열하다. 그래서인지 본드가 적을 제압하고 능수능란하게 도망 다니는 장면은 간간이 맷 데이먼의‘본’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한다. 스타일 면에서 ‘본’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듯한 새로운 007 시리즈는 이야기의 긴장감은 그보다 다소 떨어진다.

‘크래시’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폴 해기스가 전편에 이어 각본을 썼으며, ‘몬스터 볼’ ‘네버랜드를 찾아서’ 등의 마크 포스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퀀텀 오브 솔러스’란?

이번 시리즈의 제목인 ‘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는 원작자인 이안 플레밍의 소설 ‘포 유어 아이즈 온리’에 수록된 단편의 제목에서 따왔다. 그대로 해석하면 ‘마음의 위로 한 조각’이라는 뜻이다. 소설은 제임스 본드가 파티에서 한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전해듣는다는 내용으로 영화 내용과는 연관이 없지만, 제목만큼은 영화 속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전편에서 사랑하는 연인 베스퍼의 배신과 죽음으로 상처를 입은 제임스 본드에게는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상태로, 이 제목은 전편에 이어 제임스 본드의 감정 상태와 내적 상태를 잘 담아내고 있다. 또 베스퍼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를 밝히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거대 비밀 조직의 이름 또한 ‘퀀텀’이다.

#본드걸은 두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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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의 본드걸인 에바 그린에 이어 새 시리즈의 본드걸이 누가 될지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결국 새 영화에 캐스팅된 여배우는 두 명이었고, 본드걸이 두 명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번 영화에서 본드와 관계를 맺는 여성 캐릭터는 개인적 복수를 해결하기 위해 본드와 얽히는 카밀과 제임스 본드를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필즈 요원이다. 이 가운데 좀더 비중 있는 캐릭터인 카밀 역에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모델 출신 올가 쿠릴렌코가 맡았다. 본드와 애틋한 감정을 나누지는 않지만 같은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친다.

영국 신인 여배우 젬마 아터튼이 맡은 MI6의 요원인 필즈는 본드와 하룻밤 사랑을 나누지만 다음날 침대 위에서 온몸에 기름을 칠한 채 끔찍한 죽음을 맞는다. 필즈 요원의 최후 장면은 1964년 ‘007 골드 핑거’에 대한 마크 포스터 감독의 오마주 장면이다. 제임스 본드(숀 코너리)와 관계를 맺은 일로 악당 골드핑거의 분노를 산 질 매스터슨(셜리 이튼)이 온몸에 금을 칠한 채 죽은 유명한 장면과 똑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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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마 아턴튼의 기름 뒤집어 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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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11/05 18:05



사실, 이수현을 추모하는 영화의 성격이 강한 탓에 영화적 재미는 떨어지는 편이다.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역시 너무 늘어지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상큼한 '훈남'이나 '엄친아'에 가까운 이태성의 모습이 반갑고, 고인의 희생을 생각하면 가슴이 숙연해진다. 주연배우 이태성의 말처럼 영화적 비평보다는 위대한 한 청년의 삶을 돌아보고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감상하면 될 듯 싶다.


2001년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수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주저 없이 선로로 뛰어내렸던 그에겐 죽음을 피할 수 있었던 7초의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두 손을 들어 달려오는 전차를 향해 멈추라는 신호를 보냈다. 고인의 희생은 일본 열도를 감동시켰고,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을 개선하고 양국 간 교류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수현의 실화를 다룬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가 30일 국내 개봉했다.

일본에서 만들어져 일본에서 지난해 먼저 개봉한 이 영화는 당시 시사회에 일왕 부부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또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4주 연속 톱10에 들기도 했다.

영화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 영화의 성격이 짙다. 고인에 대한 영화적 재해석보다는 올바른 가치관,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졌던 이수현의 발자취를 차분히 좇는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운동을 즐기며, 또 이웃나라 일본의 문화를 좀 더 알고 싶었던 26세의 평범한 한국 청년이었다. 그는 또 가족을 중요시하며, 일본에서의 한국인 차별에 속상해 하면서도 이해하려고 하는 인물이었다. 평범한 26세 청년답게 꿈과 미래에 대한 고민과 일본 여자친구와의 가슴 설레는 교감 등도 나온다.

영화는 평범하고 꿈 많던 청년 이수현이 어떻게 그런 의로운 행동을 하게 됐는지를 풀어놓는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하나도 준지 감독은 가족 간 우애를 중시하는 한국 문화와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거치는 군대를 그 요인 중 하나로 보는 듯하다. 주저 없이 적극적으로 남을 돕는 이수현과 타인에 무관심한 일본인이 비교되기도 한다.

‘사랑니’, ‘폭력서클’ 등에 출연했던 이태성이 이수현 역을 맡았으며 일본 록밴드 가수 출신인 오나가 마키가 이수연의 일본인 여자친구 유리 역을 연기하고 주제가도 불렀다. 이수현의 부모 역에는 정동환과 이경진이 호흡을 맞췄으며 여러 일본영화에서 단골 조연으로 낯익은 다케나카 나오토도 출연한다.

이태성은 “영화적인 분석보다는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봐달라”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면 그게 이 영화의 작은 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관객이 영화 속 내 모습을 이수현씨 모습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러웠다”며 “유족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故 이수현 부모 "꿈에서도 못 보는 아들 모습 반갑다... 해피엔딩이 아니라 안타까워"


“꿈에서도 못 보는 아들 모습이 반갑다. 이젠 아픔을 잊고 아들을 기억하겠다.”

지난 27일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점에서 열린 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의 기자 시사회에 참석한 고 이수현씨의 아버지 이성대씨와 어머니 신윤찬씨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아들의 실제 사진이 스크린에 등장하자 결국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 이씨는 “아들을 꿈에서라도 보고 싶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마침 아들을 보고 싶었는데 영화를 통해 수현이와 마음속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씨는 “아들 모습이 반가웠지만 영화 결말이 좋지 않아서 안타까웠다”며 말을 흐렸다.

어머니 신씨는 “일본 측에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담아달라’는 가족들의 바람이 잘 드러나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아들은 어른스럽고 가슴이 따뜻한 아이였다. 처음 사고가 났을 때 아들을 다른 사람들처럼 이기적으로 키우지 않은 게 후회가 됐다”며 “아들이 큰 업적을 남기고 간 것은 아니지만 아들로 인해 한일관계가 변했다고 생각한다. 수현이는 꿈을 다 펼치지 못하고 갔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의 교류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그 꿈을 죽음을 통해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도 “아들을 이렇게 기억해 주니까 부모로서 위로가 된다. 이제는 아픔을 잊고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며 영원히 간직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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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11/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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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 간단해. 처음엔 인디언을 갈취하고 그 다음엔 흑인, 그리고 그 다음엔 멕시코인을 갈취한 역사지.”

 미국에 사는 멕시코인들은 미국 역사를 이렇게 요약한다. 매년 많은 멕시코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 국경을 넘는다. 그리고 미국인들이 기피하는 단순 노동에 종사한다. 16일 개봉한 ‘언더 더 쎄임 문’은 신파적인 ‘엄마 찾아 3만리’ 모티브에 멕시코 이민자들의 애환을 담아냈다. 영화의 주요 테마인 어린이의 순수함, 모자의 피끓는 사랑 등은 그닥 새롭지 않은데다 전형적인 ‘착한’ 감동 영화이다. 하지만 멕시코라는 이색적인 분위기와 현실 사회를 사실적으로 반영한 점이 영화를 특색있게 만들었다. “슈퍼맨은 어떻게 미국에서 일을 하나. 세금 낸 적도 없고, 주민등록증도 없는데…”처럼 슈퍼맨을 불법체류자로 묘사한 극중 노래는 멕시코인들의 애환과 위트를 보여준다.

 멕시코에서 외활머니와 단둘이 사는 9살 꼬마 까를리토스(아드리안 알론소)는 LA로 돈 벌러 간 엄마 로사리오(케이트 델 까스틸로)와 다시 함께 사는 게 꿈이다. 어느날 외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죽자 홀로 남게 된 까를리토스는 국경을 넘어 LA까지 직접 엄마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까를리토스는 엄마가 사는 주소, 전화번호도 모른 채 무작정 엄마를 찾아나선다. 아는 단서라곤 LA, 도미노피자집 건너 빨래방 옆 공중전화이다.

 어려운 상황은 어린 아이를 성숙하게 만든다. 까를리토스는 나이답지 않게 의젓하고 씩씩하다. 동시에 아이다운 천진함과 귀여운 면도 가졌다. 이 꼬마는 국경을 넘어 LA로 가기까지 이민국에 걸릴 뻔 하기도 하고 나쁜 어른들을 만나는 등 온갖 위기를 겪는다. 하지만 그의 용기와 희망, 낙천적 태도는 결국 모든 장애를 넘어 엄마를 만나도록 한다. 나쁜 어른들도 있지만 까를리토스에게 호의를 베푸는 착한 어른과의 우정도 따스하다.

 멕시코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멕시코계 미국인인 ‘어글리 베티’의 아메리카 페레라도 단역으로 출연했다. 또 영화 음악에도 참여한 멕시코 인기 밴드 로스타이거스 델 노테는 극중 까를리토스에게 차를 태워주는 밴드로 까메오 출연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한 여성감독 파트리샤 리겐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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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10/20 17:11


 전형적인 용두사미 영화다. 전반부는 흥미롭고 스릴있게 시작하지만, 결국엔 비슷한 이야기, 뻔한 마무리로 끝맺고 마는 것이다. 무엇보다 마음에 안 드는 건 미국식 애국주의다. 미국인들에 '백악관'과 '미합중국 대통령'은 그토록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지켜내야만 하는 성역인 것인지...

 하지만 이런 몇가지 거슬리는 점을 빼면 스피디한 액션과 추격전도 볼만하고, 모든 전자시스템이 총동원되는 국가의 감시 시스템은 정말이지 섬뜩하다. 영화는 극도로 과장되기는 했지만, 그게 현재 어느 정도는 현실인데다 미래엔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도 복잡하지 않아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액션오락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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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은 조커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모든 시민의 휴대전화를 한꺼번에 도청한다. 이 같은 놀랍고도 섬뜩한 광경은 영화 ‘이글 아이’에 비하면 애들 장난 수준이다. 9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이글 아이’는 첨단 기술이 모든 사람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빅 브러더 세계의 최대치를 보여준다.

영화 속 이글아이란 세상을 모조리 감시하는 시스템을 통칭한다. 컴퓨터로 조작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든 이글아이의 통제 아래에 놓인다. 이글아이는 휴대전화, 인터넷, CCTV 등 온갖 전자 시스템을 통해 한 개인의 신상정보와 성향 등 모든 정보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평범한 복사집 점원 제리(샤이라 라보프)와 어린 아들을 학교캠프에 보낸 싱글맘 레이첼(미셸 모나한)이 이글아이의 타깃이 된다.

이글아이는 휴대전화, CCTV, 전자 광고판,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이들에게 행동 명령을 내린다. 명령을 듣지 않으면 죽음이다. 테러범으로 몰려 FBI에 쫓기는 신세가 된 제리, 그리고 아들을 죽이겠다는 협박에 시달리는 레이첼은 어쩔 수 없이 이글아이의 포로가 된다. 그리고 그 뒤를 FBI가 쫓는다. 현란한 전자 감시 시스템, 그리고 속도감 있는 액션과 탈주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영화 속 전자기기의 인간 지배가 더욱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같은 일이 현재에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설 때 휴대전화나 PDA를 보고 두려워하길 바란다”는 제작자 스필버그의 의도는 그래서 어느 정도 성공적이다.

이처럼 현실감 있고 실감나는 설정은 돋보이지만, 영화는 결국엔 진부한 주제와 결론으로 치닫고 만다. 인간을 위협하는 기계라는 테마는 멀리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최근엔 ‘월·E’에도 있었다. 그리고 ‘미합중국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미국의 국가주의 이미지가 재생된다.

‘이글 아이’ 역시 최근의 할리우드 영화들처럼 포스트 9·11 시대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미국 정부는 ‘제2의 9·11’을 지나치게 두려워한 나머지 억지 공격을 감행하고, ‘테러’에 민감한 FBI는 “테러 용의자에게는 아무런 권리도 없다”고 주저없이 말한다. 미국 사회에 잠재된 테러 공포는 이처럼 할리우드 오락영화에서도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샤이아 라보프는 갈수록 남성다운 굵은선을 드러내고 있다. 1년 전 <트랜스포머>에 이어 <디스터비아>, <인디아나 존스>, 그리고 이번의 <이글 아이>까지... 어리버리 고교생에서 시작해 조금씩 어린티를 벗어내고 반항적인 느낌을 더하더니 <이글 아이>에선 이런 얼굴을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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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10/05 21:00


정말 시끄럽다. 여자인 내가 봐도 여자들의 수다가 시끄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네 명의 여자가 등장해 끊임없이 수다를 떨지만, <섹스 앤 더 시티>의 수다보다 못하고, <위기의 주부들>보다 스릴이나 치부를 드러내는 능력도 부족하다. 그저 동서고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아줌마들의 고민은 똑같구나, 여자들은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남자가 단 한번도 드러나지 않는 점이다. 그래서 하이톤의 목소리들 나열이라서 더 시끄럽게 느껴졌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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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끼리 모이면 오로지 수다만으로도 밤을 지새울 수 있다. 이는 동서고금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9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 ‘내 친구의 사생활’은 40대 이상 뉴욕 ‘아줌마’들의 파란만장한 수다판이다. 네 명의 절친한 여자친구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섹스 앤드 더 시티’의 10년 후 버전, 또는 ‘위기의 주부들’ 뉴욕 버전쯤 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위기의 주부들’ 속 주인공들처럼 육아, 남편의 불륜, 이혼,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 여자끼리의 우정 등 누구나 겪는 삶을 펼쳐놓는다.

안정적 결혼생활을 누리는 메리(멕 라이언), 패션잡지 편집장으로 성공한 싱글 실비(아네트 베닝), 다섯 번째 아이를 임신 중인 전업주부 에디(데브라 메싱), 레즈비언이자 작가인 알렉스(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오랜 시간을 함께한 베스트 프렌드다. 어느 날 메리의 남편 스티브가 섹시하고 젊은 향수가게 점원(에바 멘데스)과 불륜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의 바람, 조용히 넘길 것인가 당장 이혼할 것인가. 커리어를 위해 친구의 가십을 흘릴 것인가 우정을 지킬 것인가. 메리는 믿었던 남편과 친구의 배신을 겪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하고 성공까지 일군다는 결론은 요즘 흔한 줌마렐라 드라마처럼 진부하다. 하지만 영화는 각양각색 여자들을 통해 가슴 뜨끔해지는 여자의 단점을 들추기도 하고, 여자만의 따뜻한 우정, 자매애 등을 칭송한다.

영화에는 남자가 단 한 사람도 등장하지 않는다. 우정을 나누는 네 명의 친구들은 물론, 엄마와 딸, 가정부, 잡지사 직원들, 가게 점원 등 모든 주·조연이 여자다. 갈등의 원인 제공자인 메리의 남편은 대화 속에만 등장할 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The Women’(여인들)이라는 원제답게 오로지 여자들 잔치다. 게다가 감독은 물론 영화 스태프도 모두 여성이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왕년의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인 멕 라이언과 멜로의 여왕 아네트 베닝, 톱스타 윌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 ‘윌 앤드 그레이스’의 데브라 메싱, 그리고 떠오르는 섹시스타 에바 멘데스 등이 출연한다.


개인의 사생활, 개인의 욕망을 국가가 법으로 다스린다는 점이 거슬려 개인적으로 나는 간통죄는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바람피우고도 뻔뻔하고 당당한 영화 속 에바 멘데스를 보니 '간통죄가 필요한 면도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_-;;

<The Women>이라는 원제의 이 영화를 잘 설명해주는 포스터. 이 여자 몸에 써 있는 온갖 단어들은 진짜로 모든 여자들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테마일 것이다. 여기 있는 단어를 하나 하나 읽으니 왠지 모르게 너무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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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10/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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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옛 연인을 다시 만난 느낌은 어떨까. 설렘, 미련, 원망, 미안함 이런 것들이 떠오르겠지만 희수(전도연)가 병운(하정우)을 찾아간 것은 예전에 빌려줬던 돈 35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서였다. 1년 만에 그들이 다시 만난 건 감정의 응어리가 아니라 금전적 문제 때문인 것이다. 지금 당장 돈을 내놓으라는 희수의 요청에 병운은 돈을 갚기 위해 이리저리 지인들을 찾아나선다. 그렇게 그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동안 낯익으면서 낯선 서울 여행을 함께 한다.

전도연과 하정우 주연의 영화 ‘멋진 하루’는 로맨스 영화로 구분되지만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 않다. 헤어진 이후 다시 만난 연인들이라지만 드라마 ‘연애시대’나 영화 ‘싸움’처럼 아슬아슬한 애증의 줄타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하루 동안 서울을 누비는 이들의 여정은 한 편의 로드무비에 가깝다.

병운은 ‘아는 여자’들을 찾아다니며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00만원씩 돈을 꾼다. 병운을 귀여워하는 50대 여성 사업가부터 이혼해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자 동창, 병운을 오빠라 부르는 고소득 호스티스 등 그의 ‘아는 여자’들은 병운에게 성의껏 돈을 빌려준다. 이 정도면 이 남자, 인간 관계가 좋은 것을 넘어 도대체 정체가 뭔지 궁금해진다. 병운은 끝도 없이 낙천적인 데다 능청스러운 캐릭터다. 그의 주변엔 이런저런 여자들이 많다. 하정우는 여자를 등쳐먹는 호스트 역으로 출연했던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재현 역과 살짝 겹쳐보인다.

하지만 영화가 흐를수록 관객이 미처 몰랐던 병운의 진가가 드러난다. 여자에게 돈이나 꾸는 철없는 바람둥이였던 그는 해가 질 무렵엔 따뜻하고 사랑스런 남자로 변모해간다. 단지 빌린 돈을 받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차갑게 굳어 있던 희수 역시 병운을 향해 쳐놓았던 벽을 서서히 허문다. 서로 헤어져 있는 시간 동안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팍팍하게 살았던 두 사람은 낯선 이들과의 생소한 만남을 통해 자신을 정화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자신의 내면을 관객이 알아주길 바라듯 모두 토해내지 않는다. 관객은 그들의 모습을 서서히 알아가고 이해하면서 동질감과 안쓰러움을 함께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하루는 그다지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썩 괜찮은, 그래서 제목처럼 멋진 하루처럼 보인다. 영화의 영어 제목은 ‘My dear enemy’(나의 사랑스런 적)다. 희수가 병운에게 느끼는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역시 고개가 끄덕여지는 제목이다.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사랑의 흔적이 타인을 통해 언뜻언뜻 드러나는 장면이다. 홀로 있는 여자에게 말 거는 남자의 모습, 이어폰을 한쪽씩 귀에 꽂고 있는 다정한 연인, 그들이 자주 함께 갔던 어느 초라한 식당, 전화로 이별을 통보하는 어느 여자…. 이렇듯 일상 속 지나가는 한 풍경, 한 장면, 한 공간은 데자뷔처럼 우리에게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또 하나 영화의 매력은 결말이다. 영화는 관습적인, '영화같은' 엔딩 대신 끝까지 현실적인, 쿨한 엔딩을 택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영원한 안식처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먼훗날에도 이날 하루를 떠올리며 슬며시 웃음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재미있고 달콤한 연애이야기 또는 그 후일담, 또는 따뜻한 해피엔딩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절대 비추다. 다소 지루한 것도 마이너스.


이 포스터는 참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전도연도 너무 예쁘고, 뒷편의 하정우도 전도연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눈길이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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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09/29 11:03


참 마초적인 영화지만, 이상하게도 마초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영화다. 그건 느끼하지 않으며 도회적 이미지를 가진 두 배우의 시크한 매력 덕분일 것이다. 게다가 이런 훈훈한 기럭지와 얼굴을 보는데에 대한 시각적 만족감뿐만 아니라, 거친 본능을 가진 두 배우의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봉감독이 터뜨리는 유머 등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한다. 신인 감독인 장훈은 <추격자>까지는 아니더라도 흥미로운 두 남자의 대결을 멋지게 완성해보였다.

! 끝부분에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영화는 영화다’는 영화 만들기에 대한 영화이자, 조폭·액션영화이면서, 두 남자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깡패와 배우가 함께 영화를 찍으며 실제처럼 싸운다는 줄거리를 담았다. 서로 영역을 넘나드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경계타기와 영화 속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액자식 구성이 흥미롭다.

김기덕 감독의 제자인 장훈 감독의 데뷔작이자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소지섭과 강지환이 주연을 맡았다. 두 배우는 이번 작품이 첫 영화데뷔작은 아니지만, 이전 작품들이 워낙 미미했던 터라 이 작품으로 제대로 된 영화 필모그래피를 시작하게 됐다. 특히, 한류스타 소지섭은 군 제대 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라 팬들에게는 더욱 반갑다. 스타가 출연했어도 저예산 영화인 탓에 화면은 약간 거친 느낌도 있다. 하지만 소위 ‘기럭지’가 길고 스타일리시한 두 배우의 실루엣은 세련된 화면을 선사한다.

두 남자가 있다. 유명 배우 수타(강지환)는 톱스타이지만 다혈질에 깡패 못지않은 더러운 성격이다. 조폭 2인자 강패(소지섭)는 배우 못지않은 폼나는 외모를 지녔고 한때 배우를 꿈꿨지만 현재는 깡패일 뿐이다. 조폭 영화를 찍고 있던 수타는 촬영 중 실제로 상대 배우를 폭행하고 만다. 상대역으로 어느 배우도 나서지 않고 영화 제작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수타는 전에 우연히 만났던 강패에게 영화 출연을 제안한다. 강패는 출연을 수락하는 대신 영화 속 싸움 신은 실제로 싸울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이렇게 해서 배우와 깡패가 한 영화를 찍으면서 실제로 격투를 벌이는 사태가 벌어진다. 수타는 흉내만 내는 액션이 아니라 진짜 깡패처럼 실제 싸움을 하고, 강패는 조폭이면서 배우처럼 조폭 연기를 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입장이자 동일한 위치에서 깡패와 배우의 경계를 넘나든다. 영화 역시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든다.

제목인 ‘영화는 영화다’라는 문구는 마지막 파국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현실은 영화처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을 수타와 강패, 나아가 관객들은 망치로 머리를 맞듯이 깨닫게 된다. 이 마지막 장면은 현실은 영화처럼 낭만적이지 않다는 것, 더불어 무척 극적이어서 이어 마지막 화면이 스크린 화면으로 전환된다. 아마도 감독이 극단의 결말에 대해 불만 있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영화는 영화다’인 듯싶다.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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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09/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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