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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로맨틱코미디 ‘스마트 피플’ ★★★★
‘스마트 피플’은 두 남녀의 러브 스토리라기보다는 자신만 잘난 줄 알았던 똑똑한 사람들이 연인 관계, 가족 관계에서 서로를 이해하면서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을 담았다. 억지스러운 스토리보다 일상적이고 잔잔한 사건 속에 주인공들이 겪는 미묘한 심리 변화를 드러낸 점이 돋보인다. 주인공들의 지적이고 시니컬한 대사와 유머, 영문학적 대사 등도 영화의 매력이다.
배경 역시 그동안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의 대표 무대인 대도시 뉴욕이 아니라 대학과 마을이 어우러져 있는 피츠버그다.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데니스 퀘이드가 융통성 없는 교수로 분했으며, ‘섹스 앤 더 시티’의 패셔니스타 사라 제시카 파커가 화려함을 걷어내고 지적인 의사로 변신했다. 또 ‘주노’에서 당돌한 십대소녀를 연기해 호평을 받았던 엘렌 페이지의 시니컬한 매력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스마트 피플’ 속 인물들은 제목대로 똑똑한 사람들이다. 주인공 로렌스(데니스 퀘이드)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중년의 교수다. 그는 1년을 가르쳤어도 학생들 이름을 외우지 못하며 오로지 학문과 자신밖에 모르는 인물이다. 어느날 로렌스는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이제는 의사가 된 10여년 전 자신의 제자 자넷(사라 제시카 파커)을 만난다. 아내가 죽은 지 17년 만에 그는 처음으로 옛 제자와 데이트를 하면서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나간다.
로렌스의 ‘우수한’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딸 바네사(엘렌 페이지)는 멘사 회원이기도 한 우등생 소녀이지만, 친구 하나 없는 유아독존형이다. 어느날 철없는 삼촌 척(토머스 헤이든 처치)이 한 집에 살게 되면서 혼자만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너무나도 잘나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동정했던 그들이 사실은 고집 센 멍청이이며 외톨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빈틈없고 견고한 벽에 갇혀 있던 똑똑한 사람들이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사랑하는 법을 깨달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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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프랑스산 로맨틱코미디 ‘발렛’ ★★
제목인 ‘발렛’은 레스토랑 등에서 차를 대신 주차해주는 서비스를 이르는 말로 주인공의 직업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의 고전인 ‘귀여운 여인’ 또는 ‘노팅힐’의 남자 버전 같은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할리우드 공식처럼 정형화된 설정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그래서 조금 싱겁기는 해도 가볍고 경쾌한 프랑스 코미디를 맛보기엔 제격이다. 올해 개봉했던 또 다른 프랑스산 로맨틱코미디 ‘프라이스리스’에 출연했던 게드 엘마레가 또다시 주연을 맡았다. 조각 같은 외모가 아닌 어벙한 얼굴로도 로맨틱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레스토랑 파킹맨으로 일하고 있는 피뇽은 직업도 외모도 볼품없지만 첫사랑인 만을 사랑하는 마음씨 착한 순정파 남자다. 하지만 청혼을 거절당해 상심해 있던 그는 어느날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최고의 슈퍼모델 엘레나와 커플인 행세를 해달라는 것. 백만장자인 르바셰르는 엘레나와의 관계를 숨기기 위해 우연히 파파라치 사진에 함께 찍한 피뇽을 그녀의 연인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졸지에 슈퍼모델의 애인이 된 피뇽은 바깥에서 연인처럼 행세하고 한 집에 동거까지 하게 된다.
영화는 불륜 커플인 백만장자와 슈퍼모델, 그리고 가난한 피뇽과 그의 첫사랑인 에밀리, 그리고 톱스타와 남자 신데렐라라는 가짜 커플인 피뇽과 엘레나 등 삼각의 커플관계를 펼쳐놓고, 과연 어떤 식으로 끝맺게 될지 궁금하게 만든다. 재미있는 설정에 비해 후반부가 약한 게 흠이지만, 아기자기한 파리의 풍경과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있다. 또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인 칼 라커펠트가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진짜 관계를 숨기기 위해 가짜 커플 행세한다는 설정이 할리우드의 입맛에도 든 모양이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날 미치게 하는 남자’ 등 독특한 로맨틱코미디물을 만든 패럴리 형제가 이 영화를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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