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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위썬(吳宇森· 오우삼)감독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왔다. 80∼90년대 홍콩 누아르의 전성기를 이끌었고 이후 할리우드로 건너가 성공을 거둔 그의 새 작품은 ‘적벽대전’이다. 무수한 영화에서 깊고 쓸쓸한 눈빛을 전했던 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 양조위)도 합류했다. 영화 ‘색, 계’로 심신이 지친 그는 처음엔 영화 출연을 고사했지만 끝내 우위썬 감독과 뭉치게 됐다. 량차오웨이가 원래 맡기로 했던 제갈량은 진청우(金城武· 금성무)에게 돌아갔고, 대신 량차오웨이는 오나라의 명장 주유 역을 맡았다. 유비가 제갈량에게 그랬듯이, 우위썬 감독은 삼고초려 끝에 량차오웨이를 영입한 것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이들을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삼국지’ 속 인물 중 주유가 중심

량차오웨이: 주유는 무술에도 능하고 머리도 좋은 책사이자 낭만적인 인물이다. 촬영을 끝내고 보니 주유는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 중 가장 결점이 없는 남자였다. 주유가 우위썬 감독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유가 바로 감독님의 모습이 아니냐’고 묻자 감독님은 ‘아마도 나는 그런 남자가 되고 싶었던 것같다’고 말했다. 우위썬 감독은 너무 훌륭한 사람이라 문화재처럼 보호해야 한다.

우위썬: 주유는 인물은 마음이 넓고 음악과 친구를 사랑하며 군사들의 단결을 중시하는 인물이다. 팀원 각자의 노력이 중요한 이번 영화에서 주유의 마음으로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잘 챙겨주려고 노력했다.

#‘적벽대전’과 인연을 맺기까지는?

량차오웨이: ‘색, 계’를 찍은 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출연을 거절했지만, 이후 시간이 흘러 다시 요청이 왔을 때 꼭 감독님을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여 년 연기 생활을 해오면서 다음에 이걸 해야겠다고 계획한 적은 없다. 작품과 인연이 있어야 맺어진다는 것을 느낀다. 이 영화와 주유라는 캐릭터 역시 결국 나와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하게 됐다. ‘삼국지’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뤘지만 이 영화는 우위썬 감독만의 삼국지라는 점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또 ‘적벽대전’은 계략, 모략보다는 단결, 화합을 그린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우위썬: ‘삼국지’는 18년 동안 품었던 내 꿈이다. 중국 역사 대작이 최근 많이 쏟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비관적이고 무거운 분위기였다. 이것이 현대인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옛 영웅들이지만 현대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난 낙관주의자이기 때문에 비관적인 모습보다는 군사들의 단결력,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우정, 적에 대한 관용을 그리고자 했다. 긍정적이고 희망을 품게 하고 싶었다. 내 트레이드마크인 비둘기 역시 평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나만의 색깔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량차오웨이: 왕자웨이(王家衛) 감독과 오랫동안 준비했던 영화 ‘영춘권’을 내년 찍는다. 올해 말에 있을 결혼식도 준비하고 있다.

우위썬: 다음 작품은 멜로 영화라 비둘기가 등장하지 않는다(웃음). 한국 배우 송혜교가 출연한다. 앞으로 한국과 합작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송혜교와의 작업은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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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7/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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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털하다. 솔직하다. 배우 김선아에 대해 이렇게 알고 있다면 반만 맞다. 김선아는 또 세심하고 꼼꼼한 프로다. 최근 만난 김선아는 밤샘 드라마 촬영과 곧 개봉하는 영화 ‘걸스카우트’ 인터뷰 일정이 겹쳐 녹초가 됐다. 목소리가 잠기고 몸이 축 늘어지는 상황에서도 모든 질문에 묵묵히 성실하게 답했다. 지친 와중에도 간혹 특유의 코믹한 목소리에 유머가 삐져나왔다. 김선아에겐 톱스타의 거만함보다 책임감이 더 커 보였다.

김선아 초유의 히트작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3년 만에 영화 ‘걸스카우트’로 관객을 찾았다. 영화는 김선아를 비롯해 나문희, 이경실, 고준희 등 각 세대를 대표하는 네 명의 여자가 떼인 곗돈을 직접 찾아 나선다는 액션 소동극. 김선아가 맡은 미경은 30대 초반 애엄마로 직접 노란 봉고차를 몰며 도망간 계주를 쫓는 자칭 걸스카우트의 리더 격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전의 쾌활하고 코믹한 캐릭터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미경은 김선아가 처음 맡아보는 미시 캐릭터다. 여전히 악당과는 거리가 먼 착하고 씩씩한 캐릭터이지만 코믹과 웃음기는 걷어냈다. 오히려 ‘피 같은 돈’을 찾으려는 절박함과 진지함이 채워졌다.

“사람들은 제가 웃길 것을 기대하죠. 그게 제가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고요. ‘걸스카우트’의 미경은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애도 낳고 일찍 생활전선에 뛰어든 인물이에요. 철도 없고 경험도 없다보니 잘 살아보려고 하지만 실수도 하고 그래서 돈도 까먹은 거죠. 삼순이가 서른살 노처녀 캐릭터였다면, 미경은 30대 초반으로 비슷한 나이지만 일찍 생활고를 겪어 일찍 성숙해버린 인물이에요. 이런 인물이기 때문에 일부러 웃음을 배제했어요.”

김선아는 ‘삼순이’로 많은 싱글 여성들의 언니이자 당찬 롤모델이 됐다. 아직도 ‘재방송’이 많아서 삼순이가 안 잊히고 있다고 하소연 섞인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최근엔 아시아 지역에 방송되면서 해외 팬들도 늘었다. “여성팬이 많아서 참 복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영화도 여자영화라 자부심이 커요.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세대 여성들이 약하지만 강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줬고, 앞으로도 이런 영화가 더 나왔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너무 여자들끼리만 있었더니 다음번엔 진한 멜로를 하고 싶어요."(웃음)
 
과학 수사 대신 무턱대고 사람을 추적하는 영화이다 보니 배우들의 맨몸 액션신도 많다. 김선아 역시 많이 뛰고 때리고, 또 많이 맞았다. 속도감 있게 편집이 잘 돼서 만족하지만 잘린 분량도 많다고. “편집돼서 없어진 부분을 생각하면 너무 아프죠. 하지만 나무를 비유해서 말하자면 전체 모양을 봐서 필요 없는 줄기를 쳐야 할 필요는 있으니까 이해해요.”

김선아는 지금까지 배우로서 연기만 끝내도 될 텐데 촬영이 끝난 뒤에도 영화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촬영을 모두 끝낸 뒤에도 후반 작업장을 찾아 화면을 분석하고 제작에 끼어든다. “현장에 몇개월씩 다니다가 갑자기 발을 끊으면 갑자기 비바람 속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기분이에요. 영화가 나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서 제작 과정을 지켜봐요. 내 작품이니까 극장에서 내려오는 순간까지 그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이렇듯 한 작품에 열정을 쏟고 완벽을 기하다보니 김선아는 한 번에 두 가지는 절대 못한다고. ‘내 이름은 김삼순’ 성공 이후 많은 작품들의 출연 제의가 그에게 쏟아졌지만 전부 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결국 ‘목요일의 아이’(‘세븐데이즈’)를 두고 허송세월한 것도 이 같은 ‘지조’ 때문인 듯싶다. 소송 등으로 마음 고생이 심했을 텐데도 김선아는 “목요일은 내 주위에선 금칙어”라며 농담까지 했다.

“데뷔 초기 땐 TV 쇼프로그램, 드라마, 라디오를 한꺼번에 하면서 참 즐거웠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뭐하고 있나’라는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 이후 한 가지만 집중하게 됐어요. 겹치기는 죽어도 못해요.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 집중력의 문제거든요. 연기도 연애처럼 한 대상에게만 몰두해야 되는 체질이에요.”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사진=황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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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6/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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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낮은 저음, 당당한 태도, 거만하지도 수줍어하지도 않는 말투, 신중하면서도 조리있는 말솜씨... 참 마음에 들었다...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가 할리우드 진출작 ‘스피드 레이서’를 통해 진정한 월드 스타로 등극할 채비를 마쳤다. ‘매트릭스’를 만든 워쇼스키 감독의 차기작인 ‘스피드 레이서’에 출연한 비는 5월 8일 이 영화 개봉을 앞두고 21일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비는 “사실 그 이전에도 할리우드 주연 제의는 있었지만 제대로 하고 싶었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마이너리그 주전 선수보다 주전은 못 돼도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워쇼스키 형제의 작품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매트릭스’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밝힌 비는 “액션영화이길 바랐는데 워쇼스키 형제가 쿵푸가 아니라 차로 하는 액션 ‘카푸’라고 하더라. 상상이 안 된다고 하자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해줬다”며 웃었다.

 이 영화를 찍으며 워쇼스키 형제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비는 그들이 제작하는 또 다른 영화 ‘닌자 어세신’ 주연을 꿰찼다. 비는 “쉬라고 할 때 쉬지 않고 열심히 했고, 한국인의 인내와 끈기를 보여줬다. 그래서 차기작 주연 자리까지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는 워쇼스키 형제로부터 주연을 제의받은 상황도 자세히 전했다. “함께 밥을 먹다가 ‘닌자 어세신’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주연이 누구냐고 물어봤더니 ‘너(You)’라고 하더라. 처음엔 도저히 믿기지 않아서 장난치지 말라고 했다.”

 비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비중있는 조연 ‘태조’ 역을 맡아, 전 대사를 영어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등학교 때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할걸 그랬다”며 농담을 던진 비는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어민처럼 되기보다는 자신있게 했다”고 말했다. 비는 또 할리우드 스태프들에게 한국 문화도 적극 알렸다. “한글이 멋지다고 계속 자랑했다. 그랬더니 영화 속 한글이 들어가게 됐다. ‘태조’라는 이름 역시 한국식 이름이다.”

 비가 맡은 캐릭터 ‘태조’는 주인공인 ‘스피드 레이서’와 한 편이지만 악역으로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캐릭터다. 비는 이에 대해 “워쇼스키 형제가 끊임없이 어둡고 카리스마 있는 면을 요구했다”며 “앞으로 뭔가 뒷얘기가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차기작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3편까지 계약을 마친 상태라는 점도 새롭게 밝혔다.

 비는 또 이 영화에서 주인공 에밀 허쉬를 비롯해 매튜 폭스, 크리스티나 리치, 수잔 서랜든, 존 굿맨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과 함께 출연했다. 비는 “기죽지 않으려, 밀리지 않으려 했다. 어렸을 때부터 팬인 수잔 서랜든이 나에게 CD를 들고 와 사인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또 나에게 ‘성공을 기원한다’는 손수 쓴 편지를 주기도 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할리우드에 본격 진출한 비는 거대한 규모로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할리우드의 시스템도 들려줬다. “할리우드는 자본이 뒷받침 된 최강의 스태프들과 설비가 언제나 갖춰진 곳이다. 또 한국에서는 매니저와 나 둘만 움직였다면, 윌리엄 모리스라는 할리우드 에이전트에는 CF팀, 홍보팀, 아시아 마케팅팀 등 내 전담팀만 10명이나 된다.”

 비는 한국에 이어 홍콩, 미국, 유럽 등지를 돌며 ‘스피드 레이서’ 홍보에 매진할 계획이다. 또 차기작 ‘닌자 어세신’ 촬영을 위해 5개월째 다이어트와 운동을 병행 중이다. 비는 “사실 초콜릿 등 단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 못 먹고 있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보니 향수병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한국, 중국, 일본에서 가수활동과 드라마를 하면 편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고생할까 가끔 생각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계속해서 미국 진출에 욕심이 생기는 건 배꼽에 힘주고 내 자신에게 싸움을 거는 것”이라며 도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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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4/2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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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젊은 느티나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읽었습니다.
    비씨를 보면 젊은 친구가 참..열심히 사는구나...하는 생각이듭니다.
    한참...일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고,놀고싶은 나이일텐데...
    어느새 ...높이 날아서,그의 첫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이 전세계적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군요. 남들이 쉬고,목을 축일때..땀띠가 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는 비씨의 인터뷰를 보면서 마음이 짠하던군요.
    성공 할 수 밖에 없는 청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군요.
    국내외 영화 평도 좋은 것 같고요.
    꼭!!스피드레이서가 대박나기를 바랍니다.

    2008/04/26 16:23
    • BlogIcon kimjih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스피드 레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꼭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또 비 말로는, <트랜스포머>의 마이클 베이 감독도 만났는데 <트랜스포머>가 한국에서 예상밖으로 큰 성공을 거둔터라 그도 한국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2008/04/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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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해숙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 ‘엄마’ 연기를 통해 ‘국민 엄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화면 속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지닌 그의 꾸미지 않은 모습은 정말로 우리 모두의 엄마를 닮았다.

현재도 브라운관 일일드라마와 주말드라마에서 ‘엄마’ 연기를 보이는 그는 새 영화 ‘경축! 우리 사랑’에서 주인공 누구누구의 어머니역을 벗어나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게다가 21살 차이가 나는 연하남, 그것도 딸의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부도덕한’ 엄마로. 젊은 연하남과 연애하는 중년 여성의 러브스토리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경축! 우리 사랑’이 더 파격적이고 신선한 것은 주인공 봉순 역을 맡은 김해숙 때문이다. 젊은 남자와 연애해도 어색하지 않은 이미숙의 섹시하고 도회적 중년이 아니라 김해숙은 아담한 몸매에 뽀글머리, 옆구리에 살집이 있는 전형적 아줌마의 로맨스를 보여준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저 역시도 새롭고 충격적으로 느껴졌어요. 영화 ‘데미지’가 생각났어요. 또 ‘대한민국 엄마’라는 닉네임을 배반하는 역할이고 쉽게 허락할 수 없는 사랑이지만 배우로서 정말 욕심 가는 역이었어요.”

그동안 원빈, 김래원, 김명민 등의 어머니였던 그는 이번엔 그들 또래의 배우 김영민과 때론 수줍고 때론 닭살 돋는 로맨스 연기를 펼친다.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고 편했어요. 다만 50대 아줌마의 추한 욕정으로 보이지 않을까 가장 많이 걱정했죠.”

묵묵히 딸과 남편 뒷바라지를 하며 살아가던 쉰 살의 봉순은 딸과 헤어진 뒤 상심에 빠진 딸의 남자친구를 애처롭게 바라본다. 술에 취한 그를 들쳐업은 봉순은 목덜미를 간질이는 그의 숨결을 느끼고 만다. 오랜만에 욕망을 느낀 봉순은 하룻밤의 실수로 덜컥 임신을 한다.

“제 딸들도 처음엔 제 역할에 대해 막 웃더라고요. 그런 딸들에게 너희도 엄마 나이 되면 알 거라고 말해줬어요. 저만 해도 20대 시절엔 여자가 나이 40 넘으면 할머니 되고 연애도 사랑도 못 하는 줄 알았거든요. 이제 세상은 변했고 여자의 사회적 진출도 많아졌지만 엄마는 똑같아요. 어느 순간 여자이기를 포기하고 자식을 위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죠. 이 영화에서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여자이기를 포기하지 말고, 재미있고 예쁘게 살라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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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얼핏 파격적인 소재를 담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와 동화 같은 코믹 터치를 가미해 우스꽝스럽지 않고 신선한 스토리를 창조해냈다. 소녀처럼 수줍은 사랑에 빠진 봉순은 딸과 남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뱃속의 새 생명을 지키려 한다.

“단지 아줌마 또는 엄마로 살아가던 한 여자가 자신의 이름과 함께 여자임을 찾아가는 거죠. 아마도 봉순은 그 남자를 사랑했다기보다는 여자임을 되찾은 뒤 자기 자신과 사랑의 결실을 지켜내려고 했던 게 아닐까요?”

1974년 MBC 탤런트 공채 7기로 데뷔한 이래 ‘가을동화’ ‘소문난 칠공주’ ‘미우나 고우나’ ‘우리형’ ‘해바라기’ 등 수많은 작품에서 ‘국민 엄마’였던 그는 최근 들어 새로이 연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끊임없이 드라마에 줄줄이 출연하는 와중에도 ‘무방비도시’에서 면도칼을 씹어 먹는 소매치기 고수로, 이번 영화에선 파격적 로맨스의 주인공이 되는 등 고정 틀을 벗어나고 있다.

“영화는 큰 스크린과 완성도 있는 작업이 매력적이에요. 저 같은 중견배우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배우적 열정을 뿜어낼 수 있죠. 연기에 대한 열정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배우로서 자부심을 갖기 시작한 건 5년 전부터예요. 이젠 연기가 내 모든 것이에요.”

김해숙의 다음 행보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이다. 송강호, 신하균 등과 호흡을 맞추게 된 그는 완전히 새로운 영화, 완전히 새로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꿈에서도 박쥐가 날아다닌다”며 ‘박쥐’에 푹 빠진 그는 마치 신인배우처럼 들떠 있었다. “원래 박찬욱 감독님 열렬팬이라서 함께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좋아요.”

글 김지희, 사진 김창길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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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4/1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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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하면서도 청순한 그녀, 전지현은 CF에선 꾸준히 봐왔지만 배우로서 그의 연기를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전지현이 영화 ‘데이지’ 이후 2년 만에 정윤철 감독의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통해 관객과 만난다.

벌써 데뷔 10년차, 20대 후반이 된 전지현에게서는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보다는 뜨뜻한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졌다. 느릿한 말투와 낮은 톤으로 조근조근 말을 이어가는 모습에선 털털함이 묻어났다.

배우 황정민과 호흡을 맞춘 영화 ‘슈퍼맨…’에서 전지현은 CF 속 완벽한 섹시를 벗고 시니컬하고 톰보이 같은 휴먼다큐PD 역을 맡았다. 거기에 얼굴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아 화면 속 전지현의 하얀 얼굴엔 주근깨까지도 다 보인다.

“화면을 보고 좀 후회하긴 했지만 캐릭터가 털털하니까요. 저도 원래 화장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이고요. 오히려 그런 모습이 감정 전달이 잘되고 진심처럼 느껴져서 만족해요. 연기하면서 제 자신에게 솔직하게 했어요. 자연스러움에 나만의 색깔을 입히려고 노력했고요. 그래서 영화를 보니 덜 창피했어요.”

그는 자타공인 최고의 CF스타인 만큼, 아직까지 배우보다는 ‘CF 모델’ 이미지가 강하다. 전지현 역시 이를 인정하면서도 개의치 않은 여유 있는 반응을 보였다.

“CF에 갇혀 있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진 것도 같아요. 또 내가 가진 것 이상으로 평가됐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그런 평가에 맞추려고 노력한 부분도 있고요. 분명 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나의 진정성을 눈빛을 통해 보여주고 싶어요.”

전지현은 또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다며 낙천적인 태도를 보였다. “전 앞으로도 배우로 살아갈 거예요. 점점 잘할 자신도 있고요. 일에서도 꼭 이겨야지, 꼭 잡아야지 하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에요. 제가 잘하고 재미있는 걸 하는 것으로 만족해요. 그래서 전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타입이죠.”

이번 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덜 창피하고 자신 있지만, 그는 자신의 연기에 대해 아직은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었다.

“아직 채워나갈 게 많거든요. 살아갈 날이 많고, 표현할 것도 많아요. 그 가능성 때문에 점수를 낮게 주고 싶어요.”

전지현은 올해 할리우드 진출작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개봉도 기다리고 있다. “언어, 액션, 캐릭터 소화 등 어느 것 하나 어렵지 않은 게 없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고 덕분에 시야가 넓어졌어요.”

욕심보다는 만족을, 만족보다는 가능성을 더 열어두고 있는 전지현은 ‘눈빛’ 연기를 몇 차례 강조했다. “나이 들면 실상에서나 스크린에서나 눈빛이 깊어졌으면 해요. 배우로서 나이 들어간다는 게 행운이고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감정과 경험은 더욱 깊어지니까요. 그래서 나이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어요. 이제 20대 후반인데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성장하고 싶어요.”

글 김지희, 사진 이종덕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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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8/01/2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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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올블로그 시사회 : 정윤철 감독의 일문일답과 함께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A Man who was Superman)

    Tracked from 라디오키즈@LifeLog  삭제

    지난 토요일 올블로그에서 주최한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시사회에 다녀왔다. 황정민, 전지현 주연에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유일한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다. 영화와 원작과는 그 분량부터 제법 차이가 나긴 하지만 유일한이 제작자로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비슷할 것 같다. 자. 그럼 황정민의 원맨쇼에 어우러진 전지현의 변신이 돋보인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줄거리는...

    2008/01/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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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역시 예뻤다. ‘한국 대표 미녀’로 일컬어지는 김태희가 지난해 영화 ‘중천’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설경구와 부부로 호흡을 맞춘 새영화 ‘싸움’에서 김태희는 검은 마스카라가 번지고, 진흙탕에 뒹구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망가졌지만, 화면 속 김태희는 여전히 예쁘다. 연기는 좋아졌지만, 캐릭터보다는 우리가 아는 ‘예쁜 김태희’의 모습은 여전히 드러나 보인다.

인터뷰 직전 카메라 앞에 선 김태희는 과연 CF스타답게 화사한 표정과 예쁜 포즈를 자유자재로 연출했다. 김태희는 “몇 년간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하다 보면 누구나 그렇게 돼요. 얼굴 근육도 카메라에 맞게 발달하는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김태희는 그동안 영화 ‘중천’을 비롯해 드라마 ‘천국의 계단’,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에 출연했지만 배우로서 이름을 빛내줄 뚜렷한 작품과 캐릭터를 갖지 못했다. 대신 휴대전화, 화장품 등의 CF에서 도도하기도 하고 발랄하기도 한 ‘아름다운 여신’ 이미지를 구축했다. 김태희도 자신의 그런 특징을 잘 알고 있었다.

“CF 속 저는 완벽하게 세팅된 모습이니까요. 게다가 지금까지 제가 영화와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이 정적이거나 무겁거나 너무 완벽한 편이어서 더 어려워 보이나봐요. 이젠 팬들이 제 실제 모습을 보면 실망할까봐 겁도 나요. 제 실제 성격은 완벽하기보다 단순하고 길치에다가 어리버리해요. 또 솔직하고 욱하는 면도 있고 열정적이기도 하고요.”

김태희는 빼어난 외모로 찬사를 받지만, 그에 비해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곤 했다. 작년 첫 영화 데뷔작인 ‘중천’에선 유독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악평에 상처받지 않았을까. “물론 상처받죠. 그런 평가가 여자들, 특히 CF스타에겐 더 가혹한 법이라고 주위에서 위로를 하기도 했지만, 그걸로 제 자신을 합리화할 순 없었어요. 그 얘기가 맞는 걸까 내가 맞는 걸까 고민도 하고 반성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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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천’에서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예쁜 사극 판타지 연기를 펼쳤던 김태희는 ‘싸움’에서 더 편하게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다. 김태희가 맡은 진아는 약간 까칠하고 거침없이 감정을 표현하는 인물. 김태희는 “시나리오로 연습하면 너무 감정이 소진될까봐 격한 감정이 담긴 다른 연극 대본을 보고 감정 연기를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캐릭터는 하나하나 모두 공감이 갔어요. ‘중천’에선 감정을 절제해야 했는데 이번엔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촬영하다 스타킹에 구멍이 났었는데 난 ‘진아’니까 내버려두었죠.”

영화 속 부부 싸움에서도 김태희는 100% 진아 편이었다.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싸움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들은 싸우면서 자기만 생각하는 데다 서로 타고난 성향이 달라서 더 문제였죠. 전 사랑에 빠지면 콩깍지가 씌여 다 좋게 보여요. 싸울 때도 앞뒤 안 가리고 싸우죠. 이번 영화를 하면서 남자와 싸울 때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진아처럼 무조건 싸우기보다는 여우같이 슬며시 휘어잡아야 할 것 같아요. 전 정말 소질 없지만….”

톱스타 자리에 있는 그녀에게 배우로서의 고민과 꿈을 물었다. “일단,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연기를 안 했으면 아마 연구실이나 화실 등 홀로 있는 일을 했을 거예요. 연기는 내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하죠. 배우로서 내가 만족할 수 있고, 또 관객들도 인정하는 모습을 빨리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까지 못해 본 역이 너무 많아요. 그렇다고 오로지 연기 변신을 위해서 하고 싶지는 않아요. 내 안에 없는 모습을 억지로 꾸며낼 자신은 없어요. ‘페인티드 베일’의 나오미 와츠가 했던 멜로 연기나 발랄한 로맨틱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글 김지희, 사진 송원영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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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7/12/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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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뮤지컬에 이어 드라마, 영화까지. 배우 오만석의 지칠 줄 모르는 영역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다 재미있지만, 연극과 뮤지컬은 편하고, 영화는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배우는 과정이 재미있다”는 그는 여기에 밴드 활동까지 하고 있는 데다 내년엔 뮤지컬 연출가로도 데뷔한다. 이쯤 되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은 욕심쟁이! 우후훗∼’

뮤지컬 ‘헤드윅’의 트렌스젠더,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의 순박한 시골청년에서 최근 ‘왕과 나’의 내시까지 맡은 배역마다 그만의 특별한 캐릭터를 선보인 그는 이번엔 영화 ‘우리 동네’에서 충동적인 살인마로 변신해 동물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천의 얼굴’을 가진 그의 진짜 모습은 뭘까?

“저도 제 본모습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배우를 한다는 건 제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저도 궁금합니다. 내 안에 또 뭐가 있을까 하고. 매번 한계에 부딪히면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고 있어요. ‘오만석’이란 역을 하기 전까지는 저도 제 자신을 알 수 없을 것 같아요.”

영화 ‘우리 동네’에서 배고픈 추리소설 작가이자 살인마가 됐던 그는 실제 성격도 거칠어졌다고. “한 작품을 계속 하다 보면 촬영장을 나와서도 그 캐릭터를 닮게 돼요. 심지어 젓가락질도 달라질 만큼 일상생활에 조금씩 묻어나게 되죠.” 일례로 ‘우리 동네’의 살인마를 연기할 때는 밖에서도 말투가 거칠고 툭툭 튀어나왔다. 하지만, 최근 ‘왕과 나’의 김처선을 연기하면서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말투로 바뀌었다.

두 명의 살인마가 한 동네에 산다는 설정의 ‘우리 동네’는 치밀한 연쇄살인마 효이(류덕환)와 충동적인 모방살인범 경주(오만석)의 살인 이유와 그 관계를 풀어놓은 스릴러 영화다.

오만석이 연기한 ‘경주’는 사이코패스류의 냉철하고 주도면밀한 살인마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분노를 제어하지 못해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기존 살인마와 달리, 살인 후 죄의식과 초조함이 엿보이는 불안한 캐릭터다. 오만석은 악마 같은 본능과 평범한 인간의 성품을 모두 지닌 복합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잔인하기도 하면서 어수룩하고 불쌍하기도 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인간에게 감성과 이성이 있다면, 어떤 때는 이성이 감성을 누르지만, 또 어떤 때는 갑자기 내부의 감정이 울컥해서 감성이 이성을 누르죠. 현대인에게 이런 경향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어떤 장르든 가리지 않는 그이지만 휴먼드라마에 가장 끌린단다. “정말 감동적인 휴먼드라마나 배꼽 빠지게 웃을 수 있는 휴먼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해학과 웃음이 있는 그런 작품이요.”

올해는 드라마와 영화에 주력했지만, 내년엔 다시 뮤지컬에 집중할 생각이다. 우선, 내년 여름쯤에 ‘내 마음의 풍금’에 출연하고, 연말엔 창작 뮤지컬 ‘즐거운 인생’의 연출을 직접 맡는다. 또 밴드 ‘리틀윙’의 기념앨범도 내년쯤 출시할 예정이다. 그의 욕심과 열정은 그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듯했다.

그에게 있어 배우란 직업은 “손에서 놓고 싶어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가장 힘들면서 가장 재미있는 것이죠. 너무 힘들어서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또 하고 싶은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도 내가 좋아하는 공연, 영화, 드라마를 열심히 할 수 있는 체력, 열정, 힘이 넘치기를 바랍니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영화 <우리동네>는

‘우리 동네’는 연쇄살인과 모방 살인을 소재로 삼은 스릴러물이지만, 누가 범인인지, 어떻게 범인을 잡는지를 추적하는 일반 스릴러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영화는 누가 살인마인지를 먼저 밝히고 시작한다. 살인마와 형사의 대결 대신 살인마와 살인마, 살인마와 형사의 ‘관계’에 주목한다.

서울의 어느 변두리 동네에서 끔찍한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가난한 추리소설 작가 경주(오만석)는 밀린 집세를 내라고 타박하는 집주인 여자를 우발적으로 죽인다. 망연자실한 그는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연쇄살인범의 짓으로 꾸민다.

하지만, 진짜 연쇄살인범 효이(류덕환)가 경주를 옥죄어 오고, 경주의 절친한 친구인 형사 재신(이선균)은 경주가 범인임을 알게 된다.

이들 세 사람은 같은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죄의식과 정으로 서로 맞물린 이들의 관계를 드러낸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처럼 풀리지 않는 관계의 순환 고리를 보여준다.

영화는 스릴러의 익숙한 소재로 인간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악마성과 죄의식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29일 개봉.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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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7/11/2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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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영화는 누구나 한번쯤 보고 즐겼으면서 절대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길티플레저(guilty pleasure·죄의식을 느끼면서도 즐기는 것)’ 중 하나다. 15일 개봉하는 영화 ‘색화동’은 누구나 궁금해하고 한번쯤 훔쳐보고 싶은 에로영화의 제작현장을 리얼하게 담았다. 이런 낯뜨거운 소재를 영화로 만든 이는 실제 에로영화 14편을 만든 공자관(31·사진) 감독. ‘색화동’은 그의 자전적 이야기인 셈이다. 그가 첫 극영화로 ‘색화동’을 찍은 것은 “가장 잘 아는 내 이야기”이기 때문이란다.

“창작자라면 누구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겁니다. 3년간 에로 업계에서의 내 경험, 내 이야기를 제대로 된 드라마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진규처럼 공자관 감독도 대학 영화학과 졸업 후 얼떨결에 에로영화판 조감독이 됐다. 출근 첫날부터 밤을 꼬박 새우며 일했다. 하루에 무려 30신을 찍기도 했다. 에로영화의 실제 제작현장은 화면에서처럼 끈적하거나 뜨겁기보단 고된 노동의 현장이었다.

“눈앞에 예쁜 여자가 벗고 있지만 아무 느낌이 없어요. 첫날엔 멀쩡하지만 밤을 새고 나면 너무 힘들어서 어서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배우나 스태프들 모두 전혀 민망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건 단지 힘든 노동이기 때문이죠.”

그의 말에서 영화 속 에로 업계의 처절한 고군분투가 느껴진다. 매서운 추위에도 야외에서 맨몸을 드러내야 하는 배우들, 시간과 주위 시선에 쫓기며 어떻게든 촬영을 해야 하는 스태프들,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해 거짓말 헌팅과 도둑촬영을 감행하는 대목에서는 왠지 삶의 처연함이 묻어난다.

그는 “에로영화 만드는 사람들도 똑같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 성에 대한 편견과 이중적인 잣대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특히, 영화에는 주인공 못지않게 에로 여배우 사빈의 애잔함도 묻어난다. 그 누구보다 사회의 이중적 시선을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게 에로 여배우이기 때문이다. 공 감독은 실제 옆에서 본 에로 여배우들에 대해 “생활력이 아주 강하고 기가 센 편”이라며 “촬영 전엔 보통 여자와 똑같은데 촬영이 시작되면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프로정신을 지녔다”고 말한다.

에로 여배우는 영화 속 묘사처럼 일당 70만원이라는 에로 업계 최고 대접을 받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같은 업계 종사자로부터도 멸시받고 이용당한다. 영화에서 진규는 에로 여배우를 두고 “보통 여자”라고 말했다가도 “시집 못 간다”라고 말한다.

공 감독은 “쿨하게 에로 여배우를 직업인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라도 주변에서 한다고 하면 말릴 것”이라며 “주인공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색화동’은 순수제작비 1억3000만원으로 20여일간 12회차만에 찍은 저예산 영화다. 공 감독은 첫 번째 극영화에 대한 아쉬움과 소망을 함께 털어놓았다. “좀더 하고픈 얘기가 많았는데 제작비 때문에 포기한 신이 여럿 있어요. 서브플롯을 보태 보다 유기적으로 연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개 독립영화라고 하면 어렵고 관념적인 영화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재미있고 웃기면서 야한 영화가 나온 거예요. 독립영화가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색화동’은 어떤 영화?

영화학도의 좌충우돌 에로영화 진출기를 통해 에로영화 업계의 애로 사항을 생생히 담았다. 주인공 진규(조재완)는 어쩌면 박찬욱 감독처럼 되는 게 꿈이었을 테지만 생계에 떠밀려 ‘올드보이’가 아니라 에로영화 ‘올누드보이’의 조감독이 된다. 진규는 에로영화 속에도 스토리가 있는 가슴 절절한 베드 신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의 뜻과는 무관하게 흘러간다. 살인적인 스케줄, 열악한 제작 환경,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그를 힘들게 한다.

재치 만점의 유명 영화 패러디 제목, 기존 유명 영화의 클리셰를 에로버전으로 바꾼 것, 감독 역을 맡은 김동수의 코믹 연기 등은 낯뜨겁지만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동시에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씁쓸하다. 영화는 에로영화 뒷얘기와 내면의 갈등을 겪는 주인공 등 신선한 발상으로 흥미롭게 극을 이끌어가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힘을 잃는다. 또 주인공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여배우 사빈의 캐릭터가 드러나다 만 것도 아쉽다. 영화는 2006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돼 주목받았으며, 신선한 발상을 높이 산 청년필름에 의해 극장 개봉을 하게 됐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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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7/11/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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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희. 스크린 속 그는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배우다. 동그란 얼굴에 부리부리한 눈의 임원희는 영화 속에서 관객을 웃기는 데 탁월한 재주를 가졌지만, 놀랍게도 실제 모습은 정반대다. 시종 진지한 얼굴에 과묵한 그는 “관객이 저를 코믹한 이미지로만 본다면 그게 제 숙명이겠죠”라고 담담히 말한다. 하지만 그 이미지의 굴레가 내심 섭섭한 눈치였다.

2001년 류승완 감독의 ‘다찌마와 리’에서 보여준 독보적인 코믹 연기 이후 관객은 그의 코믹 이미지만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는 지금까지 ‘쓰리, 몬스터’ ‘실미도’ ‘주먹이 운다’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한동안 스크린에서 모습이 뜸했던 그가 올해에는 세 편의 영화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지난 8월 코믹스릴러 ‘죽어도 해피엔딩’에서 그는 다른 캐릭터들보다 다소 평범한(?) 매니저 역을 맡았고, 최근 개봉한 ‘엠(M)’에서는 강동원의 동창으로 깜짝 출연했다. 그는 극중에서 혼란스러워하는 강동원과 달리 특유의 호탕함으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1일 개봉한 허영만 원작의 영화 ‘식객’에서는 욕심 많고 심술부리는 악역을 맡았다. 주인공 성찬(김강우)의 상대역으로 주인공을 괴롭히며 승리를 위해 치사한 술수를 쓰는 악역 ‘봉주’로 나오지만 왠지 밉지는 않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면 열 중 한두 분쯤은 ‘쟤도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악역이지만 밉지만은 않은 귀여운 악역을 보여주려고 했거든요.”

영화 ‘식객’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만화적 성격이 강하다. 요리 대결을 주요 뼈대로 삼고, 뚜렷한 선악 대비의 주인공들을 배치시켰다. 팽팽한 승부 끝에 결국엔 착한 주인공이 승리를 거머쥔다는 단순한 줄거리이지만, 드라마틱한 전개와 감동의 소스를 잘 버무려 온 가족이 즐길 만한 맛있는 영화로 완성됐다.

관객은 당연히 실력도 뛰어나고 성품도 정직한 주인공 성찬을 응원하지만, 사실 우리가 공감하고 동정하는 인물은 2인자인 봉주일지도 모른다. 임원희는 영화 내내 악독하고 밉살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간간이 표정 하나 말 한마디로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그는 “아마도 내 원래 이미지가 그렇다 보니 더 재미있게 관람하는 것 같다”면서도 “어차피 행복한 가족영화이므로 악랄하기보다는 귀여운 악역이 되고자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원희가 꼽는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영화는 그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다찌마와 리’가 아니라, 뜻밖에도 ‘쓰리, 몬스터’였다. 물론, 그는 이전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며 “모든 작품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쓰리, 몬스터’는 박찬욱 감독과 함께한 호러영화로 이 영화에서 그는 서늘한 악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남들은 자신을 분위기 메이커일거라 여기지만 실제로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는 그는 언젠가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도 밝혔다. “제 얼굴이 동그랗고 살이 있어서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것 같지만, 멜로나 스릴러 등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연기에 있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저를 잘 견제해 나갈 겁니다.”

글 김지희, 사진 이제원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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