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 대작에서 낯익은 국내 배우들의 얼굴을 여러 번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국내 톱스타들이 잇따라 할리우드 등 프로젝트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엔 그 결과물을 내놓는다. 이들은 거친 액션 연기는 물론 모든 대사를 영어로 소화해야 했다. 과거 할리우드 진출작에서 간간이 얼굴을 내비쳤던 것과 달리 이번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연기를 펼친 것도 주목된다. 이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할리우드도 한류 스타의 영향력을 높이 산 결과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프로젝트는 영화 ‘스피드 레이서’에 출연하는 아시아 스타 비다. 5월 8일 전세계 동시 개봉하는 ‘스피드 레이서’는 워쇼스키 형제의 신작으로, 비는 이 영화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맡아 진짜 ‘월드 스타’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지난 13일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 윌리엄 모리스사와 손잡았다고 공식 발표한 비는 ‘스피드 레이서’가 개봉하기도 전에 벌써 차기작을 확정지었다. ‘스피드 레이서’에 이어 또다시 워쇼스키 형제의 ‘닌자 어세신’에 출연하게 된 것. 게다가 이번엔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차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으로 보인다.
‘엽기적인 그녀’로 아시아 전역에 이름을 알린 톱스타 전지현 역시 지난해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촬영을 마치고 올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는 미국·홍콩·프랑스 합작 영화로 ‘와호장룡’의 제작자 빌콩이 제작을 맡았다. 전지현은 이 영화에서 세상에 홀로 남은 주인공 뱀파이어 사야 역을 맡아 다양한 액션 연기를 펼친다.
장동건은 미국과 뉴질랜드 합작영화 ‘런드리 워리어’의 주연을 맡았다. ‘반지의 제왕’의 제작자 베리 오스본이 제작에 참여한 이 영화는 제프리 러시, 케이트 보즈워스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함께 출연하며 4000만달러 제작비가 드는 대작이다. 영화는 지난해 말 크랭크인해 뉴질랜드에서 촬영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이병헌은 조시 하트넷 등이 출연하는 미불 합작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 출연한 데 이어 체이닝 테이텀, 시에나 밀러, 데이스 퀘이드 등 유명 스타들과 함께 ‘지 아이 조’에 캐스팅됐다.
충무로의 한 관계자는 “국내 배우들이 해외 대작에 출연해 전세계에 얼굴을 알리는 일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입증된 실력보다는 한류 스타의 네임 밸류에만 의존하는 경우도 있어 세계적으로도 성공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무극’은 ‘패왕별희’의 첸카이거 감독과 국내 톱스타 장동건이 만나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영화는 3000만 달러라는 거대한 제작비를 들였으며, 우리나라의 장동건 외에도 일본의 사나다 히로유키, 홍콩의 장백지와 사정봉이 주연으로 출연한 범아시아 영화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개봉해 박스오피스를 휩쓸었다.
최근 ‘칠검’, ‘신화-진시황릉의 전설’, ‘퍼햅스러브’ 등 중국 영화에 출연한 국내 배우들이 주조연급이었던데 반해, 장동건은 이 영화에서 이야기의 중심축으로서 진정한 프로타고니스트로 등장한다. 그는 다른 인물들이 각자 부여받은 비극적 운명에서 발버둥칠 때 홀로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인물이다.
영화 ‘무극’의 시공간은 비현실적인 세계다. 또 아름다운 공주님과 그를 구하는 용감한 기사, 공주를 노리는 이웃 나라 왕자가 등장하는 ‘동화’같은 판타지 영화다. 화려한 동양화를 보듯 흰색, 빨간색, 검은색 등과 같은 강렬한 색이 화면을 덮으며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역시 동화처럼 단순하다.
설국 출신인 노예 쿤룬(장동건)은 바람처럼 빠른 초인적 능력을 가졌다. 그 덕에 용맹한 장군 쿠앙민(사나다 히로유키)의 부하가 된다. 쿤룬은 주인인 장군 대신 왕비 칭청(장백지)의 목숨을 구하지만, 왕비는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 장군이라고 믿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쿤룬 역시 아름다운 칭청을 사랑하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쿤룬은 ‘아더왕’에서 기네비어 왕비를 사랑한 기사 랜슬롯 경이자, 사랑을 빼앗긴 ‘인어공주’이기도 하다. 이러한 엇갈린 사랑의 아픔 외에 동족을 말살한 북공작(사정봉)에 대한 분노가 쿤룬을 노예를 뛰어넘는 존재로 만든다.
영화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칭청과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의 갈등을 주요 축으로 하면서, 각자의 비극적 운명과 이를 뛰어넘으려는 시도 등 드라마틱하고 심오한 주제를 다뤘다.
하지만 판타지 영화로서 영상은 신비롭고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만화같고 인위적이다. 또 무엇보다 판타지에서 가장 중요한 서사가 약하다. 문학을 뿌리로 만든 서양 판타지 영화의 성과를 뛰어넘는 동양의 판타지가 아쉽다.
'무극'은 전쟁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시간을 알 수 없는 미지의 대륙을 배경으로,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노예 ‘쿤룬’(장동건)과 절대 미(美)를 얻은 대신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없는 왕의 여자 ‘칭청’(장백지), 그리고 패배를 모르는 승리의 장군 ‘쿠앙민’(사나다 히로유키)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운명을 그린 판타지 서사 액션 대작.
이 영화에서 또다시 장동건의 비극적인 면을 보게 될듯 하다. 포스터만 보면 전작들과 달리 조금 슬픈듯 애절한 분위기도 새어나오지만, 거칠고 강인한 면은 여전히 있는 것 같다.
최고 미남 배우인 장동건은 그 화려한 외모가 오히려 콤플렉스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몇년간 계속 터프하고 마초적인 캐릭터만 해오고 있다. 이젠 부드러운 남자, 세련되고 현대적인 남자, 멜로에 어울리는 남자 장동건을 보고 싶다. 다음 영화까지 또 이런 역할이면 아무리 장동건이라도 지겨워서 안 볼지도...-_-
영화 '태풍'이 드디어 이번 주말 전국 극장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영화사 측의 야심처럼 국내 최고 흥행 기록을 깰 수 있을까? 기자시사회에서 곽경택 감독은 "흥행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1. 숫자는 압도적- 최대제작비와 최다스크린
'태풍'의 제작비는 순제작비만 150억에 달한다. 역대 한국영화 중 최대 규모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만 40억 정도.
여기에 스크린도 역대 최다인 520개를 확보했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도 그 어느때보다 이 영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아무 계획 없이 극장에 간다면, '태풍'을 보게 될 확률이 가장 놓다.
2. 남북, 분단 이라는 흥행 코드
역대 한국영화 흥행 톱6 에 남북이나 분단 소재 영화가 네 개나 들어가 있다.
1위 '태극기 휘날리며', 2위 '실미도', 3위 '친구', 4위 '웰컴투 동막골', 5위 '쉬리', 6위 'JSA-공동경비구역'이다. 곽경택 감독의 '친구'만 빼면 모두 직간접적으로 북한이 연계돼 있다. (흠...곽 감독 역시 강제규나 강우석 감독처럼 남북을 소재로 한 영화로 영화사에 뭔가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걸까...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영화를 보는 시선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태풍'은 이전의 남북 소재 영화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한 느낌마저 주었다.
같은 현대물로 남과 북의 액션을 다룬 '쉬리'가 그 중 제일 '태풍'과 닮았지만, 그래도 '쉬리'는 한국형 첫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점, 또 처음으로 거대 주류 영화에서 남북을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액션과 멜로, 드라마 등 오락 영화로서의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전쟁의 비극과 참상을 갈라진 형제를 통해 아주 생생하게 보여줬다. 'JSA'는 "북한 사람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자 동포이며 친구"라는 사실과 분단의 비극을 전해줬다. '웰컴투 동막골'은 이념과 전쟁을 넘어선 남북 병사들의 아름다운 합작의 동화를 선사했다. '실미도'는 안 봐서 모르겠다.
하지만 '태풍'이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아직도 모르겠다..-_-;;
3. 만화같은 설정과 캐릭터- 신파에 군대홍보영화?
'태풍'을 보다 보면, 가끔 깜짝 놀라는 대사나 상황이 벌어진다. 너무 진부하고 교과서적이라 간혹 당황스러웠다.
일단, 두 인물. 북한 출신의 분노를 간직한 터프한 해적 씬과 남한의 엘리트 해군 강세종. 한쪽은 분노로 똘똘 뭉쳐 해적 대장이 되었으며, 다른 한 쪽은 애국심, 정의, 용기, 체력, 지성까지 갖춘 완벽한 '바른생활맨'이다. 둘의 캐릭터가 어쩜 그리 평면적이고 전형적인지...
임무 완수 후 연금이나 진로 등도 다 필요 없다고, 오직 조국을 위해 일한다는 강세종, 또 후반부 "어머니, 조국을 위해 어쩌고~"하는 내레이션 등과 같은 강세종의 넘치는 애국심은 조금 거북스럽기도 했다. 물론, 군인들의 노고가 느껴져 가슴 찡하기도 했지만, 저런 맹목적인 애국심은 부담스러웠다.
또 하나 부담스러웠던 것. 씬의 누나(이미연)와 연관되는 신파. 총부림 속에서 작은 두 남매만 살았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지만, 그리움의 대상으로서의 '누이'라는 설정과 이산가족 상봉의 스토리는 너무 진부했다.
그리고 마지막도 조금 어이없다. 그렇게 악에 뻗쳤으면서 왜 나쁜짓을 안 한거지? 평생 분노와 적대를 가진 사람의 선택으로서는 정말 비현실적이고 이해하기 힘들다. 또, 그 마지막 결투 때의 비장함과 많은 죽음은 뭐가 되는거지?
영화 카피는 '적도 친구도 될 수 없는 두 남자'라고 써놨지만, 두 사람의 교감같은 것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내러티브와 드라마의 부족이다.
4. 장.동.건.
지금까지 별로 안 좋은 얘기를 써놓았지만, 돈 주고 보기에 아까운 영화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스토리와 구성이 뛰어난 웰메이드 걸작 영화는 아니지만, 돈을 많이 들인 만큼 한국형 블록버스터로서 볼거리는 충분하다.
또 하나 이 영화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바로 장동건이다. 그는 이제 한국 최고 배우로 올라섰다.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전쟁이나 마초적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실미도'는 안 봤지만, '태극기 휘날리며'를 본 이유는? 장동건과 워빈이 세트로 나온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반대로 '실미도'에 장동건과 원빈이 나왔다면, 난 '실미도'를 돈 주고 봤을 것이다...-_-;
같은 이유로 "장동건 때문에 볼 거다"라는 여성이 꽤 많다. 한 여성 네티즌은 이 영화에 대해 "스토리 0원, 볼거리 1000원, 신파 -500원, 장동건의 포스 5500원"이라는 간결한 평을 내리기도 했다.
캐릭터 상의 이유로도 이 영화는 아무래도 이정재보다는 장동건에 더 눈이 가게 돼 있다. 냉철한 강세종보다는 눈을 번뜩이는 강렬한 씬의 포스가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장동건뿐만 아니라 이정재의 지적인 엘리트 포스까지 합세해 여성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결국, 장동건과 이정재 두 주연배우(특히 장동건)의 스타성이 영화의 부족한 점을 얼마나 메울지 궁금하다.
올 하반기 한국 영화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인 ‘태풍’이 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영화는 장동건, 이정재 등 두 톱스타의 남성적 대결과 영화 ‘친구’로 관객 동원력을 보여주었던 곽경택 감독이 15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또 오는 14일 개봉 예정인‘태풍’은 같은 시기 개봉 예정이었던 다른 한국 영화 ‘청연’과 ‘야수’가 미리 ‘태풍’을 비껴가면서 더 큰 기대를 모았다.
시사회 자리에서 곽경택 감독은 “영화의 질과 주연 배우, 시나리오 쓰는 데 공들인 시간 등이 부족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결과를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계속적으로 강한 남성적인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나 ‘해안선’ 등에서 비극적이고 남성적인 역을 해왔는데, ‘태풍’의 씬은 이전 캐릭터들의 집합체”라고 말했다.
영화는 한반도에 적대감을 품고 있는 북한 출신 해적 씬(장동건 역)과 그를 쫓는 남한의 해군 대위 강세종(이정재 역)의 대결을 축으로 한다. 20년 전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이 거부돼 눈 앞에서 부모의 참극을 목격한 씬은 증오와 분노를 안은 채 한반도를 파괴하려는 일념으로 살아간다. 한편, 남한의 엘리트 해군 강세종은 씬을 추격하면서 그의 과거를 알게 되고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 남한을 파괴하려는 씬과 이를 저지하는 강세종의 대결은 영화 후반부 절정에 이른다.
‘해양 액션’을 표방하는 이 영화는 태국, 러시아 등지의 해외 로케이션과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 위에서의 액션 씬 등 큰 스케일의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이전의 남북 대결을 주제로 한 영화의 구도나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같은 언어를 쓰는 또래의 남북 젊은이들이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어야 하는 비극은 이전의 영화에서도 되풀이됐던 주제다.
또 영화 ‘태풍’은 매우 남성적인 영화다. 분노를 가진 반항적인 해적과 냉철하고 용기 있으며 정의감과 애국심까지 갖춘 군인은 질서 밖과 안의 남성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여기에 씬의 그리움의 대상이자 순수의 상징으로 타락에서 구제받는 여성(씬의 누나) 캐릭터는 이 영화를 더욱 남성적이게 만드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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