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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지나친 아름다움은 오히려 독이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원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아름다운 외모는 종종 다른 능력보다 우선 평가받는 기준이 되곤 한다. 예쁘면 살기 더 편하다는 말이 오래된 진리처럼 통하는 세상에서 아름답기 때문에 부러움과 찬탄의 대상이 되는 미녀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득이 되기보다는 독이 될 수도 있을까?

 모니카 벨루치 주연의 영화 ‘말레나’(2001)는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집단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의 삶을 그렸다. 남자들은 그녀를 욕망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여자들은 질투와 시기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반면,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금발이 너무해’(2001)는 “예쁜 것도 때론 손해랍니다”라며 ‘금발 미녀는 멍청하다’라는 사회의 편견을 비튼 코미디물이다. 바비 인형처럼 예쁜 금발 여대생 엘 우즈는 하버드 법대에 다니는 남자친구로부터 “넌 내 아내감이 아니야. 마릴린 먼로보다는 재클린 케네디 같은 여자가 필요해”라며 이별을 통보받는다.

 14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아름답다’는 제목에서처럼 아름다운 여자가 주인공이며, 아름답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 나아가 파멸에 이르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는 앞의 두 영화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욕망하면서도 업신여기는 사회적 시선과 편견을 문제 삼기보다는 아름다운 여자를 파괴하고 가학적으로 다루는 데서 미적 쾌감을 얻는다. ‘말레나’처럼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불행해진 한 여자의 삶을 그렸지만, 그 방식이 여성을 지나치게 학대하고 극단적이어서 여성 관객을 보기 불편하게 만든다.

 ‘아름답다’는 김기덕 감독 원작에, 김기덕 감독 영화의 연출부 출신인 전재홍 감독의 장편데뷔작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돼 화제가 됐다. 너무 아름다운 여자 은영(차수연)은 어딜 가나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그녀를 무작정 쫓아다니는 남자들만 해도 여러 명. 어느 날 은영은 그녀의 스토커 중 한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다. 성폭행 가해자는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랬어요. 내가 강간범이 아니라 너무 아름다운 당신이 나를 강간한 거예요”라고 말한다. 성폭행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 역시 “강간범이 무슨 죄야. 그런 (아름다운) 몸을 가진 게 죄지”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는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저주하게 된 은영은 그 치명적 아름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 방법은 폭식과 거식증이라는 자신을 학대하는 방법이다. 극단적으로 자신을 학대하고 파멸해가는 여자의 모습은 때론 너무 과장스러워서 우스워 보이기까지 한다. 점점 망가져가는 은영을 옆에서 안타깝게 지켜보던 경찰 은철(이천희)이 영화 속 유일하게 멀쩡한 남자로 은영을 보살폈지만, 지나치게 아름다운 은영을 바라보다 그 역시 가해자 스토커와 비슷한 길을 간다.

 아름답기 때문에 성폭행당하고, 가해자나 피해자나 모두 그 죄악의 원인을 피해자인 여자에게로 돌리는 상황은 어처구니가 없다. 그릇된 미의식과 가해자를 통해 사회와 집단의 이중성을 통렬하게 꼬집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편견을 극복해내고 살아남는 여자도 없는, 아름다움과 그로 인한 폭력과 파멸만을 전할 뿐이다. 아름다움은 운명이고 그 결과는 파멸밖에 없다는 가학적이고 안이한 주제 의식에 한숨이 나올 정도다. 그게 과연 사회의 뒤틀린 미의식을 고민한다는 제작 의도와 부합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성폭행 결과를 피해자인 여자의 잘못으로 모는 상황 설정은 여성 관객에게도 불편함을 주지만, 모든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듯한 설정 역시 남성 관객에게 호응을 얻지 못할 듯싶다.

 차수연은 충분히 아름다운 배우지만, 남녀노소 모두가 찬양하고 감탄하고 우러러볼 만큼의 미인은 아니어서 왠지 영화에 더 몰입되지 않았다. 카페에 앉아 있는 은영에게 여고생들이 연예인 아니냐며 말 거는 장면이나, 길거리에서 쓰러진 은영에게 남자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호의를 베푸려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반면, '말레나'에서 모니카 벨루치가 길을 지나갈 때 길가의 사람들이 넋을 잃고 그녀를 쳐다본 장면은 공감 100배였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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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02/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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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판타지로 버무린 '사랑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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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죽음. 사랑의 에너지 ‘에로스’와 죽음의 본능 ‘타나토스’. 이 두 가지 상반된 주제는 서구 예술에서 같은 뿌리를 갖고 함께 공존해 왔다. 에로스와 타나토스는 낭만과 비극성을 동시에 지닌 인간의 영원한 테마다.

격렬하게 드라마틱하면서 무척이나 진부한 이 문학적 주제를 독특하게 풀어낸 두 편의 한국영화가 여름 절정기에 관객을 찾는다. 장르도 시대 배경도 다르지만, 사랑과 죽음을 씨실로 삼고 공포와 판타지를 날실로 삼아 잘 버무려낸 연출력이 돋보인다.

‘기담’은 1940년대 서양식 병원을 배경으로 한 이색 공포물이고 ‘별빛 속으로’는 1970년대 말 한 청년이 겪는 색다른 판타지물이다.

두 영화가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기묘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에 걸맞은 환상적 이미지를 잘 덧입혔기 때문이다. 두 작품 모두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영화다. 그렇고 그런 공포물에 질린 관객들에게 특이한 경험을 안겨 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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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사랑이 낳은 공포=사랑을 잃은 슬픔은 때로는 죽음의 욕망을 낳고, 때로는 공포를 낳는다. 지독하게 사랑했기에, 도저히 떨쳐낼 수 없기에 사랑은 비극으로 승화된다.

‘기담’은 1942년 경성, 신식 의료원 ‘안생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신식 문물이 공존하던 시절, 사랑과 연모 때문에 섬뜩한 공포가 빚어진다. 같은 공간에서 나흘간 벌어진 각기 다른 세 가지 이야기는 퍼즐처럼 겹쳐지기도 한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비관해 자살한 한 여고생의 시체가 병원에 들어온다. 의학실습생 정남(진구)은 이 아름다운 시체에 홀려 매일 그를 찾는다. 또 다른 날엔 소녀 아사코(고주연)가 일가족이 몰살한 교통사고에서 홀로 살아남아 병원에 실려온다. 아사코는 새 아빠와 엄마가 끔찍한 환영으로 등장하는 악몽에 시달린다. 서로 끔찍이 사랑하는 의사 부부 동원(김태우)과 인영(김보경)도 안생병원의 일원이다. 어느 날 동원은 아내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고, 나아가 그가 밤마다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한다.

‘기담’은 공포영화이지만 무서움보다는 오히려 연민과 슬픔을 자아낸다. 배경이 되는 안생병원 역시 기존 공포영화의 공간처럼 어둡고 음산한 병원과는 거리가 멀다. 핏기없는 하얀색 병원 대신 목조건물을 통해 따스한 느낌의 옐로와 브라운 이미지를 더 활용했다. 벚꽃, 수련, 낙엽, 설산으로 형상화된 영혼결혼식의 환상 시퀀스는 영화가 추구하는 탐미적인 서정 공포를 잘 보여준다.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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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통해 이룬 사랑=‘별빛 속으로’는 사랑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판타지로 접근했다. 2007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순진한 대학생 수영(정경호)은 명랑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삐삐소녀(김민선)를 만난다. 어느 날 삐삐소녀는 갑작스럽게 투신자살하고, 이후 수영 앞에 이상하고 신비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죽은 삐삐소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실제처럼 나타나고, 새로 과외를 하게 된 여고생 수지(차수연)와는 기묘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수영은 자신과 수지에 얽힌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된다.

영화는 꿈과 현실, 현재와 과거, 환상과 실재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가운데 판타지와 멜로, 게다가 호러까지 가미돼 다양한 장르의 색다른 조합을 맛볼 수 있다. ‘식스 센스’와 같은 작은 반전의 묘미도 있지만, 이 영화가 내세우는 것은 반전이 아니라 운명과 같은 사랑을 이루게 되는 남녀들의 이야기이다. 이승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삐삐소녀는 수영에게 짜릿한 환상의 경험을 선사하고 또 다른 인연으로 이끈다.

‘진정한 사랑은 죽음까지 따라갈 수 있다’고 하지만, 영화는 비장한 신파가 아니라 삶과 죽음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러브 스토리를 전한다. 황규덕 감독은 “이승과 저승을 넘는 사랑 이야기 ‘천녀유혼’과 뻔뻔스럽게 진짜와 거짓말을 애매하게 늘어놓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9일 개봉.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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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7/08/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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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타선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담. 오랜만의 매혹적인 작이었어요.
    개봉시기가 조금 아쉽게 되었읍니다.

    2007/08/03 22:23
    • BlogIcon kimjihee  댓글주소  수정/삭제

      둘다 서정적이고 매혹적이었어요. 기담이 좀더 세련됐지만, 별빛속으로도 신비롭고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2007/08/08 22:16
  2. BlogIcon raim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담'으로 검색하다가 좋은 포스팅 보고 찾아왔습니다^^

    기담 장기 상영을 위한 네티즌 서명을 받고 있는데
    관심 있으시다면 도와주세요^^

    청원문 전문 :

    http://agoraplaza.media.daum.net/petition/petition.do?action=view&no=30536&cateNo=244&boardNo=30536

    영화 제작사, 배급사가 영화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요구하고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영화 기담은 올해 공포 영화의 수작으로 호평 받으며
    적은 상영극장 수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틈에 끼어서
    8월 1일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200여개의 극장, 그것도 소규모 극장으로 개봉했는데
    벌써부터 극장 수가 줄고,
    그나마 상영하는 극장도 단관개봉, 교차상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작사와 배급사의 알력과 배분에 의해
    극장에 걸리는 영화가 결정되고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멀티상영관이 한 두 어개 블록버스터 영화로만 채워졌습니다.

    기담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영 극장이 너무 적습니다.
    좋은 공포 영화 기담을 보고 싶어하는 영화 소비자의 요구를 받아주세요

    2007/08/20 18:56



"10억 들인 '별빛속으로' 내겐 블록버스터"
“예산은 10억 들었지만 저에게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정경호, 김민선, 차수연 주연의 영화 ‘별빛 속으로’의 황규덕 감독은 27일 서울 종로 스폰지에서 열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별빛 속으로’가 ‘저예산’ 영화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국 영화 제작비가 수십억 또는 수백억으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10억이라는 제작비는 다소 적게 느껴지는 게 사실. 황 감독은 “관객들은 ‘저예산’ 영화라고 하면, 잘 못 만든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같은 돈 내고 이왕이면 100억 들인 영화를 보고 싶어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자본의 노예가 돼서 상투적인 장르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저예산 영화가 아니라 알찬 영화다”고 강조했다.

‘별빛 속으로’가 세 번째 작품인 황 감독은 첫 번째 영화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반을 찾습니다’(1989년)는 1억원, 두 번째 영화 ‘철수♡영희’(2004)는 2억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황 감독은 “‘별빛 속으로’는 처음으로 세트를 지어 촬영한, 나에게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말했다.

제작사인 스폰지 조성규 대표는 “배우들은 밝히면 안 되는 개런티로 최대한 몸값을 낮춰 출연했으며, 각본과 감독을 맡은 황규덕 감독은 노 개런티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명랑하고 신비스러운 여대생 삐삐 역을 맡은 배우 김민선은 “돈과 상관 없이 내가 좋으면 하고 싶다. 시나리오가 무척 정감이 가서, 비중이나 돈을 떠나서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모든 스태프들이 돈도 적게 받으면서 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을 보고 감명 받았다”며 “다른 곳과 달리 소박한 꿈과 열정이 있는 촬영장에서 내가 배운 게 많다”고 밝혔다.

2007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인 ‘별빛 속으로’는 197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한 대학생이 겪는 기이하고 매혹적인 사건들을 담았다. 영화는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판타지와 멜로, 또 호러적 터치를 가미했다.

황규덕 감독은 영화에 대해 “삶 속에 깃든 신화성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귀신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그린 ‘천녀유혼’, 능청 맞게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헷갈리게 하는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같은 감성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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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TV l 2007/07/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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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타선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철수영희서 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는 감독분입니다.
    이번작도 기대하고 있지요.

    2007/07/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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