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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0/15 패션의 문화와 사회사


패션과 의상은 리트머스 종이처럼 사회 구조와 문화 사이의 관련성을 식별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패션의 문화와 사회사’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에 깔고 대표적인 패션의 중심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영국·미국 세 나라에서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일어난 패션 문화와 사회적 변화의 관계 양상을 추적한 책이다. 펜실베니아 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지은이는 의상이 가장 뚜렷한 소비 형태의 하나로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의상은 사회적 신분과 성별의 가장 뚜렷한 지표로서 상징적인 경계를 유지하거나 허무는 데 유용하다는 것이다.

패션과 의상 행위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이론은, 패션의 변화를 하층 사람들이 상류층 사람들을 모방하는 과정으로 본 지멜의 이론이다. 이러한 지멜의 ‘톱-다운’ 모델은 1960년대까지 서구 사회에서 패션이 확산되는 주요 형태였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인구통계학적,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모든 수준의 사회계급에서 젊은이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이제는 새로운 스타일이 낮은 신분 집단에서 나타나고 이후에 좀더 높은 신분집단에서 받아들이는 ‘보텀-업’ 모델이 패션 현상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한편, 19세기 중반에 나타난 넥타이, 재킷 등 남성의 의상 품목을 여성 옷차림과 결합시킨 대안적인 복장은 주류 복장 스타일에 대한 일종의 저항을 상징하게 되었다. 이 스타일은 여성 의상의 지배적인 메시지에 대한 일종의 상징적 역전을 나타냈으며 성별의 경계에 도전한 새로운 의미, 특히 여성의 독립이라는 의미를 가졌다.

여성 의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복장 개혁은 1850년대 미국의 아멜리아 블루머가 제안한 ‘블루머 복장’이었다. 터키풍의 헐렁하고 풍성한 바지와 그 위에 입는 짧은 스커트로 구성된 이 의상은 성별의 구분을 모호하게 했다는 이유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 패션은 20세기 바지 복장의 출현을 예고한 것이었다.

20세기 초까지 육체 노동과 고된 생활을 의미했던 청바지는 중류 계급의 여가용 복장이 되었고, 또 예술가와 히피 등 다양한 주변 집단들이 받아들이게 됐다. 그리고 청바지는 곧 주류문화의 가치에 저항하는 자유, 평등의 의미를 띄게 되었다. 이후 청바지는 디자이너들이 모양을 변화시키고 가격을 높임으로써 고급 패션 품목이 되기도 했다.

20세기에 이르러 패션은 고급 디자이너 패션, 산업 패션, 스트리트 스타일이라는 뚜렷한 세 범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패션의 이 세 범주는 서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의 산업 패션은 주로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추어져 있다. 상류계급이 다른 사회계급과 차별화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중장년층과 차별화하려고 애쓴다.

이제 젊은이들에게 의상은 사회계급과 신분보다는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이와 함께 의상의 민주화는 표준화가 아니라 다양성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특정 스타일의 확산을 나타내는 궤도는 더욱 짧아지고 불규칙해졌다.

현재 대중문화와 의류산업은 다른 분야의 문화와 과거, 현재에서 가져온 이미지들을 이용하고 재순환시킴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데 몰두한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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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책은 나의힘 l 2005/10/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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