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는 그 유명한 주요섭의 소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현대 버전으로 살짝 비튼 작품이다. 수줍어하던 원작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대신 꿍꿍이를 숨긴 ‘선수’와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펼치는 어머니라니, 게다가 ‘두사부일체’와 ‘가문의 위기’ 시리즈의 정준호와 김원희가 호흡을 맞춘다니 기대가 갈 수밖에 없다.
열 다섯에 아이를 낳아 키운 싱글맘 혜주(김원희)는 15년간 독수공방하며 딸 옥희(고은아)를 키웠다. 15세가 된 딸 옥희와 30세 젊은 엄마 혜주가 친구처럼 또는 자매처럼 아웅다웅 살고 있던 어느날 서울에서 온 훤칠한 외모의 남자가 모녀의 집(사랑방)을 찾는다. 사랑방을 찾은 손님, 아니 선수인 덕근(정준호)은 수의사인 척 하지만 사실은 흥신소 직원. 덕근은 혜주에게 1억원 통장이 있는 것을 알게 된 뒤 수상쩍은 선수로 둔갑, 혜주에게 작업을 걸기 시작한다.
‘손님’을 ‘선수’로 바꾼 센스는 제목에만 머무르고 말았다. 집에 머무르는 ‘선수’와 그 남자를 두고 모녀가 대결한다는 발칙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기존 한국 코미디 영화의 뻔하디 뻔한 코드를 답습한다. 전반에는 발랄한 코믹 모드로 가다가 후반에 감동과 눈물을 전하려는 신파는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각각 떠돈다.
현대판 코믹 버전에서 갑자기 80년대 멜로로 바뀐 이 영화에 대해 제작진은 단순한 코미디보다는 드라마를 전하고 싶었다고는 하지만, 차라리 코미디에만 집중하는 게 훨씬 나았을 것이다. 영화는 모처럼 흥미롭고 발칙한 소재를 용두사미처럼 끝내고 말았다.
김지희 기자 www.kimjihee.com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박형서의 자정의 픽션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2007/08/18 07:41아쉽게 되었읍니다.
저는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는데, 과거 <투사부일체>나 <가문의 위기>같은 영화가 대성공을 거둔 것을 보면, 이 영화 역시 흥행은 예상을 뛰어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007/08/18 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