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영화팬들이 기다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이미 발표된 수상 후보자들 외에 시상에 나설 스타들도 속속 발표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조지 클루니가 5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상자 리스트에 합류했다. 조지 클루니는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굿나잇 앤 굿럭’의 감독으로서, 또 ‘시리아나’의 남우조연상 후보로서 참가할 뿐만 아니라 시상자로서도 나서게 됐다. 이번에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가한 그는 한꺼번에 세 가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조지 클루니는 또 같은 해에 두 편의 영화로 각각 감독과 배우로서 후보에 오른 첫 번째 인물이 됐다.
리즈 위더스푼과 샤를리즈 테론 역시 여우주연상 후보이면서 시상자로 나선다. 또 테렌스 하워드도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후보이자 시상자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시상자로는 과거 아카데미 수상자를 빼놓을 수 없다. 2004년 ‘몬스터’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샤를리즈 테론 외에 2003년 ‘디 아워즈’, 2005년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각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니콜 키드먼과 힐러리 스웽크가 시상자로 아카데미를 빛낼 예정이다. 또 2005년 ‘레이’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미 폭스도 참가한다.
또 13번 노미네이트되며 아카데미 역사상 가장 많이 후보에 오른 메릴 스트립과 아카데미남우주연상을 두 번 수상한 톰 행크스, 감독과 배우로서 아카데미상을 여러 번 휩쓸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시상자로 나선다.
이밖에 ‘킹콩’의 나오미 와츠, 우마 서먼, 제니퍼 애니스톤, 제시카 알바 등 인기 정상에 있는 여배우들도 시상자로서 시상식에 참석한다. 또 산드라 블록, 키아누 리브스, 모건 프리먼, 루크 윌슨과 가수 퀸 라티파, 코미디배우 윌 페렐 등도 시상자로 나선다.
이처럼 시상자들 중에 다수의 톱스타들이 포함된 반면, 정작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배우들 중에는 샤를리즈 테론, 리즈 위더스푼, 조지 클루니 등 시상자로 겹치는 배우들 외에 톱스타를 찾기 힘들다. 올해 아카데미가 오락성 강한 블록버스터 대신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룬 저예산 영화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 만큼, 아카데미의 단골 후보보다는 진지한 주제의 영화를 통해 이번 아카데미가 첫 무대인 배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섹시한 남자 배우 조지 클루니가 감독으로서도 실력을 확실히 인정받은 작품 <굿 나잇 앤 굿럭(Good Night and Good Luck)>은 어떤 영화일까?
매카시즘에 맞서다
이 영화는 1950년대 초반, 미국 사회를 레드 콤플렉스에 빠뜨렸던 맥카시 열풍의 장본인 조셉 맥카시 상원의원과 언론의 양심을 대변했던 에드워드 머로우 뉴스 팀의 역사에 길이 남을 대결을 다루고 있다.
1950년 2월 “국무성 안에는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맥카시의 폭탄적인 연설로 인해 반공산주의 열풍, 매카시즘이 불어닥친다.
많은 사람들이 맥카시즘의 공포에 떨었고, 그 때문에 미국의 외교정책이 필요 이상으로 경색된 반공노선을 걷게 되었다. 유력한 정치가나 지식인들도 맥카시즘에 두려움을 느끼고 그에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였다.
1935년부터 1961년까지 미국의 메이저 방송사 중 하나인 CBS에서 뉴스앵커로 명성을 날렸던 실존인물 에드워드 R. 머로우. 머로우와 프로듀서 프레드 프렌들리는 인기 뉴스 다큐멘터리인 “SEE IT NOW”를 진행하며, 매회마다 정치 사회적인 뜨거운 이슈를 던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산주의와는 아무 상관없는 무고한 사람들까지 빨갱이로 몰리는 사태가 발생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감히 그와 맞서려는 자들이 없는 상황. 이때 바른 말 잘 하는 머로우와 그의 뉴스 팀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맥카시의 부당함에 정면으로 도전, 마침내 그를 몰락시키고 헌법에 명시된 개인의 권리를 되찾는데 크나큰 공헌을 한다.
조지 클루니, 배우에서 감독까지
조지 클루니의 두번째 감독작으로 조지클루니의 연출, 각본, 배우들의 연기까지 그야말로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굿 나잇 앤 굿 럭>. 여러 시상식에서 끊임없는 수상행진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지클루니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굿 나잇 앤 굿 럭> 외에도 맷 데이먼과 함께 출연한 영화<시리아나>로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노미네이트돼 있다.
할리우드에는 명배우에서 감독으로 거듭난 스타들이 그 대를 이어 가고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를 이어 워런 비티, 캐빈 코스트너, 멜 깁슨, 그리고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조지 클루니까지.
1981년 제53회 아카데미 감독상은 로버트 레드포드였다. 그는 그의 감독 데뷔작인 <보통사람들>로 제53회 아카데미 감독상과, 제39회 골든글로브 감독상까지 거머쥐면서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치뤘다.
그 이듬해인 1982년에도 역시 배우출신 감독인 워런비티가 미국의 급진적인 저널리스트 존 리드의 생애를 그린 영화<레즈>로 제 54회 아카데미 감독상의 영애를 안았다.
그 후 1991년 제6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늑대와 춤을>의 캐빈코스트너가, 1996년 제6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브레이브 하트>의 멜 깁슨이 각각 아카데미의 영애을 안았다.
이밖에도 오스카상을 두번 수상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92년에는 <용서받지 못한자>로 제65회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국내에서도 많은 관객을 동원한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제77회 아카데미 감독상을 거머쥐어 할리우드의 가장 성공적인 배우출신 감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1950년대의 TV저널리즘, 조지 클루니에 의해 재현되다
<굿 나잇 앤 굿 럭>의 공동 작가이자 감독인 조지 클루니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정치적 사건 가운데 하나를 이야기 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어준 저널리스트 에드워드 머로우에게 매력을 느꼈다. 클루니의 아버지는 30년간 뉴스 앵커로 활약하였으며, 그의 가족에게 머로우는 뉴스 저널리스트라면 누구나 닮고 싶어 하는 영웅이었다.
수년 간, 클루니는 머로우에 관한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는 TV 영화 극본을 쓰고, 다른 프로젝트 “페일세이프”의 형식으로 생방송 TV 영화 제작을 염두에 두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영화는 제작되지 않았다. 크루니는 단순한 전기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텔레비전의 가장 경외 시 되는 특성을 통해 그 본질과 힘을 다시 한번 탐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결국, 그와 제작자이자 공동 작가인 그랜트 헤스로브는 머로우라는 인물을 특정 시간대에 특선 장편 영화로 선보이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1950년대 초반 맥카시 상원의원이 앞장선 공산주의 마녀사냥과 TV로 방영된 두 인물간의 충돌에 초점을 맞추었다.
조지 클루니는 “이 시기와 사건은, 사실상 방송 저널리즘이 어떤 부분에서 전 세계와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켰는지 꼬집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내 열정을 일깨웠다. 머로우가 나서기 전까지 맥카시를 제어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는 실로 용감해져야 할 위대한 순간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나는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 를 보기 전에 편견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이 영화가 올해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명예로운 '영광'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다. 미국적인 아카데미의 취향대로 미국적이고 아름답고 휴머니즘적이고, 그래서 너무 감동적인(아니, 감동을 강요하는) 영화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다.
하지만 이 영화는 휴머니즘 영화이되 휴머니즘을 너무 강조한 영화도 아니었으며, 감동적인 영화이되 감동의 세례를 마구 쏟아붇는 영화도 아니었다. 또 헝그리 정신의 복싱 영화이되 복싱 영웅의 인간 승리를 다룬 영화도 아니었다.
늙은 체육관장이자 트레이너인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가난한 웨이트리스인 매기(힐러리 스웡크)는 사제지간을 넘어 서로에게 부재한 가족이 되어준다. 그들은 서로에게 과도한 애정을 표현하지 않지만 그들의 애정은 그 무엇보다 굳건하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그저 복싱이 좋은 서른 한 살의 매기는 무작정 프랭키를 찾아와 가르쳐달라고 한다. 계속 거절하던 프랭키는 그녀의 트레이너가 되고, 이후 매기는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이들 앞에 예기치 않은 비극이 닥치면서 영화는 여느 영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는 자세하게 많은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프랭키와 연락이 두절된 그의 딸의 관계가 왜 그렇게 됐는지 등을 영화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과장 없이도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보통 할리우드 영화에 흔히 나오는 가족주의와 풍족함, 낙관적 행복도 배제됐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시니컬하고 음울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온갖 물건을 싼 가격에 판매하는 상점에서 우연히 건져 올린 백만 달러 가치의 물건이 바로 '밀리언달러 베이비'이다. 프랭키가 처음에 '여자', 그것도 서른 하나씩이나 먹은 '연로한 여자'이기 때문에 무시했던 매기가 바로 밀리언달러 베이비였던 것처럼 나에게는 이 영화가 말 그대로 '밀리언달러 베이비'였다.
처음에 고백한대로, 그렇고 그런 감동적인 할리우드 영화라고 생각했던 영화가 예기치 않은 보물같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연출이나 연기 면에서나 절제의 미학으로 하나의 '고전'을 창조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단지 재미나 싸구려 감동보다는 정신의 고양과 같은 숭고한 감동을 느꼈다. 때문에 이들은 할리우드식 영웅이라기보다는 그리스 비극의 숭고한 주인공같은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내게 '뮤즈'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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