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1930~40년대 복고 패션 바람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했지만, 동서양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장르가 달라 이들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그 시대는 모자가 신여성의 패션 포인트라는 점도 알 수 있다.
‘경성’을 소재로 한 한국 코미디 영화 ‘원스어폰어타임’과 ‘라듸오데이즈’는 1930∼40년대 일제시대 경성을 배경으로 서구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던 그 시대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원스어폰어타임’과 ‘라듸오데이즈’의 주인공들은 멋스런 양장에 서구식 매너를 몸에 익힌 모던보이와 모던걸이다. 특히, 두 영화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여주인공은 모두 인기 여가수로 아름다운 외모와 세련된 옷차림으로 무장했다.
‘원스어폰어타임’의 이보영은 극중 경성 최고의 가수 춘자이자 일본 고위 간부층을 노리는 최고의 도둑 해당화 캐릭터를, ‘라듸오 데이즈’의 김사랑은 미모와 재능을 모두 겸비한 재즈가수 마리 역을 맡았다. 두 사람 모두 무대 위에서는 소매가 없는 긴 섹시한 드레스를, 평상시에는 세련된 양장과 구두, 여기에 업스타일 머리와 화려한 모자로 최신 유행을 소화해내는 당당한 신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의 어두움을 거둬내고 톡톡 튀는 코미디로 담아낸 영화답게 이들의 스타일 역시 좀더 발랄하고 화려하다. 밝은 파스텔톤과 원색, 그리고 레이스, 프릴, 비즈 등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같은 시기를 배경으로 한 또다른 영화 ‘어톤먼트’는 193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속 여주인공 키이라 나이틀리가 선보이는 의상 역시 1930년대 스타일로, 이보영과 김사랑과 같은 시대 서구식 스타일이지만 영화 분위기에 맞게 좀더 절제되고 우아한 느낌을 살렸다. 꽃무늬 쉬폰드레스, 등이 깊게 파인 초록색 이브닝 드레스 등을 비롯해 차분한 직선적 테일러 슈트 등을 선보인다. 특히, ‘어톤먼트’는 타임지가 선정한 ‘영화 사상 최고의 영화의상 10벌’에 키이라 나이틀리의 녹색 드레스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BAFTA, 아카데미 의상상에 노미네이트 될 만큼 1930년대 패션 트렌드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기대를 모은 허진호 감독의 ‘행복’ 외에도 다양한 소재의 외국 영화들도 가세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존 영화와 닮은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돼 눈길을 끌고 있다. 비슷한 소재, 또는 비슷한 스토리, 비슷한 형식의 영화이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전혀 색다른 매력이 담겨 있는 것도 특징이다.
◆비커밍 제인 & 오만과 편견
오는 11일 개봉하는 앤 해서웨이 주연의 ‘비커밍 제인’은 2년 전 개봉한 영화 ‘오만과 편견’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비커밍 제인’은 ‘오만과 편견’의 원작자 제인 오스틴을 그 주인공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영화 모두 18세기 제인 오스틴이 살던 영국 사회의 모습과 당시 옷차림, 예의범절, 문화 코드 등이 그대로 재현된다.
‘비커밍 제인‘을 보면 ‘오만과 편견’을 보는 듯한 데자부 현상도 몇몇 장면에서 목격된다. 조건에 따른 결혼보다는 사랑을 꿈꾸며 어느 누구에게나 당당하고 재치 있는 여주인공들의 성격은 너무나도 닮았다. 또 두 영화 속 남녀 주인공들이 무도회에서 만나 격식 있게 춤을 추면서 가시돋친 설전을 벌이는 장면 등은 매우 흡사하다. 이밖에 남녀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지는 방식도 비슷하다. 처음엔 싫어하다가 점차 서로에게 끌리는 방식이 그렇다.
결국 해피엔딩을 맞는 제인 오스틴 속 여주인공들과 달리 실제 제인 오스틴은 처녀로 살다 단 여섯 편의 작품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따라서 ‘비커밍 제인’은 다른 제인 오스틴 작품이 가지고 있는 품격 있는 로맨스와 함께 다른 제인 오스틴 작품에 없는 것들, 즉 씁쓸한 사랑의 맛, 여성 작가로서의 제인 오스틴도 함께 맛볼 수 있다.
◆원스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지난 9월 20일 개봉한 이래 입소문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원스’는 음악을 매개로 두 남녀 주인공의 교감을 그린 점에서 올 초 개봉한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과 닮았다. 하지만 두 영화는 소재만 비슷할 뿐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나 영화의 규모는 천양지차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할리우드 톱스타인 휴 그랜트와 드류 베리모어를 주연으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방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한물 간 스타가 작곡을 하고 그 옆에서 노랫말을 짓는 여자가 함께 피아노 앞에 앉아있다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로 달콤한 해피엔딩 로맨스다.
‘원스’는 우리에게 생소한 아일랜드 인디 영화로, 글렌 한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라는 이름도 생소한 두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이들은 실제 인디 뮤지션으로, 배우 뿐만 아니라 감독 역시 베이시스트 출신이다.
거리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 남자와 길거리에서 꽃을 파는 여자가 있다. 남자의 음악을 알아주는 여자는 남자를 격려하고 두 사람은 함께 오디션용 음반을 만들어간다. 음악을 매개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척박한 환경과 가난 속에서 오직 음악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경으로 사랑을 쌓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화려함 보다는 우울함과 따뜻함이 감싸는 아일랜드 속 음악 로맨스는 결코 뜨겁지는 않지만 절제된 매력이 돋보인다.
‘원스’는 현재 전국 관객 6만 명을 넘은 ‘작은 영화’지만 개봉 4주차에 오히려 스크린을 총 17개로 확대해 가며 장기 상영 채비에 들어갔다.
◆내니 다이어리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지난 3일 개봉한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내니 다이어리’는 작년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가정용 버전이라고 할 만큼 두 영화는 닮았다. 사회 초년생 여성이 깐깐하고 오만한 여상사 밑에서 고군분투하다 결국 자신의 꿈을 찾게 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패션지에 입사한 앤드리아가 악마 같은 편집장 미란다의 비서가 돼 온갖 고초를 겪는다면, ‘내니 다이어리’에서 애니는 맨하탄 상류층의 유모(내니)가 돼 죽을 고생을 한다. 미국에서 인기를 끈 칙릿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점 외에도 두 작품 모두 뉴욕의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을 화면에 담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주인공 앤드리아의 시선을 통해 고급 패션계를 비판적으로 보면서도 그 세계에 동화되고 또 어느 정도의 공감을 표현한 데 비해, ‘내니 다이어리’는 풍자의 성격이 좀더 강하다. 인류학자가 꿈인 애니의 눈에 자신이 내니로 일하는 뉴욕 상류층 X 집안은 희한한 연구 대상이다. ‘아프리카에서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뉴욕 맨하탄이라는 곳에서 한 아이를 키우려면 내니가 필요하다’는 애니의 내레이션이 극 초반 흐른다.
톡톡 튀는 젊음과 미모, 그리고 연기력까지 갖춘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다양한 연기 변신을 통해 할리우드 세대 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스칼렛 요한슨, 앤 해서웨이, 키이라 나이틀리는 동시대 발랄한 현대극 뿐만 아니라 고전적인 시대극을 넘나들며 스타를 넘어 배우로 자리잡고 있다.
작년 로맨틱코미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통해 패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앤 해서웨이. 그는 10월 11일 개봉을 앞둔 ‘비커밍 제인’에서 18세기 천재 여성작가 제인 오스틴으로 변신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프라다, 샤넬, 마놀로 블라닉 등 고가의 브랜드 패션을 멋지게 소화했던 앤 해서웨이는 ‘비커밍 제인’에서는 심플하고 수수한 스타일의 18세기 젊은 레이디가 됐다. 앤 해서웨이는 자신의 문학적 우상이자 전세계가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을 연기하기 위해 영국식 억양과 18세기의 에티켓을 배우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 다수의 작품에서 다양한 매력을 뽐낸 스칼렛 요한슨은 10월 3일 개봉하는 ‘내니 다이어리’에서는 인류학도이자 뉴욕 상류층의 유모로 분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이 영화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초년생 애니 역을 맡아 상류층 집안의 아이를 돌보는 유모가 돼 육아 문제로 좌충우돌을 겪는다. 섹시하기보다는 발랄하고 귀여운 애니는 스칼렛 요한슨이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스쿠프’에서 맡았던 여대생 기자를 떠오르게 한다. 스칼렛 요한슨은 또 ‘매치 포인트’에서는 정반대로 치명적으로 매력적인 섹시한 여성으로 분하기도 했다.
이밖에 스칼렛 요한슨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프레스티지’ 등의 시대극에서는 그림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우아하고 고전적인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11월 개봉하는 미스터리 영화 ‘블랙 달리아’에서 금발의 올린 머리와 빨간 입술로 1940년대 여성의 고전적인 모습을 또다시 보여줄 예정이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말괄량이이자 씩씩한 여전사 키이라 나이틀리는 지난 해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많은 이들의 우려를 깨고 엘리자베스 역을 잘 소화해냈다. 예쁘기보다는 똑똑하고 자의식 강한 18세기 여성에 키이라 나이틀리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게 사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이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또 2007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인 ‘어톤먼트’에서 사랑의 아픔과 고통을 감내하는 성숙한 여인으로 변신했다. ‘오만과 편견’에 이어 조 라이트 감독과 키이라 나이틀리가 다시 한번 손잡은 이 영화는 2차 대전을 배경으로 두 남녀의 운명적 사랑을 그리고 있다.
나도 제인 오스틴 중독자다. 대학 시절 수업시간에 읽었던 '오만과 편견', '설득' 이후 나도 그녀의 팬이 되버렸다. 엘리자베스 베넷이 미스터 다아시에 가졌던 편견처럼 나도 제인 오스틴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거두게 됐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서양에서나 우리나라에서나 여전히 통하는걸 보면 분명 제인 오스틴의 소설엔 사람을 홀리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제인 오스틴 열풍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19세기 영국 여성 작가인 제인 오스틴(1775∼1817)은 20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연애 게임을 벌이다 결국엔 결혼으로 끝맺는 스토리를 지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현대에까지 꾸준히 독자와 관객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제인 오스틴, 서점과 극장 휩쓸다
오스틴이 남긴 소설은 딱 여섯 편. 이 여섯 작품 모두는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꾸준히 읽히고 있으며,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같이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모티프로 재창조한 현대 작품도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제인 오스틴은 현대 칙릿(chick lit) 장르의 어머니로 인용되기도 한다. 칙릿 소설의 시초인 헬렌 필딩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여주인공의 성격은 많이 바뀌었지만, 무뚝뚝하지만 진국인 남자 주인공 다아시의 캐릭터는 그 이름과 함께 그대로 가져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제인 오스틴 북클럽’ 등의 성공에 이어 최근에는 ‘오스틴랜드(Austenland)’, ‘나와 미스터 다아시(Me and Mr. Darcy)’, ‘제인 오스틴 중독자의 고백(Confessions of a Jane Austen Addict)’ 등이 출간됐다. 이 작품들은 모두 현대 여성과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연결시킨 것이 특징이다.
제인 오스틴은 서점가뿐만 아니라 극장가도 휩쓸고 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재해석되며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그의 작품 여섯 편은 모두 수차례 드라마나 영화화 됐다. 2005년엔 ‘오만과 편견’이 청춘스타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으로 여섯번째로 영화로 재탄생했다.
제인 오스틴에 대한 열망은 그녀가 남긴 작품만으로는 모자랐던지 이번엔 작가 제인 오스틴 자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이 나왔다.
‘비커밍 제인’은 제인 오스틴의 작가로서의 삶과 함께 그녀의 편지에 언급되는 남자 톰 리프로이와의 사랑을 다룬다. 영화는 제인 오스틴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상상력을 발휘해 제인 오스틴의 경험이 결국 그녀의 작품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그려낸다. 엄격한 예의범절과 관습이 시대의 문화를 지배하는 가운데 제인 오스틴의 뜨거운 열정과 위트, 지혜의 감수성을 담아낸다. 제인 오스틴은 비록 결혼하지 않은 채 여섯 편의 로맨스 소설을 남기고 떠났지만, 개인적인 경험 없이는 연애에 관한 그 통찰력 있는 작품은 결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스타덤에 오른 앤 해서웨이가 작가 제인 오스틴 역을 맡았다.
에밀리 블런트, 캐시 베이커 등이 출연한 영화 ‘제인 오스틴 북클럽(Jane Austen Book club)’도 이달 말 미국에서 개봉 예정이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은 카렌 조이 파울러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좋아하는 여섯 명의 남녀들의 이야기이다. 여섯 명 각자의 삶과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어우러진다. 작가인 파울러는 제인 오스틴에 대해 고급문학과 대중문학을 잇는 록 스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최근 몇년간 여러 출판사에서 새로 번역돼 출간돼 꾸준히 팔리고 있으며,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은 많은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다.
왜 지금 제인 오스틴인가?
19세기 연애와 결혼의 문제를 다뤘던 제인 오스틴이 다채롭고 자유로운 연애가 판치는 21세기에도 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에서는 남녀의 결혼 문제를 다룬 제인 오스틴을 협소한 작가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유럽 혁명의 시기를 살았으면서도 이러한 무거운 주제를 외면하고 시골 중상류층 남녀의 하찮은 연애 이야기에만 몰두한 작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이 최고의 영문학 중 하나로서 현대에도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공감을 얻는 것은 제인 오스틴의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 때문이다. 제인 오스틴 소설 속 인물들은 비롯 옛날 옷을 입고 마차를 타고 무도회에 가지만, 현재에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을 담아내고 있다. 인간 본성에 관한 예리한 관찰을 토대로 인간의 현실적이고 속물적인 근성과 섬세한 심리를 잡아낸다. 결혼을 경제적이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처녀 총각들, 부잣집에 시집 보내는 게 꿈인 부모님 등 요즘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빛나는 것은 재치와 유머, 아이러니가 작품 전체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오늘날 많은 여성들을 끌어당기는 것은 제인 오스틴 속 소설의 여주인공들이 결국엔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품성도 좋은 남자와 맺어지지만 결코 신데렐라가 아니라는 점이다. 제인 오스틴의 여주인공들은 현명하고 독립적이며 무엇보다 세련된 유머감각을 지녔다. 100% 완벽하지도 않고 몇 가지 단점을 지녔지만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이 여주인공들은 현대 여성들에게도 통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5월 25일 잭 스패로우가 돌아온다~!!
<캐리비안 해적3>의 홍보용 이미지 사진들이 처음 공개됐다.
뿌연 안개를 배경으로 역시나 잭 스패로우 선장은 너무 멋있으셔~~
키이라 나이틀리도 씩씩한 여전사 모습을 멋지게 선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동양풍 느낌이 난다.
영화든 소설이든 드라마든 '오만과 편견'을 보신 분들은 아시죠? 리지가 처음에 호감을 가졌던 미남 군인 위컴.
그는 멋진 외모와 매너 등으로 리지를 포함한 여자들에게 쉽게 호감을 사지만, 사실은 '나쁜 남자'입니다. 결국, '오만과 편견'에서는 리지의 개념 없는 막내 동생 리디아와 도피 행각 등으로 말썽을 부리고 결혼하게 됩니다. 리지는 나중에 그같은 남자에게 호감을 느꼈던 자신의 경솔함을 탓하게 되죠.
그런 리지가 실제로는 위컴과 교제 중이라고 합니다~! 즉, 같은 영화에 나왔던 키이라 나이틀리(리지)와 루퍼트 프렌드(위컴)가 실제 사귀고 있습니다. (너무 뒷북인가요? ^^;;)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이 실제에도 이뤄지는게 훨씬 로맨틱하지만 다아시 역의 맥튜 맥파든은 아쉽게도 유부남이라네요.
아래 사진은 두 사람이 런던 거리를 걷는 모습. 루퍼트 프렌드, 올랜도 블룸이랑 많이 닮아 보입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말 정말 어이 없었던 한 기사가 생각납니다. 그때는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 몰랐는데 저 기사에 나온 키이라 나이틀리의 새로운 남친이 루퍼트 프렌드였습니다. 아무튼, 제목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갔네"부터 저게 과연 기사인가 의심이 들었습니다.
기사 내용 중에는 '순진한 줄로만 알았던 나이틀리, 이게 웬일?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보여준 나이틀리의 청순한 모습과 상반되는 실제 일상 생활 속의 진한 키스 장면을 공개하고 있어 영화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라는 구절도 있군요. -_-;; 더 이상 코멘트할 가치도 없을만큼 너무 한심하고 천박, 또 천박한 기사입니다. 해외 스타의 경우 저런 파파라치 사진은 널려 있는데 그런거 다 보면 얼마나 충격받으려나? 키이라 나이틀리는 18세기 영국 여성처럼 조신조신하게 '순진'하게 살아야 하나?
자신의 무지함, 여성과 순결에 대한 편견, 기자 자신의 주관을 저렇게 대놓고 기사에 드러내다니 참 한심합니다. 아직까지 포털에서 검색되는 걸 보면 그게 더 신기하기도...-_-;;
돈 많고 학벌 좋은 남자지만 무뚝뚝하고 잘난 척해서 싫어했는데 알고 보니 속도 진국이고 게다가 그 남자가 나를 좋아한다?
오늘날 흔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와 영화의 로맨스 공식이지만, 원조는 약 200년 전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이라고 할 만하다. 딱딱하고 진지한 제목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다소 ‘오만’했던 한 남자와 그 남자에 대해 ‘편견’을 가졌던 여자가 결국엔 자신의 오만과 편견을 접고 사랑에 빠진다는 달콤한 로맨스이다.
‘부자인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필요하리라는 것은 당연한 진리이다’라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오만과 편견’은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작품으로 여러 번 영화화, 드라마화됐다.
영국의 BBC에서는 여섯 차례나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며, 영화 역시 원작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또는 변형을 거쳐 만들어졌다. 가장 최근에 영상화된 ‘오만과 편견’은 오는 24일 국내에 개봉하는 작품으로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았다.
2005년 작인 이 영화는 과거 ‘오만과 편견’의 다른 버전들인 1995년 작 BBC의 드라마와 2001년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두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비교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 드라마와 비교하기 (1995년 BBC의 6부작 오만과 편견)
우리나라의 ‘춘향전’과 같이 영국의 대표 로맨스인 ‘오만과 편견’은 BBC에서 1938년, 1952년, 1958년, 1967년, 1980년, 1995년 모두 여섯 번이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진 1995년 작으로, 한 시간짜리 6회로 구성됐다.
제니퍼 엘이 여주인공인 엘리자베스 베넷(리지), 콜린 퍼스가 남자주인공인 피츠윌리엄 다아시 역을 맡았다. 당시 드라마는 영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거만하게 보이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다아시를 연기한 콜린 퍼스는 이 드라마로 국민 배우가 됐다. 또 이 드라마는 몇 해 전 국내 케이블 방송과 EBS에서도 방송돼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6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가 원작을 좀더 세심히 반영했지만, 영화 역시 두 시간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 동안 압축적으로 러브 스토리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당시 딸들은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었던 상황, 사랑 대신 사회적· 경제적 안정을 위해 결혼을 선택하는 모습 등 원작에서 날카롭게 드러낸 현실 역시 드라마와 영화에 잘 나타난다. 또 다섯 딸을 좋은 조건에 시집보내는 게 지상 과제인 베넷 부인의 극성스런 모습은 오늘날 드라마 속 자식의 결혼을 좌지우지하려는 부모의 모습과 닮았다.
영화는 또 드라마에 비해 주연들이 한층 젊어졌다. 제니퍼 엘이 연기한 리지는 원작처럼 재치있고 똑똑할 뿐만 아니라 진중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었다. 이에 비해 영화 속 키이라 나이틀리가 연기한 리지는 드라마 속 리지보다 더 많이 웃고 발랄해졌다. 또 똑똑하고 쾌활하지만 다아시 못지 않게 자존심이 세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처음에 너무 예뻐서 영리한 리지 역에 어울리지 않다는 이유로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설 속 리지는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언니 제인보다 덜 예쁘고, 다아시 역시 그녀를 처음 봤을 때 “봐줄 만 하지만 반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한다. 결국 리지 역을 맡게 된 키이라 나이틀리의 과제는 안 예쁘게 보이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 BBC 드라마를 보며 제니퍼 엘을 동경했다는 키이라 나이틀리는 결국 본인이 새로운 리지를 만들어내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드라마에서 다아시를 연기한 콜린 퍼스는 ‘다아시= 콜린 퍼스’라는 공식을 성립시켰다. 그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도 똑같은 캐릭터이자 똑같은 이름의 다아시 역을 맡아 펼쳐 팬들을 즐겁게 했다. 한 번의 드라마와 한 번의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각인된 ‘다아시 역에는 콜린 퍼스’라는 등식을 깨야 하는 무거운 임무는 배우 매튜 맥퍼딘이 맡았다. 그가 맡은 다아시는 리지의 경우처럼 드라마보다 젊어졌다. 다아시의 특징인 무뚝뚝하고 거만한 표정과 함께 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우수에 찬 눈빛을 잘 표현했다.
두 사람의 러브 신은 어떻게 다를까? 다아시가 예기치 않게 리지 앞에서 뜨거운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의 경우 드라마에서는 원작처럼 다아시가 리지의 방을 방문하면서 실내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는 야외에서 더욱 격정적으로 이뤄진다. 영화에서는 또 마지막에 아름다운 팸벌리 저택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사랑을 표시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마를 사랑하는 팬들은 영화에서 다아시가 가슴의 불을 못 이겨 호수를 헤엄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 실망할지도 모른다. 분명히 밝혀두지만 다아시의 헤엄 신은 원작에 없다.
■ 현대극과 비교하기 (2001년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헬렌 필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의 현대 버전이다. 르네 젤위거가 리지의 현대판인 여주인공 브리짓 역을 맡았으며, BBC 드라마에서 다아시 역을 맡은 콜린 퍼스가 이 현대 버전에서도 똑같은 성을 가진 마크 다아시 역을 맡았다. 또 원작에서 다아시에 대한 리지의 편견을 더욱 확실하게 해주는 인물인 악역 위컴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는 다니엘로 이름이 바뀌고 삼각 관계의 한 주축으로 역할도 더욱 커졌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개봉 당시에도 콜린 퍼스는 드라마에서와 똑같은 다아시 역을 맡는다는 점이 화제가 됐다. 저자인 헬렌 필딩은 자신의 소설이 소설 ‘오만과 편견’과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녀는 콜린 퍼스의 팬으로 그를 적극 추천했으며 이것이 콜린 퍼스가 또다시 다아시 역을 맡은 이유이기도 하다. 드라마와 영화의 연관성은 또 있었다. 드라마의 대본을 쓴 앤드루 데이비스가 이 영화의 극본을 썼다.
원작에서 지체 높은 가문의 재산가였던 다아시는 현대판에서는 인권 변호사로 바뀌었지만, 무뚝뚝한 성격과 어려울 때 여주인공을 도와준다는 점, 갑작스런 사랑 고백 등은 똑같다. 원작에서 재치있고 영리한 리지는 현대판에서 실수 투성이에다가 연애와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노처녀로 완전 바뀌었다. 현대 버전에 맞게 여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바뀐 것이다. 이 영화로 살을 찌운 것으로도 유명한 르네 젤위거는 처음에 영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캐스팅 논란을 일으켰지만, 완벽하게 브리짓에 어울리는 연기를 해내 찬사를 받았다. 또 원작에서 처음에 리지의 환심을 사고 다아시에 대한 악담을 했던 위컴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도 처음에 매너 있는 모습으로 브리짓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악역 다니엘을 연기한 휴 그랜트는 이전까지 제인 오스틴의 또 다른 작품인 ‘센스 앤드 센서빌리티’와 ‘노팅힐’ 등을 통해 소심한 젠틀맨을 연기했지만 이 영화에서 이중적인 바람둥를 연기하며 완벽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와 이번에 개봉하는 ‘오만과 편견’은 똑같은 제작사인 워킹타이틀이 만들었다는 점도 이채롭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