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SBS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 ‘식객’은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작년 말 같은 제목의 영화로 먼저 만들어졌다. 시청자는 같은 스토리를 담은 영화의 또 다른 버전을 TV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어 SBS는 하반기 허영만 화백의 또 다른 만화 ‘타짜’ 역시 드라마로 방송한다. ‘타짜’ 역시 이전에 조승우와 김혜수가 출연해 관객 600만명을 돌파한 최고의 흥행 영화다. 드라마는 조승우 역에 장혁을 비롯해, 김민준, 김갑수, 한예슬, 강성연 등이 캐스팅됐다.
이 밖에 1990년대 대히트를 기록했던 한국영화들도 드라마로 부활한다.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는 드라마 ‘친구, 그 못다한 이야기’(가제)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곽경택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으며 ‘친구’를 제작한 진인사 필름에서 제작한다. 또 영화에서 장동건, 유오성이 맡았던 역은 각각 현빈과 김민준이 연기할 예정이다.
영화 ‘쉬리’의 드라마 버전도 제작 중이다. ‘쉬리’의 강제규 감독이 기획, 제작, 일부 연출을 맡는 드라마 ‘아이리스’는 영화 ‘쉬리’를 바탕으로 한 첩보 드라마다. 내년 방영 예정이며 이병헌이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처럼 흥행 영화가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드라마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경우는 KBS ‘올드 미스 다이어리’ 외에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수년간 폭넓은 마니아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드라마가 영화로 재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에서는 과거 ‘미녀 삼총사’나 ‘미션 임파서블’ 등이 TV시리즈에서 시작해 흥행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올해에도 두 편의 인기 ‘미드’가 빅 스크린으로 추억의 팬들을 찾았다. 지난 6월 개봉한 ‘섹스 앤 더 시티’는 드라마 종영 4년 뒤에 관객을 찾았지만 여전히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3억7100만달러를 벌어들여 로맨틱코미디 영화로는 최고 수준의 흥행을 기록했다. ‘섹스 앤 더 시티’가 흥행에 성공하자 90년대 인기 시트콤 ‘프렌즈’ 역시 영화화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또 국내 ‘미드 마니아’를 처음 만들어낸 90년대 인기 드라마 ‘엑스파일’도 오는 8월 관객을 찾는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엑스파일’은 1993년부터 2002년까지 모두 9개의 시즌이 방송됐으며, 지난 1998년 한 차례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다. 드라마 종영 뒤 6년 만에 돌아오는 주인공 데이비드 듀코브니와 질리언 앤더슨은 여전히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춤추는 대수사선’ ‘히어로’ 등 인기 드라마가 영화로 개봉한 데 이어 오는 8월에는 ‘꽃보다 남자’도 국내 관객에게 선보인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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