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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0/14 올바른 피임법 알아두자


[세계일보 2004.09.21]

지난 달 20일 아내를 성추행한 남편에게 유죄 선고가 내려지면서 부부간이라도 서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이 사회적으로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여성의 몸에 붙이기만 하면 되는 피임약이 국내에 처음으로 시판돼 아주 간편한 방식으로도 피임이 가능하게 됐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고 자신의 몸을 통제하고 방어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많아진 셈이다.

◆임신하지 않을 권리, 피임약의 발명

20세기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는 피임약의 개발과 여러 가지 피임법의 보급으로 여성들은 ‘임신하지 않을 권리’를 갖게 됐다. 과거 임신은 여성에겐 권리이자 의무였다. 성관계에 따른 임신, 임신에 따른 출산, 그리고 육아의 부담은 모두 여성의 몫이었다. 따라서 출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성관계란 여성에게는 인정되지 않았고 피임은 죄악시되었다.

하지만 여성에게 남편의 성행위를 거부할 권리와 자식을 적게 낳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미국의 마거릿 생어의 노력으로 1960년 최초로 먹는 피임약인 ‘에노비스10’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많은 여성들이 출산 시기를 계획하는 등 여성 스스로 자신의 몸을 조절하게 되면서 여성들의 사회 참여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또 최근에는 사후 피임약이나 간편하게 붙이는 피임약이 등장하는 등 피임법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잘못된 피임 정보, 낙태 부추겨

하지만 피임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올바르지 못한 대처로 우리나라는 낙태의 비율이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임신중절이 피임의 방법으로 잘못 쓰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매년 태어나는 아기가 70만명인데 비해 낙태 건수는 150만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임순 순천향대학병원 산부인과 전문의(피임연구원 회장)는 “인터넷 등을 통해 예전보다 피임에 대한 정보가 많이 퍼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피임 교육 없이 확실하지 않은 피임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7월에 한 다국적 제약회사가 성인 남녀들을 대상으로 피임상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평균 40.7점을 기록해 피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자신의 몸과 성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통제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올바른 피임법을 알아둬야 한다고 말한다. 최영렬 산부인과개원의협회장은 “건강 상태, 연령, 성교 빈도, 가족 계획에 따라 자신에게 알맞은 피임법을 의사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피임, 남녀 공동의 책임

또 여성은 성에 관한 한 무지해야 순결해 보인다는 인식과 피임의 책임이 여성에게 전가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권혁란 ‘이프’(여성 계간지) 편집위원은 “여성이 남성에게도 피임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피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성도 물론 피임에 신경써야 하지만 남성들 역시 피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피임 기구가 발달할수록 피임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피임을 못하거나 실패할 경우 여성에게 더 큰 책임이 따를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 피임법이 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남성의 피임법도 더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피임법이 더 다양하게 발달한 이유는 남성에게 적용되는 피임이 정자를 억제하는 방법밖에 없지만 여성에게 적용되는 피임 방법은 배란 억제, 나팔관 기능의 방지, 자궁 내 착상 방지 등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물학적 원인 외에도 임신이 여성의 몸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피임의 책임은 여성에게 더 전가되었다. 이와 관련, 이임순 전문의는 “여성이 실행해야 하는 피임법이 더 발달한 게 사실”이라며 “정자를 일시적으로 없애는 남성용 피임약이 개발중에 있는데 이 약이 시판된다 하더라도 이를 사용하려는 남성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고 밝혔다.

김지희기자/kimpossible@segye.com


■ 피임, 제대로 알자

전문가들은 서구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먹는 피임약을 비롯해 피임 방법들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너무 과장돼 정확한 피임법의 선택이 왜곡돼 있다고 지적한다. 영구불임법과 콘돔을 제외한 여성이 쓰는 피임법은 다양하다.

◆먹는 피임약=여성의 몸 안에서 생리 및 임신을 가능케 하는 두 가지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함유한 약으로, 여성의 배란 및 생리를 조절한다. 일반적인 부작용은 메스꺼움, 여드름 등이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복용 시작한 뒤 2∼3개월이 지나면 사라진다. 일반적인 우려와 달리 임신 능력이나 기형 발생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비교적 안전하며 성공률도 높다. 생리통을 경감시키고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등의 이점도 가지고 있다.

◆붙이는 피임약=지난 14일 몸에 붙이는 피임약 ‘이브라’가 국내에 시판됐다. ‘이브라’는 지난 2002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제품이다. 1주일에 1장씩 3주간 엉덩이, 복부 또는 팔 상부 등에 붙이고 1주일은 붙이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이브라’는 국내에서 처방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유일한 피임약이다. 따라서 의사와 상담한 뒤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해야 한다.

◆자궁내 장치=크게 ‘루프’와 ‘미레나’로 나뉜다. 자궁 안에 설치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보통 아기를 낳은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주로 사용한다. ‘루프’는 구리가 감긴 작은 기구로 이 기구를 여성의 자궁 안에 넣어서 수정란이 착상되는 것을 막는다. ‘미레나’는 ‘루프’와 비슷한 모양으로 안에 황체호르몬이 들어 있다. 매일 일정량의 황체호르몬이 자궁 내에서 정자가 난자에 접근해 수정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특별한 부작용 없이 피임 효과가 뛰어나며 월경량과 월경 기간을 감소시키고 생리통을 감소시켜 주는 이점이 있다.

◆응급피임법=사전에 피임을 하지 못하고 성관계를 가졌거나 성폭행을 당한 경우 등의 응급상황에서 사후에 사용할 수 있는 피임 방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제제는 ‘노레보’로 산부인과에서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다. 72시간 내에 두 번 복용하며 75% 정도의 성공률을 나타낸다. 성관계 후 3일(72시간)이 지났다면 5일 이내에 자궁내장치(루프)를 삽입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은 되도록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김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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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여자로 살기 l 2005/10/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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