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희의 Cool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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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7 '월-E' ★★★★ 가장 철학적인 픽사 '작품'
  2. 2007/07/26 라따뚜이 ★★★★ (3)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고철 로봇이
쓰레기더미 지구에서 건져올린 작은 희망...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에 이어 이번엔 어떤 이야기일까?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디즈니 픽사의 상상력이 우주와 로봇에까지 미쳤다. 그냥 로봇이 아니라 황폐화된 지구에 홀로 남은 고철 로봇이다. 7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월·E’는 ‘만약 인류가 지구를 떠나며 최후에 남은 로봇을 끄는 걸 깜빡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장난감, 몬스터, 바다 속 물고기, 요리하는 쥐가 앙증맞게 헤집고 다녔던 픽사의 전작들에 비하면 ‘월·E’는 서정적이고 철학적이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중 가장 교훈적이면서 인문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무겁거나 심오한 메시지를 다뤘다는 뜻이 아니라 환경문제, 미래의 디스토피아 등을 넌지시 드러냈을 뿐이다. 물론 아기자기한 로맨스와 경쾌한 모험도 들어 있다. 영화는 수줍은 첫사랑을 담아냈고, 또 암울한 인류의 미래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희망을 이야기한다.

월·E는 지구에 홀로 남은 최후의 로봇이다. 대형마트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상업적 이름답게 이 로봇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 대량생산된 로봇 중 하나일 뿐이다. 인간이 모두 떠난 지구에서 월·E는 프로그래밍이 된 대로 폐기물을 수거 처리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런 월·E에게도 삶의 낙이 있다면, 라이터·포크 등 폐기물 중 신기하고 재미있는 물건 을 집에 수집해 놓는 것이다. 또 ‘헬로 돌리’ 비디오를 보며 춤추는 남녀를 동경하고 두 남녀가 손잡는 행위를 보며 자신 또한 누군가와 손잡기를 꿈꾼다.

이렇게 오로지 혼자, 매일 반복적인 삶을 살던 월·E 앞에 어느 날 탐사로봇 이브가 나타난다. 월·E가 카세트 라디오 같은 고철 로봇이라면 이브는 흰색의 날씬한 몸매에 첨단기능을 보유한 아이팟 같은 로봇이다. 월·E는 모처럼의 타인이자 여성적 느낌의 로봇인 이브에게 반한다. 하지만 이브는 지구에서 초록식물을 발견하는 임무를 마치자마자 우주로 떠난다. 이제 더 이상 혼자이기 싫은 월·E는 자신의 임무를 내버린 채 이브를 뒤쫓아 우주로 떠난다. 이는 기계가 생명력을 갖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월·E나 이브는 여타 애니메이션 속 장난감이나 동물들처럼 과장스럽게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존재가 아니다. 기계음으로 한두 마디 정도만 할 뿐이다. 따라서 로봇만이 머무는 고요한 지구의 모습을 담은 초반 30분은 존재의 쓸쓸함과 고독, 그리고 따뜻함과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 한 편의 시와 같다. 또 철저히 기계에 불과했던 로봇들이 오밀조밀한 기계 손을 부끄러운 듯이 서로에게 내미는 장면은 이질적이지만 그래서 더 온기가 느껴지는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월·E’ 속 인류의 미래는 평온하지만 암울하다. 지구는 쓰레기더미가 많아져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된다. 거대 다국적기업 바이앤라지(BUY n LARGE)사는 호화 우주선 액시엄을 만들어 인간을 태운다. 지구에 식물이 살고 이를 탐사로봇이 발견하게 될 때까지 인간은 이 우주선에서 700년을 살았다. 우주선 속 인류 사회는 유토피아를 넘어 디스토피아다. 인간은 부유하는 의자에만 앉아 있고 눈앞에 떠 있는 화면을 보며 이야기하고 로봇의 시중을 받으며 산다. 인간은 겉으로는 로봇을 거느리고 살지만 사실은 로봇과 컴퓨터가 구축해 놓은 우주선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했다. 제 힘으로 걸어본 적 없는 인간의 몸은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삶이 프로그래밍화돼 있고, 인간성을 상실한 모습은 아널드 헉슬리의 끔찍한 ‘멋진 신세계’를 떠오르게 한다.

이처럼 영화는 지구, 환경, 인간성, 기계에 지배되는 삶 등의 화두를 꺼내 놓은 뒤 결국엔 인간과 기계가 지구에서 공존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 월·E는 이브를 향한 순정을 바탕으로 결국 인간을 구원하게 된다.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들을 ‘고향’인 지구로 이끌고, 인간다운 삶을 살게 만드는 건 이 작은 로봇이다.

김지희 기자 kimpossi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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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8/08/0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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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PIXAR의 유쾌한(?) 묵시록... 월·E(Wall·E)

    Tracked from 라디오키즈@LifeLog  삭제

    영화 모임까지 준비하면서 기다려왔던 월·E(Wall·E)를 지난 주말 드디어 극장에서 만나고 왔다. 다크 나이트와 놈놈놈 등 흥행작 사이에 끼여 제대로 상영관도 잡지 못한 그를 만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2008/08/05 - 널 만나는게 왜 이리 힘든 거니...ㅡㅜ 월-E야~~ 그런 노력 덕분이었는지... 미국보다 한참이나 늦게 개봉한 월·E와의 만남은 긴 기다림을 보상해주기라도 한 것처럼 감격 그 자체였다. 정말이지 너무나 사랑스런 캐..

    2008/08/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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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노릇 고소한 치즈, 빨갛고 새콤달콤한 딸기. 눈을 감고 향을 느끼며 천천히 한입 베어 문다. 입 안에서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절대 미각과 후각의 소유자인 레미는 맛있는 음식의 향과 맛을 음미할 때 가장 행복하다. 하지만 그의 신분은 다름 아닌 쥐. 쓰레기 더미에서 음식을 찾아 먹어야 하는 게 종족의 운명이다. 하지만 레미는 쓰레기 음식을 훔쳐 먹는 ‘도둑’ 대신 맛을 창조하고 싶은 꿈을 가졌다.

 디즈니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는 ‘주방 퇴치 대상 1호’인 쥐가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재미있게 조리했다.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등을 만들어온 픽사의 작품답게 기발한 상상력과 촘촘한 스토리, 꽉 찬 재미가 빛을 발한다. 제목 ‘라따뚜이(Ratatouille)’는 프랑스식 잡탕 야채 스튜라는 뜻과 ‘쥐’(rat)와 ‘휘젓다’(touille)를 합해 ‘요리를 휘젓는 쥐’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프랑스 시골 마을에 살던 레미는 하수구에 빠져 파리까지 휩쓸려 온다. 레미가 당도한 곳은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 구스토의 레스토랑 앞. 보글보글 끓는 수프, 뚝딱뚝딱 도마 소리, 향긋한 허브 향이 가득한 주방을 보자 레미는 식욕 대신 요리 욕구가 샘솟는다. 요리 재능은 ‘꽝’인 견습생 링귀니가 망쳐놓은 수프에 레미는 뛰어난 솜씨를 발휘한다.

 이 모습을 링귀니에게 딱 들킨 레미는 주방에서 살아남기 위해 링귀니와 한 팀을 이룬다. 마침내 요리를 못하는 인간과 요리를 잘하는 쥐의 비밀스러운 협동 작전이 펼쳐진다. 레미는 링귀니의 요리 모자 속에 숨어 링귀니의 머리채를 잡고 리모컨처럼 링귀니 몸을 조종해 요리를 한다. 천부적 재능을 지닌 레미의 요리는 곧 식당의 인기 메뉴로 떠오르고, 레미는 요리사로서 프로페셔널한 성취감을 맛본다.

 하지만 레미에게 인간 흉내 내지 말고 쥐다운 삶을 살라는 아빠의 충고, 갈수록 견해 차이가 생기는 링귀니와의 갈등은, 단지 요리를 하고픈 레미의 순수한 꿈에 걸림돌이 된다.

 그동안 미국적 배경이나 자연 밀림을 주무대로 했던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라따뚜이’는 최고급 요리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다. 제작진은 파리의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직접 파리 길거리, 레스토랑뿐 아니라 하수구까지 답사했다. 비록 애니메이션이지만 고급 레스토랑의 주방 내부와 아름다운 파리 시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작품을 빛나게 하는 건 음식과 요리. 제작진은 실제 주방의 모습과 요리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파리 최고 식당들을 돌며 요리를 섭렵하고 주방을 견학했다. 또 제작진 전원이 요리를 배웠다. 재료를 썰고 팬에 굽고 접시에 담아내 소스를 붓는 요리의 전 과정은 무척 사실적이고 먹음직스럽다. 따라서 최고급 요리를 눈으로 맛보는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침을 꿀꺽 삼켜야 하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와 ‘요리는 예술이며,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요리에 대한 상반된 생각은 이 영화 전편을 흐르는 주제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보면, 쥐에 불과한 레미가 최고의 요리사가 된 것을 보면 전자가 맞는 듯하지만, 천재적인 레미의 재능을 볼 때 후자가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옳든 결국 ‘진심’이 담긴 소박한 요리 한 접시야말로 냉정한 요리평론가의 마음도 녹이는 최고의 감동적인 요리다.

‘라따뚜이’는 TV만화 시리즈 ‘방가방가 햄토리’를 좋아하는 어린이부터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행복한 동화를 소망하는 어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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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jihee
영화 & TV l 2007/07/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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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누구라도 요리를 할 수 있다(Anyone can cook) @ 라따뚜이

    Tracked from Ji@self의 세상보기  삭제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는 『프랑스 니스지방의 전통 요리로서 야채를 스튜식으로 끓인 "ratatouille niçoise" 와 ‘쥐’(rat)와 ‘휘젓다’(touille)를 합해 ‘요리를 휘젓는 쥐’라는 두 ..

    2007/08/0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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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타선생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픽사의 작은 언제나 재미있으니까요.

    2007/07/27 07:33
  2. BlogIcon jiself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꼬맹이와 정말 재미나게 봤습니다. ^^

    2007/08/0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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