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존하는 한국 최고(最古) 극영화 ‘청춘의 십자로’가 발굴,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발굴했다고 4일 밝혔다. 1934년 작인 안종화 감독의 ‘청춘의 십자로’는 2005년 중국에서 발굴된 ‘미몽’(1936, 양주남 감독)보다 2년이나 앞선 것이다. 또 복사본 필름이 아닌 원본 필름의 형태로 발견돼 최고(最古)의 오리지널 필름으로 기록됐다.
장광헌 영상자료원 보존기술센터장은 “익명의 자료 소장자로부터 인수받아 지난해 11부터 두 달간 일본에서 복원작업을 벌였다”며 “앞부분이 소실돼 불완전한 필름이지만 당시의 질산염 원본 필름이 현존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소장자는 해방 직후 단성사를 운영했던 아버지로부터 이 자료들을 물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자료원이 인수한 자료는 필름 9권으로, 본편은 8권이고 엔딩 크레디트가 1
권이다. 본편 가운데 1권은 훼손 정도가 심해 복원이 불가능하며 나머지 7권은 73분
(1초 18프레임) 길이다. 또 국내 발굴 가능성이 희박한 초기 한국 영화가 국내에 잔존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김종원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는 “1923년 ‘월하의 맹서’ 이후 80번째 극영화이자 1935년 최초의 발성영화인 ‘춘향전’ 직전에 제작된 무성영화 완숙기 시대 작품이라는 데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존 역사가 빈곤한 한국 영화 역사에서 이번 발굴은 마라톤 경기에서 1분을 단축하는 것과 같은 성과”라고 발굴의 의미를 평가했다.
‘청춘의 십자로’는 농촌 출신 젊은이들이 서울에 올라와 도시문명과 소비문화 속에서 겪는 모험과 사랑을 그린 통속극이다. 좁은 방안에서 거울을 활용해 촬영하는 등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적 시도가 돋보인다. 또 ‘아리랑’의 여주인공 신일선이나 당대 최고의 액션스타 이원용 등 무성영화 초기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으며 당시 흥행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영상자료원은 오는 5월 9일 개관 기념 영화제를 통해 변사의 해설 등 당시 상영방식을 재현한 형태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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